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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OST의 전략이 필요하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3. 1. 4. 00:30

-웹툰 OST 주목 그리고 전략은?

 

                                                        글/ 김헌식(대구대학교 대학원 외래 교수, 문화정보경제학 박사)

 

넥스트(N.EX.T) 시절 가수 신해철은 록그룹 최초로 국산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 OST도 참여했는데, 그 곡이 바로 'Lazenca Save Us’ 이었다. 이 곡은 신해철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아 온전히 애니메이션 OST였다. 1999<영혼기병 라젠카>는 게임으로 출시되는데, 이후 이것이 계기가 되어 신해철은 게임 음악을 작곡한다. <영혼기병 라젠카>를 통해 더 이상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했고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에는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게임 음악 앨범 <Game Music Vol.1> 가운데 저그를 위한 ‘Zergs Are Coming’ 노래를 만들었다. 그 뒤 그는 파격적인 작업에 나선다. 2004년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 한글판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리로드에 게임 작곡가로 참여했는데, 무려 40여 곡의 게임 음악을 게임콘텐츠에 집어넣었다. 작곡은 물론 신해철이며, 연주는 넥스트 멤버들이 했다. 이때 한국판이 인기가 많아 일본에 역수입되었다. 이유는 바로 게임 OST 음악 때문이었다. 20167월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미공개 음원 '크라이(CRY)'가 액션 RPG 게임 속 O.S.T로 세상에 공개되어 수십 만 명이 관련 행사에 몰렸다. 신해철의 목소리에 웅장한 규모의 록 음향으로 게임 분위기처럼 한 남자의 처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고 신해철이 게임 OST에 참여할 때만 해도 그 중요성을 세상이 인지하지 못했다. OST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에 사용되는 장르로 막 알려진 터였기 때문이다. 유명 가수들이 참여하는 일은 없었다. 그의 참여 이후 점차 게임 음악은 매우 중요한 콘텐츠가 되었다. 음악적 수준은 주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진일보해갔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아이돌 그룹도 게임 OST를 부르기 시작했다. 걸그룹도 여기에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영화 음악 OST처럼 게임 OST 콘서트가 복합 상영관에 열리기도 해 게임마니아를 음악 공연에 불러들이기도 했다. 콘서트장에 생전 가지 않을 게임 덕후를 문화예술의 장으로 불러낸 문화적 기여도 게임 OST가 해내었다.

 

최근에는 웹툰 OST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포털웹툰을 중심으로 웹툰 OST가 주목을 받고 있다. 웹툰 OST를 소재로 예능까지 제작한다고 한다. 웹툰에 맞는 음악을 매칭시켜가는 게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 OST는 게임 OST처럼 웹툰을 보는 가운데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별대로 웹툰의 이름에 따라 음원이 공개되기도 한다. 이런 웹툰 OST 음악들은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기도 하다. 대형자본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중소 웹툰 플랫폼에서는 손을 대기 어려운 점이 있다. 아니면 웹툰의 원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기 웹 소설을 바탕으로 웹툰을 창작했거나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K팝 그룹의 노래를 웹툰으로 제작한다면 이런 웹툰 OST의 부가가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그것을 미디어 믹스나 원 소스 멀티 유스로 부를 수 있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앞다퉈 다른 부가 사업을 하는 경우 주의할 점이 있다. 과연 웹툰 OST는 독자적인 장르 성을 확립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영화와 드라마에는 이제 수많은 노래가 OST로 사용이 된다. 그 가운데 대중적으로 인지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간혹 크게 인기를 끄는 드라마와 영화일 경우에 눈에 띈다. , 원 콘텐츠에 좌우되는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게임 OST도 게임의 흥행과 별도로 노래만 크게 히트해서 인기곡으로 주목받는 예는 없다. 다만, 게임은 그 시장 자체가 콘텐츠 분야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기에 그 안에서 게임 유저에게 소비될 수 있다. 웹툰 OST도 작품 자체에 의존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팬이 된 웹툰 콘텐츠일수록 OST로 인기를 끌 수가 있다.

 

물론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웹툰이 단지 국내에만 한정되어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류 현상의 중심에 들어왔기 때문에 웹툰 OST에 참여한 가수들도 해외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 K팝의 세계 무대를 위한 하나의 창구가 생긴 셈이다 더구나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되고 있기에 그 시너지 효과가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흥행으로 다시금 원작인 웹툰에 주목을 낳는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웹툰 OST에 대한 주목도 일어날 수 있다. 웹툰 OST에 아이돌 그룹이 참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서트가 열리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게 될 수 있다. 다만, 무분별하게 웹툰 OST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적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예단은 삼가는 것이 적절하다. 여전히 원 소스 멀티 유스의 핵심은 원작의 콘텐츠에 얼마나 열혈 마니아를 포진시키고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