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anny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3D TV 확산 -‘아이코노믹스’ 시대…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7. 16. 21:01

‘아이코노믹스’ 시대… 시각적 사고가 미래 경쟁력이다

[DBR]

2010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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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다양한 아이콘 가진 스마트폰 앱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3D TV 확산

좌뇌적 사고는 현대 비즈니스 힘 못써
젊은 세대 ‘창조적 우뇌’ 해방시켜야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인 보잉은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두꺼운 기술 매뉴얼 내용을 ‘마인드맵(Mind Map)’ 형태로 제작했다. 마인드맵은 단어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생각의 흐름을 방사형으로 펼쳐나가는 그림 형태의 기록 방법이다. 문자 중심의 기록을 두뇌 속 기억체계와 유사한 그림으로 표현하자 직원들의 학습 속도가 빨라졌다. 보잉은 이 결과 1000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업무 전반에 시각적이고 입체적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시각적 사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석기시대 그려진 동굴 벽화는 그림 그리기가 인류에게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인류는 지난 수백 년간 문자를 통해 정보를 전달, 축적하는 ‘문자의 시대’에 얽매여 있었다. 이 문자 중심의 의사소통은 필연적으로 직선적인 사고를 유발한다. 당연히 상상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아이코노믹스의 시대

정보기술(IT)의 비약적 발달은 인류가 오랜 기간 잊고 지냈던 삶의 지혜를 되찾아 줬다. 기술이 시각적,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컴퓨터 화면에 ‘아이콘(파일이나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작은 그림)’이 쓰이면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 아이콘을 활용한 그래픽 방식은 1984년 애플컴퓨터가 선보인 매킨토시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윈도는 불과 몇 년 만에 기존 도스 방식을 완전히 대체했다. 아이콘을 통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컴퓨터와 의사소통을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최근의 변화는 더 빠르다. 다양한 아이콘을 가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인간의 삶을 바꾸고 있다. 아이콘과 이코노믹스가 합쳐진 ‘아이코노믹스(Iconomics)’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3차원(3D) TV는 영상이 눈앞에 펼쳐져 보이는 것처럼 인간의 시각에 호소한다.

○시각적 사고, 창조적 우뇌를 해방시키다

시각적 사고의 부활은 그림을 다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인류가 수평적 사고를 하는 ‘창조적 우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류는 발전 과정에서 좌뇌의 논리적 사고 방식에 크게 의존했다. 사전 속에 단어가 수직적으로 나열되듯 논리적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의미다. 당연히 시각적 사고를 활성화하지 못했다. 각종 자원을 결집해 군대와 정부 등의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서 좌뇌의 수직적 사고는 핵심적 기능을 담당했고, 유능한 행정능력의 기본이 됐다. 반면 주로 예술분야와 연관이 있는 우뇌의 사고방식은 좌뇌만큼 논리적이거나 치밀하지 않다. 따라서 종종 열등한 사고방식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기 시작하자 좌뇌적 사고만으로는 각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차별화하기 힘들게 됐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사고가 가치창출의 새로운 동력으로 등장하면서 인간의 우뇌와 수평적 사고방식의 가치가 부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21세기의 핵심 경쟁력은 창조성

시각적 사고를 통해 해방된 창조적 우뇌는 이제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레인콤은 파격적인 디자인의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 한때 시장을 지배했다. 기술면에서는 뒤질 것이 없었지만 디자인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판단한 이 회사는 디자이너 김영세 씨가 제안한 프리즘 모양의 아이리버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 제품은 미국의 가전유통채널인 베스트바이가 보자마자 6개월 독점 판매권을 요구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시각적 사고는 제품 외관의 멋을 추구하는 디자인에서 멈추지 않았다. 아이리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MP3플레이어 시장을 재편한 애플의 아이팟은 ‘버튼 하나당 기능 하나’라는 수직적 사고를 깨뜨렸다. 외관의 멋을 추구하는 단계를 넘어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을 지향했다. 아이팟의 진화는 엔지니어의 수직적 사고가 아니라 시각적 사고를 하는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포스코와 웅진그룹은 팀원들의 업무를 시각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비주얼 플래닝(Visual Planning)’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각 팀의 비주얼 플래닝 보드 앞에 팀원이 모여서 업무를 공유한다. 서로 대화를 하다보니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직원끼리의 의사소통도 활발해졌다.

시각적 사고의 활용은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 눈여겨볼 과거의 지혜다. 선형적이고 위계적인 사고방식은 창조성을 강조하는 글로벌 경제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앞서 가는 기업을 따라가는 ‘추종자(Follower)’ 전략에서는 ‘성실과 근면’이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을 이끄는 ‘선도자(Leader)’ 전략을 선택한다면 창조적 인재가 답이다. 즉, 우뇌적 사고를 하는 직원들을 육성해야 한다. 기성세대에게도 젊은 세대들의 시각적 사고를 포용하는 용기와 아량이 필요하다.

김용성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정리=한인재 동아일보 기자 epici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