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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애는 안물어요?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7. 10. 24. 07:35

우리애는 안물어요?

-반려견과 한국인의 심리


김헌식(평론가박사)


 

최시원 사례 등 최근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서 사망하게 하는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사고에서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은 반려견들의 소유자들이 보이는 태도이기도 하다. 그 태도란 다름 아니라 우리 개는 사람을 물을 리 없다는 태도이다. 더 근본 태도는 우리 개는 착하기 때문에 그렇게 사람을 물어 버리지 않는다는 태도이다. 그러면서 입에 제어 장치를 착용시키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하면 자신의 개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질 수 있다. 즉 과시하기 혹은 드러내기가 아름답지 않게 된다.

그러나 착하고, 착하지 않는 태도는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가치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개가 소유주에게 순하게 행동하는 것을 일컬어 착하다고 간주하고 판단하는 것 역시 인간이 그렇게 여기는 습성 때문이다. 흔히 말하듯이 개에게는 공격을 통한 사냥 본능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인간도 도덕이나 윤리 감수성조차 없거나 법과 절서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타인을 물어버릴 수 있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따르는 존재일 수 있지만 그것은 오로지 그 개인에게만 해당될 수 있다. 타인은 그 개에게 적일 수 있으며, 자신을 괴롭히거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존재이다. 다른 존재에게 공격을 가하는 것이 오히려 주인에게 잘하는 짓이라고 개들이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존재에게 위해를 가했을 때 벌어지는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는 개가 아니라 또한 인간 즉 소유주이기도 하다. 만약 안락사를 시킨다고 해도 개는 그 이유를 모를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 개는 그럴 리가 없어요하는 태도일 것이다. 대개 개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입에 올릴 것이다. 이름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만큼 가족과 같은 존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면 개는 사람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언제든지 탈출을 하고 싶어하는 지 모른다. 야생개떼들이 많아지는 이유일 수도 있다.

우리 개는 그럴 리가 없다는 태도는 배타적인 정신병리와 연결되어 있는지 모른다. 나는 착해요 다른 사람들은 악해요. 우리 아이는 착해요 다른 애들은 나쁜 애들이에요. 우리나라는 착해요 다른 나라는 나빠요. 이렇게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 ()()하게 되면 해결이 되지 않을뿐더러 다른 이들에게 위해를 주게 되며 정작 자신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가 돌아오게 된다. 이런 자기중심적 병리 사회 즉 나르시시스트 천국이 된다. 오로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은 없으며 모든 문제는 다른 이들이 일으키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누군가 타박을 대상을 찾기에 여념이 없고 자신이 저지른 책임에 대해서는 외면하게 된다. 결국 사회 전체가 모럴 헤저드에 빠질 수 있다. 누구라도 언제든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블랙 스완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