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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자신이 처벌받으면 앤드워홀도 감옥가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0. 31. 12:35

앤디 워홀도 감옥에 가야 한다는 조영남. 그러나 몇가지 점에서 틀린 주장이다. 

첫번째는 장르.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 판화였다. 조영남 사례는 회화였다. 미디어 아트나 설치미술과 같은 개념 미술도 아니었다. 범주가 다르다. 비교 대상이 아니다.


두번째는 창작 행위, 판화 작업은 기계적으로 찍어내는 것이다. 회화는 하나의 붓터치가 작품의 핵심 요건이다.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를 중요시한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붓칠, 터치를 한 사람도 작가로 인정되어야 한다. 조영남 회화에서는 아예 배제되었다. 


세번째 조수 역할 인지. 앤디 워홀은 공개적으로 조수를 공개했고 공표했다. 조수들은 자신들이 조수로 고용되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조영남은 이같은 사실을 작품을 그린 이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화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사 간 것으로 생각했다. 즉, 주문 제작으로 여겼다. 


네번째 공개성. 앤디 워홀이 컨셉과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음을 구매자들은 모두 알았고 이를 통해 능히 소장했다. 고지의무는 이런 공개성과 신뢰성의 문제다. 여전히 회화에서는 관람객이나 구매자들이 아우라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고도 조영남 사례는 속였다.


다섯번째 유사 행위 파생. 조영남의 사례를 방치하면 누구라도 돈과 유명세가 있으면 창작자와 관람객, 나아가 구매자를 기만 기망하는 행위를 조장하게 될 것이다. 교수가 제자에게 논문이나 책 집필하게 하고 자신의 단독저술이라고하는 행태에 관한 처벌 사례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여섯번째 현대 미술의 흐름이라는 주장. 그러나 이런 아이디어 제공방식의 컨셉추얼 아트는 특정 부분에 제한적이고 이에 대해서 반대하는 예술가도 많다. 그것을 주도하는 이들은 대개 새로운 상품을 추구하는 미술자본들이다. 많은 경우 왜 훌륭한 지 모른다. 그러한 미세한 결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해외가 그러니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사대추종주의에 다름 아니다. 한국 사회의 상식과 통념이 있다.


마지막으로 앤디 워홀은 가수가 아니었고 오로지 미술을 통해서 작품 활동을 했고 이름을 얻었다. 앤디 워홀은. 조영남처럼 가수 방송인으로 얻은 이름을 가지고 화가의 진입을 쉽게 한 뒤, 평생 그림을 그려온 화가를 불과 20만원에 수단화 하지 않았고 비싸게 그림을 팔지 않았다. 일반 예술가의 사례를 조영남 사례에 비교하는 것은 지대추구의 독점 현상을 방기하는 나이브한 행태다.


덧붙여 만약 앤디 워홀이 음악가에게 애절한 뽕끼 노래를 작사와 작곡을 시키고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게 한뒤 약간 자기 목소리만 피처링 섞어 오로지 자기 것이라고 발표를 한다면 어떨까. 도덕적 비난을 면치 못하며 저작권에서도 문제가 된다. 


글/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박경리 토지 문화관 외래 교수,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