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경영 이론과 사고법 100

'협조적 게임이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3. 1. 8. 17:35

장기 기증 등 가격으론 설명 안되는 실생활 메커니즘 규명


앨빈 로스(왼쪽) 교수, 로이드 섀플리 교수

■ 노벨 경제학상에 美 로스·섀플리

'협조적 게임이론' 활용 모두 만족하게 배분

시장서 자원의 가치 결정하는 방법 만들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엘빈 E 로스 하버드대 교수와 로이드 S 섀플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시장분배 연구에 대한 업적을 인정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안정적인 배분(stable allocations) 이론과 시장설계 관행에 관한 연구공로를 인정한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출신 경제학자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며 미국이 경제이론의 본고장임을 다시 확인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에 대해 "올해 경제학상은 가장 핵심적인 경제 문제, 즉 다른 주체들이 어떻게 하면 잘 연결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조합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이 어떤 그룹에 가장 이익이 되는지와 같은 질문에 대해 두 학자는 답을 찾았다"고 밝혔다.

우선 로스 교수는 게임이론과 시장설계, 실험경제학 분야의 대가다. 섀플리 역시 학계에서 '게임이론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수리경제학과 게임이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게임이론 중에서도 두 사람의 역할이 약간 다르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재화는 나눌 수 있다고 가정하는데, 나눌 수 없는 재화도 존재한다. 이를테면 장기 기증자와 장기가 필요한 환자를 연결하거나, 병원에 인턴을 배정하거나, 학교에 학생을 배분하는 문제 등이다. 예를 들어 죽어가는 사람에게 간을 이식하는 경우 돈이 많은 사람에게 먼저 하는 방식의 시장논리는 적용될 수 없다. 결국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자원의 배분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이에 로스 교수는 나눌 수 없는 재화라도 효용을 극대화하면서 안정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전영섭 서울대 교수는 "섀플리 교수가 이론을 만들었다면 로스 교수가 이를 처음으로 응용했다고 보면 된다"며 "요즘 미국 병원들이 인턴을 병원에 배정할 때, 간 이식을 할 때 어떤 환자를 선택하는 게 좋은지 등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섀플리 교수는 존 내시 교수의 '내시 균형'에 버금가는 이론으로 평가 받는 '섀플리 밸류'를 만들어내며 게임이론의 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구체적으로 섀플리 교수는 서로 다른 매칭 방법을 비교, 연구하기 위해 이른바 '협조적 게임이론(cooperative game theory)'을 이용했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이에 대해 "사과를 팔면 사과값을 받는데 거래가 안 이뤄져 시장값이 형성될 수 없는 시장에서 각자에게 어떤 식으로 보상해야 할 것인가를 계산해냈다"며 "자원의 가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로스 교수는 "노벨위원회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자고 있었다"면서 "섀플리 교수가 상을 받을 것은 예상했지만 나도 함께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들에게는 800만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이 전달되며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앞서 지난해에는 거시경제학 분야 경제학자인 미국의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A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가 공동수상했다. 

이로써 올해 노벨상은 생리의학상ㆍ물리학상ㆍ화학상ㆍ문학상ㆍ평화상ㆍ경제학상 등 6개 부문의 수상자 선정을 마무리했다.

■ 용어설명: 협조적 게임이론(cooperative game theory)이란

어떤 결과가 바람직한가를 공리적인 차원에서 제시한 다음 이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각각 같은 수의 남자와 여자로 구성된 두 집단이 있을 때 어떤 경우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짝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협조적 게임이론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기호를 갖고 있는 공립학교에 학생을 어떻게 배정할 것인지와 의대 졸업생들을 어떤 기준으로 병원에 보낼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과 이식을 받을 환자를 어떻게 매칭시킬지 같은 현실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비협조적 게임이론은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취하든 각 주체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는 것을 전제로 한다. 개별주체의 효용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찾는다는 점에서 공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협조적 게임이론과 차이가 난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