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뮤지컬 완성도 높아 해외진출 활발
-중국시장, 한국 뮤지컬에 높은 관심, 한국과 합자 회사도 설립
-한국 뮤지컬 전문인력이 직접 중국에 진출하기도
-한국 뮤지컬, 동양적 정서 공감대 커 중국 시장에 유리
-외국 현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바꿔주는 현지화 전략 중요
-뮤지컬 해외진출 활성화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체계적 뒷받침 필요
-남북 교류 활발해지면 민족의 고전을 바탕으로 남북 공동제작도 가능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남한에서는 많은 문화예술 행사들이 거의 매일 펼쳐집니다만 아직 북한에서는 이런 무대를 대하기가 쉽지 않죠.
남북한 교류가 활발해지면 남한의 많은 공연들이 북한에서도 펼쳐지고 북한에서 직접 주민들이 공연을 보러 남한으로 내려오는 그런 시절까지 꿈꿔보게 됩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공연 중에 연극이 있고 또 최근에는 뮤지컬이 대중들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중문화의 한 분야로 요즘 각광받고 있는 뮤지컬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insert : 북한가극 ‘피바다’ 장면 sound )
이장균 : 뮤지컬 하면 북한주민 여러분께는 조금 낯설게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에는 물론 가극이 있죠. 뮤지컬을 그대로 풀어서 얘기하면 가무이야기 이렇게 부를 수 있겠습니다만 북한에서는 아무래도 정치적인, 선동적인 가극, 그래서 혁명가극이라고 부릅니다만 ‘피바다’가 대표적이죠.
남한의 가극, 뮤지컬과는 좀 다른 분위기라 할 수 있는데요, 지금 남한에서는 연극도 연극이지만 요즘 음악이 가미된 뮤지컬이 남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아서 해외진출도 활발하다고 합니다만 어떤 상황입니까? 현재..
한국 창작뮤지컬 완성도 높아 해외진출 활발
김헌식 : 그렇습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은 2000년대 초반에 ‘오페라의 유령’이 크게 성공을 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체적으로 해외 유명공연작들을 선보이는 수준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한국창작뮤지컬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한국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내거나 세계적인 서사를 담는 등 소재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가깝게는 중국과 대만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류바람을 타고 수많은 공연기획사들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insert : 뮤지컬 ‘명성황후’ 중 ‘나 가거든’ / 조수미)
김헌식 : 우리나라에서 해외진출,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했던 작품이 ‘명성황후’였어요. 그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었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는데요, 이런 작품을 벗어나서 최근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insert : ‘오페라의 유령’ 테마 뮤직)
이장균 : 아까 ‘오페라의 유령’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저도 몇 년 전에 뉴욕에 올라가서 직접 봤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뮤지컬의 본고장, 현장에서 직접 본다는 느낌이 감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뉴욕에 있는 브로드웨이의 오늘의 뮤지컬이 정착될 때까지는 거의 150년이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쟁쟁한 본고장이 있는데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한국의 뮤지컬이 외국으로 뻗어나간다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요즘에 K-Pop, 한국의 대중가요가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드라마가 동남아시아를 거쳐 저쪽 중동까지도 진출하고.. 참 자랑스럽습니다만 뒤를 이어 뮤지컬까지도 해외진출이 활발해진다고 하니까 더 자랑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 뮤지컬, 특히 창작뮤지컬에 대해 굉장히 높은 관심을 보이는 나라가 중국 아니겠습니까? 중국 쪽 진출은 어떻습니까?
중국시장, 한국 뮤지컬에 높은 관심, 한국과 합자 회사도 설립
김헌식 : 네, 최근 관심이 높아진 곳이 중국 시장인데요, 특히 CJ라고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창조기업이 있는데요, 2010년에 중국과 합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이후로, 국내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한국 최초로 중국에 판권이 팔리게 되면서 눈길을 끌게 되면서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 것이죠.
지난해에는 한국 창작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빨래’, ‘마이 버킷 리스트’ 등이 중국에 판권이 팔리면서 공연을 했습니다.
또 창작뮤지컬 ‘팬레터’도 중화권의 높은 호응을 받아서 한국 최초로 대만에 진출해 오는 8월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웹툰, 그러니까 인터넷 만화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도 현재 중화권 진출을 타진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뮤지컬이 잘 나가다 보니까 중국 쪽 기업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국영 자본이 투입된 중국 제작사가 각각 100만 달러를 투자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벤허’는 대륙과 중화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게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그 동안 이런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작품들이라는 점입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중국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국내 창작뮤지컬 가운데 ‘빨래’가 있었죠? 중국에서 굉장히 반응이 좋았던 걸로 아는데요, 뮤지컬 ‘빨래’ 가운데 ‘비 오는 날’ 잠시 듣고 또 얘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insert : 창작뮤지컬 ‘빨래’ 중 ‘비 오는 날’)
이장균 : 중국도 역시 도시와 농촌 간에 격차가 크고 이주하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이런 서민적인 삶의 모습이 중국에서도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헌식 : 맞습니다.
이장균 :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여러 아시아권 나라들 혹은 더 나아가 세계적인 흥행성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이 있느냐, 거기에 따라 중요한 투자가 결정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다 맞아 떨어질 때 훌륭한 세계적인 작품이 탄생하는 게 아닌가 싶고요, 우리 한국인의 저력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엄청난 작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도 합니다만 뮤지컬과 관련해서 국내 인력이 중국에 직접 진출하기도 한다고요?
한국 뮤지컬 전문인력이 직접 중국에 진출하기도
김헌식 : 네, 작품 자체가 아닌 국내 전문 인력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기도 합니다. 드라마나 예능에서 한국의 유능한 인력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처럼, 국내 뮤지컬 창작진 또한 중국 뮤지컬 시장에 진출해 희곡을 쓰거나 연출을 맡는 등 그 동안 축적돼왔던 비법들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도 중국 뮤지컬 시장이 생긴지 얼마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 국내 시장이 가지고 있는 제작 능력과 인적 자원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국내의 발달된 노하우, 즉 그 동안 축적된 비법들과 기술력을 흡수해서 더 빠르게 발전하고 싶어한다는 건데요, 사실 한편으로는 모든 걸 다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 알려주게 되면 그쪽 특히 중국 쪽에서 금방 뒤따라 오기 때문에 적절히 조율해가면서 현지에 가는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특별히 한국 뮤지컬이 중국에서 큰 주목을 받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한국 뮤지컬, 동양적 정서 공감대 커 중국 시장에 유리
김헌식 : 일단 중요한 것은 아까 전반적으로 말씀 드렸듯이 한국이 동양적인 정서를 가진 상황에서 축적된 비법과 기술적인 경험 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고요, 중국이 워낙 인구도 많고 공연예술에 대한 잠재적인 시장의 폭발성이 많기 때문에 특히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을 중심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중국이나 아시아 계의 나라들이 우리나라 뮤지컬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국뮤지컬은 동양적인 정서나 윤리, 가족애 등이 잘 담겨 있어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장균 : 아까 뮤지컬과 관련된 우리 인력들이 중국에 진출을 한다는 얘기 가운데 너무 다 전수를 해줘도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만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중국도 함께 뮤지컬이 활성화 되고 발전해 나가면 장기적으로 볼 때 양쪽 다 효과가 배가되는 시너지 효과가 되는 그런 성장으로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사실 브로드웨이나 유명한 공연들 같은 경우는 한국에 올 때 절대 비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세트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명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에 대해 철저하게 비밀로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만 그런 것이다 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그런 제작기술들을 터득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고요, 특히 서양의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서는 성공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한국의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은 중국 쪽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는 리커창 체제 이후에 자신들이 문화예술 장르를 만들고 싶어하거든요. 뮤지컬도 자신들의 정서가 있는 작품들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서양의 작품들을 바로 수입을 해서 공연을 하면 차이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중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한국의 작품들을 선호하고 있다라는 것이죠.
특히 일본의 작품들 경우는 정서가 많이 멀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작품들이 적절하다 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아무튼 지금 현재 중국의 뮤지컬 시장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서 적절한 지점에서 우리가 중국에 진출하고 협업을 하고 이런 측면에서는 당분간 장밋빛 결과들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분석들입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아무래도 어떤 나라가 뮤지컬 쪽을 발전시킨다고 할 때는 자기들만의 민족적인 것 그리고 자기들이 추구하는 이상이랄까 혹은 자기들 민족의 우수성 이런 것들을 담고 싶어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겠죠.
그래서 어떤 나라에 우리의 뮤지컬을 활발하게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원하는 것을 잘 파악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앞으로 우리 뮤지컬의 해외진출을 위해서 좀 더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외국 현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바꿔주는 현지화 전략 중요
김헌식 : 일단 한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말씀하신 현지화 전략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작품이 진출해서 그 쪽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다 주목하고 있다 여기게 머물기 보다는 어떤 뮤지컬이 간다 하더라도 현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취향이라든지 정서로 바꿔주는 것이죠.
일종의 문화교류적인 차원에서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했을 때 오히려 더 거부감이 덜하다는 거죠. 특히 문화는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문화침략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역작용이 날 수 있어서 이런 점들이 대중적으로나 호혜적인 차원에서나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소재적인 측면에서 보편적인 정서가 있어서 문화적인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 그래서 가족이야기도 말씀 드렸지만 휴머니즘, 즉 인간애가 있는 작품들이 더 필요하고요,
또 제일 중요한 점은 장기적인 교류와 공고한 일종의 파트너 십 이라고 해서 협력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단순히 그냥 한 작품을 하기 위해서 돈을 얼마나 벌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런 접근이 오히려 중국에 더 필요하고요,
특히 중국 같은 경우는 ‘꽌시’라고 해서 관계를 맺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공을 들여야 하는 특수한 문화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장균 : 네, 문화예술이 외국으로 뻗어나가는 데는 주로 당사자나 민간 쪽에서만 애를 쓰고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느낌도 들어요. 그래서 정부차원의 문화예술의 세계화,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는 정부차원의 뒷받침이 좀 더 강화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만 어떻습니까?
뮤지컬 해외진출 활성화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체계적 뒷받침 필요
김헌식 : 네 맞습니다. 그래서 중소창작뮤지컬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특히 중국 같은 경우에는 약간 불안전하기 때문에 계약 시 주의해야 할 점이라든가 저작권법 체계에 대해서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여기에 대해서 공공적인 정책들이 마련돼야 한다 라는 측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도 중국 같은 경우에는 저작권법이 좀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중국과 양해각서를 맺는 등의 공공적인 정책적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얘기여서 결과적으로는 저작권법에 관련돼서도 국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되겠습니다.
이장균 : 네,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요즘 대중문화의 한 분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뮤지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앞으로 남북문화예술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면 북한의 가극도 남한에서 볼 수 있고 남한의 뮤지컬도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고요, 어떻게 이것을 교류 시키고 또 함께 발전시켜 나갈지도 앞으로의 숙제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남북문화예술 교류 활발해지면 민족의 고전을 바탕으로 남북한 공동제작도 가능
김헌식 : 최근에 남한에서는 춘향이와 관련된 작품이 뮤지컬로 제작이 돼서 눈길을 끌기도 했었는데요, 이렇게 남북한 주민이 모두 알 수 있는 고전을 바탕으로 해서 창작뮤지컬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장균 : 우리의 민족적이 얘기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 같은 것도 있고 여러 가지 많은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리만의 소재들이 참 많은데요, 이런 소재들로 남북한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내면 정말 민족적 대서사시와 같은 뮤지컬이 탄생하지 않을까 그런 것을 우리가 또 함께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것 같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뮤지컬에 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