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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좌관을 국회 보좌관들이 볼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11. 16. 16:01

 

-드라마 보좌관 2 라뷰

 

아마도 드라마의 성공 기준 가운데 하나는 그 분야의 사람들이 열혈 시청을 해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 '보좌관'시즌도 그러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보좌관이 전문직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입법부의 주요 구성원으로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소모적인 활동에 더 치중해야한다. 그것을 잘 보여준 것이 지난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일지 모른다. 두 가지 역할이 크게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자신의 전문지식으로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돕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여러 가지 활동 사항을 전략적으로 구성하거나 스케줄을 관리하는 역할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력을 쌓아서 계속 보좌관으로 남을 수 도 있고 다른 하나는 그 경력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은 단지 입법부에 남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에 진출할 수 있는 정당정치권력의 핵심지위임은 말할 것이 없다.

 

 

드라마 보좌관은 장태준(이정재)가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어떤 행태를 취해야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송희섭(김갑수)을 법무부 장관으로 만들고 여당의 권력을 차지하게 만든 장태준(이정재)는 동료의 죽음 와중에 드디어 국회의원이 되고 만다. 드라마 보좌관에서 보여주는 것은 참모의 전략 그리고 치밀한 권모술수들이다. 간혹 법안을 구성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보좌관들의 모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수사기관요원처럼 긴장감을 주는 활동도 한다. 그 과정에서 의문의 죽음도 당하게 된다. 스타도 중요하지만 스타의 매니저가 주목을 받았듯이 국회의원보다는 보좌관 즉 스텝이 핫한 트렌드에 합류했다. 그런 면에서 과거 어셀블리같은 드라마와는 국회의원과 같은 정치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확실히 차별화 된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보좌관 단계를 밟는 것은 흥미로움과 성취감을 동시에 주는 설정이다. 이점이 인기를 가능하게 했다.

 

드라마 보좌관2’는 장태준이 본격적인 자신의 발톱을 드러내는 과정이 펼쳐진다. 자신이 감내했던 욕망의 화신 송희섭(김갑수)에게 전면전을 선포했다. 그것도 자신의 연인 강선영(신민아)와 함께 연합작전을 구축하면서 말이다. 이런 전개구조가 재미있으려면 절대악이 공고해야 한다.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으면서 악행을 저질러야 한다. 악당이 있어야 더욱 더 흥미가 배가되는 설정인 것이다, 선과 악의 대결, 흙수저 출신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입성해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시청자의 감정이입의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선한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시즌 1에서 했듯 악마와 거래를 해야 한다는 설정도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 등장할만하다. 그런데 장태준도 같은 정치인이 되었다. 더 이상 보좌관이 아니다. 처음부터 그가 어떤 시민의식이나 민주의식이 있었던 같지는 않다. 단지 자기 앞에 닥친 권력과 그에 따른 불합리함에 분투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되는 것은 복수와 권력 확립일 것이다. 복수는 끝났어도 그는 다시 보좌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보좌관이라는 이름에 맞으려면 장태준과 강선영 옆에 있는 보좌관들의 활약이 더 돋보여야 한다. 그들이 권모술수나 지략을 짜는 차원이 아니어야 입법 보좌관으로서 정체성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들이 국민과 시민 속에 있으면서 입법부의 역할과 기능을 고민하는 모습이 중요하겠다. 배경은 국회이고 세트장 활용인데 그 안으로 얼마나 들어갔는가는 여기에서 판가름 난다. 국회는 정치인들을 위한 권력놀음 세트장이 되고 있는 현실과 반대로 가야한다.

 

이 드라마는 입법부의 보좌관들이 많이 볼까. 아니 그들은 판타지라고 말한다. 있을 법한 설정보다는 영화같은 면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를 잘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접하면 무리가 없고 흥미진진할 것이다. 어차피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보좌관들이 반드시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지 않아도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활동으로 입법부에서 계속 잘 인정받고 활동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그것이 궁극의 목적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글/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