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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칼럼>아이패드의 명과 암, 신화는 이루어질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7:28

<김헌식 칼럼>아이패드의 명과 암, 신화는 이루어질까?

입력 2010.02.02 09:17

 




[김헌식 문화평론가]2009년 트위터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것은 대중적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아니었다. 즉 정치인, 대중스타, 기업, 인기 블로거 등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가입자 수와 이용자수가 증가했다. 더구나 트위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허브를 이루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증가세는 폭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명도 있는 이를 중심으로 한 '종족 퍼트리기'였고, 일반인들이 모두 일상생활에서 즐기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지식인과 미디어 선도자들이 많은 매체를 통해 트위터에 대해서 많은 담론을 만들어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리가 먼 내용이었다. 이는 기능상의 편이성과 단순성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모든 이들이 자기 중심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기 종족을 늘리기에 나선다면 한층 폭발적인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면서 트위터는 주춤하다. 애써 일반인들이 왜 트위터를 해야하는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트위터에 관심 여부를 지켜보면 심리학적 내적 동기를 찾을 수 없다.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가 등장했다. 아이폰의 높은 판매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모바일 오피스의 관점과 백로 효과 이었다. 기능효과와 상징효과를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물론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폰 출시의 공헌점은 혁신이라기보다는 과감하게 시도를 해냈다는 점이다. 이동 간에 여러 가지 사무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목에 턱이 닿을 만큼 많아졌다. 그 욕구에 대한 충족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마케팅 전략이었다. 그 제품 자체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되는 상품소비를 한다는 심리를 적극 이용했다. 비싼 가격에 매력적인 기능으로 보이는 몇 가지 부가 장치는 이를 가능하게 했다. 남들은 잘 이용할 수 없는 하나의 첨단 장식품으로 계급과 신분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능면에서 완전하지는 않기에 앞으로 언제든지 더 원숙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에 밀려날 것이다. 요컨대, 대중이 친화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어쨌든 아이폰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모바일 오피스 내지는 움직이는 사무기능의 활성화라는 점에서 미디어 역사에 남을 것이다. 문제는 상징과 신호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아이패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아이패드는 노트북과 핸드폰(아이폰)을 결합시켰다. 이는 대중적 욕구를 겨냥한 것인데, 아이폰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정말 대중 친화적인 요소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점이다. 예컨대, 아이패드가 'e-북'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자북은 결국 텍스트를 읽게 만드는 매개체이다. 결국 그것의 핵심은 많은 대중들이 전자북을 이용하는가이다. 

아이패드는 전자북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책, 특히 텍스트를 집중해서 독해하고, 이해하며, 음미하는 문화가 적은 바에는 전망이 밝지는 않다. 더구나 많은 경우 문자 텍스트보다는 영상 텍스트에 집중하는 미디어 문화의 변동에서 전자북은 기존 시장의 일부분을 잠식하는 것일뿐 전체 책 시장의 파이를 확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즉 트위터, 아이폰, 아이패드 그자체는 아직 대중성을 확실하게 휘어잡을 만한 요소가 적다. 

트위터, 아이폰, 아이패드가 정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체 파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되어야 한다. 당장에 시장에서 얼마간의 파이를 얻는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단견일 것이다. 누구나 자기의 중심성을 이루려고 트위터를 이용하려는 심리, 누구나 1인 기업가처럼 모바일 오피스 기능을 활용하려는 심리, 누구나 전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심리가 촉발되지 않는 상태에서 단지 첨단테크놀로지의 기능만 매만지는 것은 이미 한계점을 노출하는 것이다. 

더구나 대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컨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새로운 기기의 등장은 상품화 담론이 필요한 매체들의 잔치로만 끝날 것이며, 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부차적인 마케팅이 중심을 이루면서 진정한 IT혁신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