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아이오아이, 엑스원, 워너원 등이 활동을 중지한다고 될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11. 17. 14:11

-오디션 프로그램, 그 본래의 시청자 참여주의로!

 

최근 소뮨이 무성하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는 문화사적인 사건이다. 이제 문화의 힘이 팬들에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오아이, 엑스원, 워너원 등 이 활동을 중지한다고 될까 싶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장 잘못한 것은 시청자와 팬을 기망 즉 속였다는 점이다. 기망은 일정한 결과를 줄 것으로 약속하고 이를 지키지 않고 어기는 것을 말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애초에 연예인 지망생 특히 가수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슈퍼스타 K’라는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왜냐하면 대국민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가치와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름같이 많은 청춘들이 몰려들었다. 정말 실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때문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결과는 대개 선발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어리고 화제성이 있어야 했다. 이때도 시청자들의 참여는 있었지만 대개 스타성 있는 이들로 우승자가 채워져 나갔다.

 

그런데 갈수록 일반인 참여자들은 줄어들고 전문적인 기량을 갖춘 이들만 주목을 받았고 이들은 상업적인 수익과 밀접하게 되었다. 그 뒤에 SBS 케이 팝 스타처럼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했고 이들은 자신의 소속사로 선발자들을 데리고 갔다. 이러한 점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완전히 연예기획사와 밀접하게 유착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일반 국민을 위한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사실상 종결된 셈이었다. 이런 가운데 힌트를 얻었는지 프로듀스 010’ 시리지는 아예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만들었다. 명분은 실력 있는 연습생 등을 제대로 활동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는데 사실상 기획사와 방송국의 유착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방송이 이제 본격적으로 케이 팝 음악 산업의 핵심 주축이 되어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더구나 한류 케이팝 때문에 해외 시장은 매력적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CJ로 시작되어 CJ로 종결되었다. 

 

이제 연출 의도는 노골적으로 될 수 밖에 없었다. 해외 시장의 수익까지 생각한다면 스타성은 애초에 매우 중요한 수익 모델의 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와 팬들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것은 허구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기획사들과 거래가 성립되고 있다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조작으로 갈 여지가 다분했다. 아무도 견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직 계열화가 심각한 CJ에 대해서 오히려 약자로 보거나 글로벌 기업으로 해외 기업에 맞서는 대표주자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비등했던 터였다.

 

 

 

그렇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떻게 가야할까최소한 대국민 오디션의 정신과 철학에 부합해야 한다. 반드시 그 형식은 지금과 같을 필요도 없다. 몇 년 전부터 방송계는 듀오나 듀엣 열풍이 불었다. 이는 기존 가수가 새로운 신인을 발굴해서 같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시청자 평가단이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우승자를 가렸다. 이제 심사 평가가 따로 존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해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우선 시청자들을 위한다면 시청자들이 모두 결정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방송국이 공개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언제든지 가짜를 양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오디션 프로라면 각자 능력에 맞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방송의 공영성이자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사익만을 우선하고 그것을 위장하기 위해 시청자와 팬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이미 유지될 수조차 없다. 그것이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만든 핵심 동인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간과한다는 것은 파국적인 운명을 맞을 뿐이다.

 

단순히 몇사람이 구속되거나 배출 아이돌이 활동을 유예하는 것에 그쳐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여전히 관련 프로그램은 독이 점철된 잡초처험 돋아날 것이다. 무엇보다 수직 계열화를 통해서 문화권력집단으로 지배하는 사례는 이제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반드시 막아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입법활동을 통해 계류중인 관련 법안을 통과 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글/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