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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산업 격차 더 커질 우려
미국과 한국이 올들어 3D 영화에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할리우드는 3D 영화를 대거 선보이는 반면 한국 3D 영화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작년 3D영화'7광구'가 흥행에 참패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지만 3D영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기술 및 산업적 격차도 우려된다.
17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개봉하는 블록버스터급 헐리우드 3D 영화는 약 20여편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월에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 3D'와 대형 판타지 모험영화'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2:신비의 섬'이 개봉된다. 2월에는 브래드 피트와 맷 데이먼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3D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2', 블록버스터 '스타워즈'시리즈를 3D로 재탄생시킨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3D', 마블코믹스의 올해 첫 작품인 '고스트 라이더 3D:복수의 화신'등이 선보인다.
할리우드 3D 영화의 파상공세는 연중 내내 이어진다. 디즈니가 3D로 재탄생시킨 '미녀와 야수 3D'(3월),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타이타닉 3D'(4월), '에어리언''블레이드 러너'등을 감독한 리들리 스콧이 우주를 배경으로 만든 '프로메테우스 3D'(6월) 등이 준비돼 있다. 할리우드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파라노만'(9월), 47인의 사무라이가 주군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반역자에 맞선다는 내용을 다룬 키아노 리브스 주연의 3D 액션 블록버스터 '47 로닌'(11월)도 나온다.
이에 비해 한국 3D 영화는 2010년 국내 최초 3D 영화인 '나탈리'가 10만 관객을 넘기지 못했고 지난해 '7광구'가 혹평과 흥행 부진에 시달린 뒤 올해는 공격적인 면모가 사라졌다. 올 1월 한국영화는 '페이스메이커''부러진 화살' 등 6편이 개봉하지만 3D는 애니메이션 '코알라 키드:영웅의 탄생'이 유일하다. 하반기 개봉 예정인 한국 3D 영화도 '네이트 네이션', '미스터 고' 정도에 그친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추세로 한국 3D 영화가 위축된다면 미국과 한국간 3D 산업 격차가 크게 벌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정승양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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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3D |
[서울신문 나우뉴스]지난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괴물3D‘ 특별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괴물3D는 컨버팅(변환)작업을 거쳐 탄생했으며, 봉준호 감독이 감수하는 형식으로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 감독은 “2D로 표현하고자 했지만 어려웠던 한강의 모습이 3D로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괴물 3D 감상에 앞서, 왜 하필 지금 괴물 3D가 탄생한 것일까. 영화 ‘아바타’의 흥행 이후 전 세계 영화계는 3D 기술에 다시 한 번 눈을 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3D로 제작되고 있고, 할리우드는 이미 이 단계를 넘어 ‘라이온킹’이나 ‘타이타닉’ 등 라이브러리 영화들을 3D로 변환 제작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제작사 청어람은 약 1년의 시간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100% 3D 컨버팅 영화를 내놓았고, 그 첫걸음이 바로 1000만 관객의 신화인 괴물이다.
●관람 포인트는 역시 ‘한강’과 ‘괴물’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당시, 다시는 누구도 한강에서 영화를 찍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한강에 강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그만큼 괴물은 한강에 의한, 한강이 중심이 된 영화다.
때문에 3D로 다시 태어난 괴물은 한강, 특히 어둡고 음침한 하수구들을 원작보다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공을 들였고,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는 역시 괴물이다. 3D로 다시 태어난 괴물은 이전보다 더욱 실감나게 한강을 누빈다. 특히 개봉 당시 호평 받은 크리에이티브한 외모와 움직임은 더욱 강조됐다.
괴물과 등장인물들이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장면들은 이미 텔레비전을 통해 수 십 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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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100% 컨버팅 영화 ‘괴물3D’가 주는 의미
괴물 3D는 일부 3D 영화처럼 과한 입체효과를 지향하지 않는다. 배두나의 활, 또는 괴물의 꼬리가 실제 내 앞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따위는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대 대표의 말을 빌어 설명하자면, 제작사와 기술팀이 3D 버전의 괴물을 만들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은 관객의 몰입도 였다. 관객들이 잘 익은 맛있는 밥을 좁고 어두운 곳이 아닌 밝고 편안한 곳에서 먹게 함으로서 좋은 밥맛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돕겠단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잘 익은 밥’, 즉 탄탄한 구성의 중요성이다. 예컨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는 괴수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괴물과 지난여름 개봉한 영화 ‘7광구’는 닮은 구석이 많다. 하지만 7광구가 국내 최초 아이맥스 개봉이라는 타이틀과 엄청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호평을 받지 못한 것은 단순히 2%부족한 3D 기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기초가 되어야 할 플롯의 전개가 약했고 이는 곧 캐릭터의 약화로 이어졌다. 때문에 7광구는 ‘스토리는 재밌지만 3D 효과는 별로인 영화’가 아니라 ‘여러모로 별로인 영화’가 됐다.
괴물3D가 7광구 3D보다 낫다고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탄탄한 구성위에 얹어진 3D 기술은 “역시 괴물은 명작”이라는 감탄을 내뱉게 한다. 영화도 사람처럼 겉치장보다는 내실을 먼저 다져야 한다는 교훈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괴물3D와 같은 리얼라이징 3D영화가 국내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과시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한국영화 시장 규모에 비해 위험부담이 큰 3D입체영화를 대신해 제작사와 관객의 입맛을 고루 맞춰 줄 꽤 적절한 대안이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괴물3D‘는 2012년 1월 정식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