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가수들의 음반을 팔아주는 청보위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09. 3. 28. 12:47

-청보위는 가수들과 짰나?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 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가 27일 행정안전부 전자관보에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고시했다. 지난 고시에 가수 비, 동방신기, 빅뱅, 백지영에 이어 이번에는 싸이와 에픽하이 음반이 들어 있었다.

지난 2005년 발매한 싸이의 리메이크 앨범 '리메이크&리믹스' 앨범 수록곡 '인생극장 A'형과 '인생극장 B형', 지난 2004년 발매된 에픽하이 2집 '하이 소사이어티' 수록곡 '신사들의 절약정신', 피해망상 Pt.3', '뒷담화' , 지난 1월 발매된 애프터스쿨 싱글 수록곡 '뉴 스쿨 걸', 지난 2007년 발매된 다이나믹 듀오 3집 수록곡 '그래서 난 미쳤다' 등 국내 가요 61곡이다.

청보위는 지난 2월 27일에도 빅뱅의 정규 2집 ‘리멤버’ 수록곡 ‘스트롱 베이비’와 리쌍 5집 ‘백아절현’ 수록곡 ‘서바이버’,’ 사람이어라’, ‘망가져가’ 등 국내 가요 35곡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묶었다.

지난해 12월 29일 에는  32곡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고시했다. 박진영의 7집 수록곡 '키스' '딜리셔스(니 입술이)' '이런 여자가 좋아', 휘성의 '초코 러브', 은지원의 '고 쇼', 바나나걸의 '키스해줘'는 가사의 선정적 표현을 문제 삼았다. 에픽하이의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섹스와 마약에 대한 표현이 문제라고 했다. 지난 11월27일에는 비의 5집 타이틀곡 '레이니즘'과 동방신기의 4집 타이틀곡 '미로틱'에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청보위는 폐지되어야 한다. 청보위는 음반업자들과 짰음이 분명하다.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고, 유해하다고 하면 더 소비하는 것이 반동(Reaction)심리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내용도 없이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은 바로 국방부의 금서목록 지정 때문이었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는 딱지는 오히려 그 음반들의 판매고를 올려줄 뿐이다. 아니 판매고보다는 인터넷상의 불법 다운로드를 더 부추긴다.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나보란 듯이 사기에는 아무래도 계면쩍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다 활동 할대로 뒤에 한 음반을 새삼스럽게 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것은 새삼 뒤늦게 판매고를 올려주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10시 이전에 방송을 할수 없다는 것도 재밌는 소극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엄청난 입시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터인데,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더욱 힘들어졌다. 청소년들이 새벽까지 자지 않고 라디오 등을 들으며 시름을 달래고 있는데 10시 이전에 방송하지 못하게 하는 행태는 심의활동 자체를 희화화 시켜버린다. 10시 이전에 음악을 듣기보다는 10시 이후에 더욱 많이 듣는 것이 대부분 청소년들의 현실이다. 유매매체물 지정은  결국 더욱 많이 주의 깊게 들어보라는 홍보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부는 잠 못자게 만들고 보건복지부 청보위는 밤늦게 까지 청소년 유해매체물 음악을 들으라고 각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고 보면 음반업자들이나 가수들과 청보위는 짜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렇게 공익성을 해치고 청소년을 이용해 음반 판매나 높여주는 청보위는 해체해야 한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주체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율적인 판단력을 훼손하는 청보위의 존재의미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