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클럽'이 미래지향적이 되어야 차별적
글/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JTBC '캠핑클럽'은 ‘그룹 캠핑’이다. 이렇게 일부러 개칭하는 이유는 아이돌 그룹의 캠핑을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룹은 걸그룹을 말한다. 그런데 블랙 핑크나 트와이스라면 아마 여유롭고 캠핑을 갈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한창 월드 투어를 소화해야 할 일정에 바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더 휴가가 절실할 텐데 말이다.
공백은 쉼,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21년의 공백을 깨고, 핑클의 멤버들은 이제 다시 돌아왔다. 그렇게 캠핑클럽이 가능한 것은 핑클이기 때문이다. 핑클은 완전체 컴백은 예정된 것이었고, 이의 촉매제가 캠핑 클럽. 최근 옛 아이돌 그룹의 재결성이 대중문화계의 핫이슈였다. god에서 젝스키스, H.O.T에 이어 핑클도 돌아왔다. 그런데 21년만에 이뤄진 핑클의 복귀는 다른 아이돌 그룹과 달랐다. 물론 이제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지만. 단순히 음반을 내거나 무대 공연을 갖는 정도가 아니며, 예능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나오는 것에 한정된 것도 아니었다.
이효리, 옥주현, 성유리, 이진. 그들은 아예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은 예전의 팬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팬들도 이제 중년 즈음,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그들의 일상을 보게 된다. 더이상 노래와 댄스를 위한 가요 프로그램의 주인공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의 흐름을 넘어서 그때 하지 못했던 일상을 밀착되게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눈길이 갈 수 있다. 이런 점이 예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어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추억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들이 캠핑 컨셉으로 좋은 경치와 풍광의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지점은 더욱 살려야 바람직하다. 과거에만 머문다면 금방 소진되고 시청자는 곧 피로감을 느낀다. 좋은 여행 때문일까, 멤버간에 화해를 하기도 했다. 이효리와 이진이 머리채를 잡고 싸운 일은 결국 그들이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었을 때의 갈등과 상처이다. 이제라고 그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로 가야한다. 21년만의 컴백을 통해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어느새 나이들기에 좌절감을 느끼는 팬들과 시청자에게도 긍정의 에너지를 준다. 지역주민이나 로컬 이슈, 그러한 관계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써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계속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팬심이 프로그램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팬만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좀 더 역동적이고 재미감을 불러일으킬 미션 수행이 필요하다. 이 프로는 다큐가 예능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좋아, 핑클이 좋아라고만 할수는 없겠기에. ‘효리네 민박’에서는 이효리 부부의 내밀한 공간을 관음의 시선으로 관찰했지만 이제 핑클의 캠핑카에 관음의 시선이 가해질 뿐이다. 명소 공간에서 그들의 언행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내적 공간을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케미가 있는 관찰 예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들은 예전의 치열한 열정의 현장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아이돌 그룹은 현재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수많은 아이돌에게 치유의 캠핑 여행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들의 노동 강도는 예전과 달리 더욱 심해졌다. 한류 열풍의 강화로 세계 무대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아이들들은 보이 그룹보다 더욱 심화되었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 등등 많은 여성 아이돌들에겐 이런 노래가 더 필요한 지 모른다. “노세 노세 젊어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