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한류 경쟁력을 정말 강화하려면, 그 전제조건~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11. 28. 08:57

한류 경쟁력을 정말 강화하려면

 

한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확실히 인정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한류는 대중문화현상이라는 것이다. 한류가 주로 드라마에서 시작해 케이 팝에 이른 점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다. 아직도 한류가 대중문화 현상이 아니라며 부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이제 진짜 한류를 보여줘야 할 때라는 말에 담겨 있다. 이유는 한국의 전통이나 고유의 문화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런 폐쇄적인 태도는 문화호혜와 교류정신에도 어긋나며 한류 경쟁력도 약화시킨다. 한류는 대중문화 가운데에서도 팝 컬쳐(Popular Culture). 이는 지금 가장 선호되는 대중문화를 말한다. 팝송도 본래 미국노래가 아니라 인기가요라는 말에 더 가깝다. 때문에 한류는 동시대인들이 모두 같이 즐기는 글로벌 팝 컬쳐다. 이렇게 한류가 당대 가장 핫한 대중문화라고 인정하면 한류 경쟁력 강화의 방향성이 도출될 수 있다.


팝 컬쳐는 시장의 원리에 따르므로 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한류는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순수예술과 달리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문화콘텐츠가 각광받는다. 갈수록 스타파워가 없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중화권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이 없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출연자라도 외면한다. 같이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코드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란에서 드라마 대장금이나 주몽97%, 85%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패션스타일과 세계관에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500여억 원의 수익으로 올해에도 포브스지가 주목한 빅뱅과 각종 글로벌 차트를 휩쓴 방탄소년단의 기본 음악 장르는 힙합이었다.


하지만 원래의 장르나 형식만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한국형 힙합인 '킵합'(K-hiphop)이 인기를 끈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에 보편성특수성을 결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특수성은 우리만의 스타일과 차별화를 의미한다. 동아시아에서 SM스타일이 통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본능적으로 경도되는 밀리터리코드에 로맨스를 결합시켜낸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였다. 물론 보편과 특수는 지역마다 다르며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이에 부합해야 한다. 트렌디한 보편적 특수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들에게 없는 결핍 충족을 위한 비교우위를 구축해야 한다. 싸이가 만약 SM 스타일처럼 진지했다면 글로벌 인기를 끌 수 없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푸른 바다의 전설이 중화권에서 인기를 끈 것은 그들에게 없는 초현실적인 세계관과 낭만적 감수성 때문이었다. 사회주의 유물론 국가인 중국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콘텐츠들이었다. 엄숙주의를 강조하기에 예능프로그램이 뒤쳐졌던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광전총국이 이를 통제하려고 해도 대중의 욕구를 막을 수 없다. 이에 결국 대중의 요구 즉 시장의 니즈를 수용해야 한다. 이런 점을 잘 분별하여 시장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로운 테크놀로지 환경과 결합시켜야 한다. 유튜브와 같은 SNS를 잘 활용한 싸이는 유례없는 성공사례가 되었고, 그 뒤 이를 체계화한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미국 방송국 DJ권위에 의존하려했던 원더걸스는 실패했다. 이미 뮤지션들은 우리 플랫폼에서 기존의 방송국 채널을 넘어 인터넷 라이브 생방을 통해 세계의 팬들과 호흡하고 있다.


수조 원에 이르는 최대 한류 시장 중국에서 한류 전략 강화도 필요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정부와 시장 간의 간극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서 한류 금지령(한한령·限韓令)이 강화돼 한국 연예인 출연의 공연, 방송, 광고 등이 금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서 인정한 바가 없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까닭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높아진 위상의 한류에 대한 길들이기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나 네티즌들의 눈치를 살펴 자발적으로 한류에 거리를 두는 것이다. , 아직은 시장성 자체가 있기에 사드 등은 구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은 광전총국의 심의를 통과 못했지만, SNS 웨이보에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고 불법 다운로드가 수십만 건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이나 관련 기업에게 매력적인 한류 콘텐츠를 정부가 아예 외면할 수는 없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달려들거나 고개를 숙이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의 대중들을 겨냥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해 압박을 가하고 이용자들이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저작권에 관한 제도나 시스템의 확립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당장에 시장 규모가 크다고 해서 중국에 의존하기보다는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팬층을 확보하는 다각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본규모나 브랜드 지명도가 열세인 상 황속에서 성공한 방탄소년단의 사례에서 입증된 바가 있다.


한류는 팬과 수용자들의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융합, 재창조하는 가운데 선호되는 팝컬쳐 현상이다. 세계 보편성을 지역에 맞게 수용하고 우리의 특수한 스타일을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과 트렌드에 맞게 미래지향적으로 선도하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김헌식<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