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핸드폰이 폭탄이 되는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1. 7. 13:39

                        핸드폰 폭탄이 핸드폰 탓이 아니야


                                                     김헌식(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박경리 토지 문화관 외래 교수)


스마트폰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것이 전부 내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보는 것은 아닐까.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는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놀이가 나온다. 바로 폰 공개 게임이다. 특정한 시간 동안 오는 전화를 모인 사람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문자나 사회관계망서비스도 예외는 없다. 사실 그것을 제안하는 이도 대단한 용기일 수 있다. 관음증 차원의 호기심일 수도 있지만, 공개 장소에서 개별 사람들의 사생활을 분석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괜히 둘 사이에서만 안다면 감정 상하는 일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주관적인 감정 때문에 사태는 악화될 수 있다. 오히려 공개된 장소가 좋을 수 있겠다. 그러나 사람 숫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집단의 지혜가 발현될 수 있을까. 그룹 씽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모이면 결정과 판단은극단으로 흐를 수있다. 그렇다 우리는 신이 아니라 모두 인간이다.  


폰 공개 놀이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대개 사생활이 복잡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본 사람도 편향과 오류에 빠져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보는 이가 실제 팩트와 본질이 뭔지 모르고 판단하고 왜곡에 고착되어 버린다. 그러나 대개 보고 판단하는 사람은 옳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폰을 공개했을 때 모르니만 못한 지경에 이른다. 친한, 사랑하는 이들은 더욱. 사생활 보호라는 법적인 처벌 이전에 스스로 관계를 보존하는 것은 스스로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은 일탈을 하고도 쾌락의 적응(Hedonic adaption)으로 항상성(Homoeostasis)에 회귀한다. 관건은 시간과 신뢰, 노이즈의 제거다. 쓸데 없는 노이즈를 일으키는 것은 인간의 불완전함 때문이고 그 갈등이 격화되는 것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단기간에 판단 행동하기 때문이다.


아니, 이미 상대의 폰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면 그 관계는 이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애써 폰이 아니더라도 그 문제를 터지고 관계는 갈등 일로에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에 담긴 것들은 완전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이 폭탄이 되는 것은 오로지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고 삶에 적용하는가에 여전히 달려있다. 완벽한 타인인가 완벽한 지인인가는 불완전성을 서로 인정하고 보완하는데 있다. 싸이코 패스가 서로 아니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