<김헌식 칼럼>지상파 아나운서는 쇼호스트만도 못하다?
2011.01.13 09:27 | 누가 봤을까? 20대 여성, 제주
[김헌식 문화평론가]홈쇼핑의 성장으로 전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직종이 각광 받게 되었다. 바로 홈쇼핑 채널의 쇼 호스트이다. 쇼 호스트는 홈쇼핑채널에 등장해서 상품을 소개하는 이들을 말한다. 주목받는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는 바로 대학의 관련학과 설치 여부이다. 몇몇 대학에 홈쇼핑 쇼 호스트 양성학과가 생겼고 관련 아카데미도 곧잘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홈쇼핑업체에 따르면 이같은 학과들은 허위에 가깝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젊은 여성들 자체를 뽑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 젊은 여성들을 뽑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쇼핑 방송을 보는 시청자 층이 아줌마들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미시족에 속하는 쇼 호스트이어야만이 시청률도 높게 상품의 판매율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너무 젊은 여성이 진행하면 신뢰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선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학과나 아카데미 출신의 20대 초반의 여성을 채용할 리가 없다. 애초의 교육 목표가 무색하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각광받는 직종이라니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이례적인 여성 직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여성 아나운서보다 낫다.
지상파 아나운서와 관련해서 항상 논란이 되는 점이 여성 아나운서의 성 상품화이다. 여기에서 성상품화란 여성의 실력이나 재능, 능력이 아니라 여성의 외모 그 자체만을 가지고 상품화하는 행태를 말한다. 주요 방송사에서는 그간 근무연수와 실력의 축적에 관계없이 항상 젊은 아나운서가 각광받아왔다. 해외의 아나운서 체제와는 너무 다르게 '신상의 모순'이라는 것. 젊고 예쁜 아나운서로 끊임없이 교체되는 현상은 결국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거꾸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 여성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이력 조작 논란이 있었다. 스타화보를 내면서 SBS대구방송에 입사했다고 기재했기 때문이다. 이 이력사항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SBS가 그 아나운서가 입사한 적이 없으며 SBS 대구방송이라는 법인체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인은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민방 TBC 공채 출신인데 스스로 자신이 SBS 아나운서라고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기획사가 잘못 기재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자신의 책에도 'SBS 지역 민방 공채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그 진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었다. 자신의 책에 들어간 이력 사항을 본인이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같은 사안이 불거졌는가 하는 점이다. 이유는 바로 그 아나운서가 섹시 화보를 찍었기 때문이다. "아나운서 맞아?"라거나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매끈한 각선미"를 강조한 기사도 많았다. 이러한 기사들이 높은 클릭수를 차지하는 것만 보아도 많은 이들은 SBS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때문에 주목과 소비행위를 하게 되었음이 가능한 일이다.
아나운서가 스타화보를 찍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는 것과 반대로 해당 방송사는 불쾌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아나운서는 일명 '언어운사'라는 닉네임과는 달리 다른 목적을 위한 중간 정거장화 되어 있다. 단적으로 대박 스타로 가기위한 중간 단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여러 문제와 갈등을 낳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나운서는 특정한 대상을 위한 상품이라는 점이고 이는 지상파와 케이블, 정규 아나운서건 프리랜서건 관계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중의 문제다. 예컨대, MBC는 신인 아나운서들을 미디어에 노출시켰다. 인터넷의 높은 클릭 수를 볼 때 노출시킨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구분은 필요하다. 사실 섹시화보를 찍는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에게 이미지 상품화 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는 콘텐츠를 잘 전달하는 메신저이며, 자신이 콘텐츠보다 스스로 더 상품이 될 때 그 스타성과는 별개로 이미 생명성을 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아나운서를 소비하는 구조이며 주체이다.
강용석 의원이 여성 아나운서를 성적으로 비하한 것은 바로 이러한 아나운서 이미지를 소비하는 남성 문화의 한 징후에 불과하다. 만약 홈쇼핑 쇼호스트처럼 나이든 경륜의 여성을 선호하는 속성이 일반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대세라고 한다면, 젊고 예쁜 여성들을 상품화하는 작태들도 사라질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학과와 아카데미에서 곡소리가 날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가능성과 미래를 확신시키며 지망생들의 목돈과 푼돈을 뜯어 먹고사는 시스템의 붕괴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과 경륜, 경험을 차츰 쌓아서 성공해가는 풍토와 시스템은 정착될 것이다. 미래에 쇼 호스트가 경륜으로 아나운서가 된다면 많은 변화가 온 이후일 것이다. 다만 기업의 상품을 직접파는 역할은 아니어야겠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하지만 관련 홈쇼핑업체에 따르면 이같은 학과들은 허위에 가깝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젊은 여성들 자체를 뽑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 젊은 여성들을 뽑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쇼핑 방송을 보는 시청자 층이 아줌마들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미시족에 속하는 쇼 호스트이어야만이 시청률도 높게 상품의 판매율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너무 젊은 여성이 진행하면 신뢰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선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학과나 아카데미 출신의 20대 초반의 여성을 채용할 리가 없다. 애초의 교육 목표가 무색하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각광받는 직종이라니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이례적인 여성 직종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면에서는 오히려 여성 아나운서보다 낫다.
지상파 아나운서와 관련해서 항상 논란이 되는 점이 여성 아나운서의 성 상품화이다. 여기에서 성상품화란 여성의 실력이나 재능, 능력이 아니라 여성의 외모 그 자체만을 가지고 상품화하는 행태를 말한다. 주요 방송사에서는 그간 근무연수와 실력의 축적에 관계없이 항상 젊은 아나운서가 각광받아왔다. 해외의 아나운서 체제와는 너무 다르게 '신상의 모순'이라는 것. 젊고 예쁜 아나운서로 끊임없이 교체되는 현상은 결국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거꾸로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 여성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이력 조작 논란이 있었다. 스타화보를 내면서 SBS대구방송에 입사했다고 기재했기 때문이다. 이 이력사항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SBS가 그 아나운서가 입사한 적이 없으며 SBS 대구방송이라는 법인체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본인은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민방 TBC 공채 출신인데 스스로 자신이 SBS 아나운서라고 밝힌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기획사가 잘못 기재한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자신의 책에도 'SBS 지역 민방 공채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그 진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었다. 자신의 책에 들어간 이력 사항을 본인이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같은 사안이 불거졌는가 하는 점이다. 이유는 바로 그 아나운서가 섹시 화보를 찍었기 때문이다. "아나운서 맞아?"라거나 "글래머러스한 몸매와 매끈한 각선미"를 강조한 기사도 많았다. 이러한 기사들이 높은 클릭수를 차지하는 것만 보아도 많은 이들은 SBS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때문에 주목과 소비행위를 하게 되었음이 가능한 일이다.
아나운서가 스타화보를 찍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는 것과 반대로 해당 방송사는 불쾌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아나운서는 일명 '언어운사'라는 닉네임과는 달리 다른 목적을 위한 중간 정거장화 되어 있다. 단적으로 대박 스타로 가기위한 중간 단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여러 문제와 갈등을 낳고 있기도 하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나운서는 특정한 대상을 위한 상품이라는 점이고 이는 지상파와 케이블, 정규 아나운서건 프리랜서건 관계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중의 문제다. 예컨대, MBC는 신인 아나운서들을 미디어에 노출시켰다. 인터넷의 높은 클릭 수를 볼 때 노출시킨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구분은 필요하다. 사실 섹시화보를 찍는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소비하는 사용자들에게 이미지 상품화 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는 콘텐츠를 잘 전달하는 메신저이며, 자신이 콘텐츠보다 스스로 더 상품이 될 때 그 스타성과는 별개로 이미 생명성을 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아나운서를 소비하는 구조이며 주체이다.
강용석 의원이 여성 아나운서를 성적으로 비하한 것은 바로 이러한 아나운서 이미지를 소비하는 남성 문화의 한 징후에 불과하다. 만약 홈쇼핑 쇼호스트처럼 나이든 경륜의 여성을 선호하는 속성이 일반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대세라고 한다면, 젊고 예쁜 여성들을 상품화하는 작태들도 사라질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학과와 아카데미에서 곡소리가 날지도 모른다. 불확실한 가능성과 미래를 확신시키며 지망생들의 목돈과 푼돈을 뜯어 먹고사는 시스템의 붕괴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력과 경륜, 경험을 차츰 쌓아서 성공해가는 풍토와 시스템은 정착될 것이다. 미래에 쇼 호스트가 경륜으로 아나운서가 된다면 많은 변화가 온 이후일 것이다. 다만 기업의 상품을 직접파는 역할은 아니어야겠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