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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이 무엇을 잘못했을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3. 20. 21:24


-다른 아이돌 보다 낫다는 것은 만행.


우리는 왜 잠을 잘 수 없는가”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20%만 받는가”,

Mnet ‘스타라이브를 통해 새 앨범 관련하던 워너원 멤버들의 말이 구설수에 올랐다. 강다니엘, 박지훈. 문제가 된 것은 그들의 태도였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절실하다고 했는데 이제 유명해지니까 정산이라든지 스케줄에 대해서 불만을 터트리냐라는 것이다. 말하는 방식이 문제라고는 하지만 돈이야기를 하니까 더욱 이에 대해서 비난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송중 발언이 하나도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바쁜 스케줄이 있다는 점은 지적할 수 있다.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정상적으로 정산을 받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 정상 정산이 되었을까.


워너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매니지먼트사는 정산이 이미 세 차례 이뤄진 것으로 밝히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CJ E&M이 25%, 워너원 매니지먼트사 YMC가 25%를 나눠갖는다. 나머지를 각 소속사와 워너원 멤버들이 나눠갖는 구조를 갖는다. 7대 3일 수도 있고 5대 5일수도 있다. 다른 아이돌 멤버들은 이렇게까지 정산을 정기적으로 받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낸 매출액만 300억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1차 정산으로 1억 5천만원 정도가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따지자면 약 1.5%에 해당한다. 이는 많지도 않고 그것이 최대한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그들이 그동안 투영한 시간과 노력, 에너지 그리고 독보적인 문화예술적 가치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잠은 어떨까. 하루에 두시간에 이르는 수면시간이므로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1년 계약에 머물기 때문에 더욱 더 이러한 스케줄이 촘촘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류 스타덤에 대응하여 해외활동은 더욱 그들의 노동강도를 감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약을 그렇게 맺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맞물려 절실하던 때를 잊고 정산이나 수면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신인일 경우에는 어떠한 조건이라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들은 완전 신인도 아니고 그 중에는 이미 아이돌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에는 뮤지션이라고 하는 예술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워너원의 경우, 부당한 계약을 맺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에 매니지먼트사가 25% 나눠갖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특히 방송사는 그들의 활동에 따라 25%의 이익을 가져간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스케줄을 잡아야 한다. 각 소속사는 그 멤버들이 원래 소속사라는 이유만으로 멤버들과 같은 비율로 가져간다. 더구나 아이돌 멤버들은 숫자가 많다. 워너원의 경우 11명이나 된다. 실제로 수많은 스케줄 노동을 감내하지만 그 개별 멤버들에게 돌아가는 내용은 너무 적은 것이다. 그러한 이익은 그들의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들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계약 조건이 더 창작자나 실연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즉 실제로 공연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정당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이러한 오디션 프로젝트팀 방식의 포맷은 앞으르도 계속 운영될 예정으로 있다.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돌아가는 상품처럼 오디션 프로를 통해 구성되고 런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노동에 대한 과잉 추탈이 일어날 것이다. 다른 아이돌보다는 낫다는 말은 또다른 만행이다. 이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1년 전에 올챙이적 시절을 생각하라는 말은 반인권적이며 문화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들을 뮤지션으로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스케줄과 노동 배분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법적 권리나 인권 문제를 넘어서서 생명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든 프로젝트팀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장기적인 관계를 위해서 바람직 할 것이다. 

글/김헌식(평론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