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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영화 ´아바타´와 다큐 ´아마존의 눈물´ 신드롬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7:22

<김헌식 칼럼>영화 ´아바타´와 다큐 ´아마존의 눈물´ 신드롬

 2010.01.18 08:49

 




[데일리안 김헌식 문화평론가]요즘 '아'로 시작하는 말이 화제다. 얼마전 드라마 '아이리스'가 큰 인기를 모았고, 아이폰이 아이폰 신드롬(iPhone Syndrome)을 일으켰다. 또한 영화 < 아바타 > 가 크게 흥행을 하면서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세우고 있다. 

여기에 다큐 < 아마존의 눈물 > 이 TV 다큐로는 불가능하다는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와중에 아이티의 사태가 일어나서 아이티의 재앙이라는 키워드가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영화 < 아바타 > 의 흥행과 다큐 < 아마존의 눈물 > 은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녹색 콘텐츠의 지향점을 모색하게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2010년 환경과 생태에 대한 담론이 유행할 것이라고 했다. '코드 그린'이라는 단어나 '녹색 성장'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미래와 지구의 위기를 함축하고 있는 말들이다. 영화 < 2012 > 나 영화 < 로드 > , 아이티도 이러한 점을 생각하게 했다. 영화 < 아바타 > 도 결국 인류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묻고 있다. 

교황청에서는 신(神) 대신에 자연을 숭배하게 만든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시원에 대한 대중의 회귀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물론 지나치게 인류 문명 자체를 비판하고 원시의 삶을 찬양해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화 < 아바타 > 에서 나비족에 나타나는 시원성에 대한 대중적 욕망은 무시할 요소만은 아닐 것이다. 핵심은 자연이 아니라 그 속의 인간의 모습이다. 

인간이 자신의 몸을 직접 이용하여 하늘을 날고, 절벽을 타고 오르는 나비족의 의미는'근육'에 대한 회귀 심리를 뜻한다. 하반신 장애인으로 등장하는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는 그러한 근육을 잃어버린 인간을 극대화한 캐릭터이다. 나비족을 침략하는 지구인들은 반드시 다른 에너지와 기계를 사용하여 움직이지만, 나비족은 자신의 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마침내 위대한 승리까지도 이루어낸다. 

역설적으로 그 몸과 근육에 대한 욕망은 결국 제이크 설 리가 아바타를 유지하며 나비족과 남게 한다. 그러한 근육과 몸에 대한 심리는 다큐 < 아마존의 눈물 > 에도 등장한다. 다큐 < 아마존의 눈물 > 에 등장하는 아마존의 주민들은 일차적으로 몸을 드러낸다. 그것은 미학적 혹은 섹시한 몸이 아니라 근육이다. 

근육은 문명과 반대 지점에 위치한다. 그들의 근육은 영화 < 아바타 > 와는 다른 구리 빛 근육은 눈물을 의미하게 되었다. 나비족의 파란색은 신비로움과 경외감 그리고 새로운 생명을 의미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눈물에 그치는 아마존의 원주민과는 달리 나비족은 영화상에서 현실의 아마존 주민들의 이상적 모델이라고 보겠다. 그들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 아마존의 눈물 > 이 자연 다큐에 새롭게 강조한 것은 이른바 감성 다큐이다. 본래의 자연 다큐가 사실의 기록에 충실하다면, 해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연다큐를 넘어서서 감성적 느낌을 매우 강조한 것이 < 아마존의 눈물 > 이다. 이미 제목에 '눈물'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점이다. 눈물은 슬픔이나 연민을 의미하는데 이는 < 북극의 눈물 > 에서도 충분히 드러난 적이 있다. < 북극의 눈물 > 에서는 얻은 높은 시청률이 아마존의 눈물에 그대로 전이된 감이 있다. 

북극보다는 아마존 지역이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현지 동식물과 원주민들의 위협받는 생존은 눈물이라는 단어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은 다큐라는 장르의 근본적인 특성을 무너뜨린다는 비평도 이끌어내는 점이다. 어쨌든 영화 < 아바타 > 와 같이 < 아마존의 눈물 > 이 묻고 있는 것도 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다. 이러한 성찰은 경제 상황의 악화와 어려운 고용 구조 속에서 형성되는 대중의 불안 심리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다큐의 장르적 특성이 아니라 우리의 관점이 많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이 시청률의 비결이기도 하다. 해외의 자연다큐들이 주로 자연에 대한 사실, 현실에 대한 정보, 타자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과는 다르다. 부부의 이야기, 아이와 부모 그리고 생존 교육, 가족 공동체의 강조는 이러한 점을 나타낸다. 한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감있는 분위기가 더욱 동일시와 몰입감을 이끌어 낸다. 더구나 북극의 이누이트족이나 아마존 원주민이 인종학적으로 우리와 같은 계열이다. 

전세계를 겨냥하는 녹색콘텐츠는 보편성에 기반해야 하고 때로는 대중이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테크놀로지의 효과를 십분발휘할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평범하고 단선적인 서사 구조이지만 3D효과 덕에 크게 흥행한 영화 < 아바타 > 는 단순히 오락영화로 잊혀지겠지만, 한국인에게 < 아마존의 눈물 > 은 더욱 크게 각인되어 남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코드 그린이나 녹색성장, 환경 생태학적 담론에서 중요한 것은 전지구적인 차원의 문제 의식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 자신의 과제라는 인식적 전환과 각인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겠다. 그것이 녹색콘텐츠들이 염두해야할 제작의 지향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