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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도 즐기는 어륀이날 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6. 15. 23:35

-어린이날, 어린이도 어른과 같은 인격체로 존중하자에서 출발

-장난감 - 어린이들만의 전유물 넘어 어른들 구매 는다

-기업들도 어른들 대상 장난감 기획 판매에 적극 나서

-장난감이 예술의 경지까지..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돼

-어린이날은 어릔이날? – 바뀐 어린이 날 풍경

-남북평화시대에 남북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남북동요대회 열렸으면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2018년 올해 봄은 말 그대로 격동의 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아주 급작스럽게 변화를 거듭해 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한반도에 진정한 봄이 무르익어서 큰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5월의 달력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5월5일, 빨간 숫자인데요. 어린이 들에게는 정말 많이 기다려지는 날이겠죠.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어린이 날로 미리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남북관계에 있어서 사실 또 주역은 어린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안착시켜서 우리가 물려줄 대상이 바로 우리 어린이들 아니겠습니까? 미래 세대..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이장균 : 그래서 우리의 자녀들, 후손들이 전쟁 없는 한반도에서 평화로운 날들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조국을 만들기 위해서 그래서 올해 어린이 날은 더욱 뜻 깊은 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이 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소파 방정환 선생님인데요, 어린이 날이 어떻게 생겼는지 먼저 살펴 볼까요?

어린이날, 어린이도 어른과 같은 인격체로 존중하자에서 출발

김헌식 :  네,  ‘어린이’라는 말은  조선시대까지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이 말은 일상적으로 사용되지 않았고, 대신 어린애, 애녀석, 아들놈, 딸년, 심지어 애새끼 등이 보통. 즉 어린이의 인격은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멸시, 하대하면서 어른들의 종속물로만 인식했었습니다.

이 ‘어린이’라는 말은 1920년에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 아동들을 늙은이,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인격체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말입니다. 소파 선생은 1920년대 ‘개벽’이란 잡지를 통해 전통사회에 만연한 어린이에 대한 윤리적 억압을 배제하고, 어린이의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린이의 권익보호를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래서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하고 1923년, 순수 아동잡지 ‘어린이’를 창간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색동회를 조직했습니다.

어린이날은 원래는 천도교 소년회 창립일인 5월 1일로 정했는데 메이데이와 겹쳐서 1928년에 5월 첫째 일요일로 바꾸었다가 일제의 강압으로 1938년에 폐지. 광복 후 1946년 5월 첫째 일요일, 어린이날이 부활했는데  5월 5일로 다시 바뀐 후 1975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올해는 토요일이라서 대체 공휴일로 5월7일 까지 쉬게 됩니다.

이장균 : 대체 공휴일이 있으면서 하루가 더 연장 되면 3일 연휴가 되니까 참 좋을 것 같네요. 북한은 6월1일 국제아동절이 남한의 어린이날과 비슷하다고 하죠. 공휴일은 물론 아니고요.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가 있다곤 합니다만 남한만 하겠습니까?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남북간 교류도 많아지겠지만 남북간의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사, 다양한 놀이들 이런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music ; 어린이날 노래) / program ID)

이장균 : 어린이날 하면 부모님들 주머니 걱정을 많이 해야 하는 그런 때이기도 하죠. 아이들 등쌀에 어딘가 다녀오다 보면 경비도 많이 들고 특히 선물이 걱정이 됩니다.

아무래도 선물 1순위는 장난감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어린이들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니고 어른들도 장난감을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요? 무슨 얘기입니까?

장난감 - 어린이들만의 전유물 넘어 어른들 구매 는다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한 조사를 보니까요 성인남녀 10명 중은 4명은 어린이날에 아이 또는 조카를 위한 선물을 핑계로 본인의 장난감을 구입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인남녀 1천4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이나 조카를 핑계로 본인이 갖고 싶은 장난감을 구입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44%에 달했습니다. 구입 경험과 관계없이 ‘아이용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생각 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무려 72%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응답자들은 아이나 조카를 위해 장난감을 구매할 때보다 자신을 위한 장난감을 구매할 때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는 겁니다.그래서 요즘엔 어린이날에 어른들이 장난감에 더 열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그런 조사결과였습니다.

이장균 : 아이들처럼 장난감을 구입하는 사람들 이런 현상 때문에 새로운 신조어가 생긴 것 같아요?

‘키덜트’ 인가요? 무슨 말입니까?

김헌식 : 네, 키덜트는 아이라는 뜻은 키드 (kid)와 어들은 뜻하는 어덜트(adult) 영어가 같이 결합된 말입니다. 예전에는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굉장히 명확했지만 요즘엔 그 경계가 많이 무너졌고요, 오히려 장난감을 좋아하는 아빠일수록 아이들이 좋아하기도 하고 또 같이 어울려 놀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오히려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가진 어른들을 키덜트라고 부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대에서 매년 20% 증가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인터넷에 가면 커뮤니티, 그러니까 일종의 모임이 있는데요 무려 3만2천 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장난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고 20,30대 회원들이 대다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인형이라든지 자동차 장난감 같은 것도 있지만 심지어는 아이들이 갖고 노는 요술봉, 아동용 블록, 뽑기 장난감 등 이런 것들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사고 팔고 한다고 합니다.

이곳 회원 가운데는 동네 초등학교 앞 문방구를 자주 방문하기도 헤사 장난감 반지와 만화 카드, 뽑기 장난감 등을 즐겨 구매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있고 이런 장난감을 구입하는 커플, 즉 연인이나 부부도 있어서 대형완구매장에 가서 장난감을 사서 선물하고 어린 시절 풋풋한 감성을 공유하면서 데이트를 즐긴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20.30대의 남녀를 불문하고 이런 장난감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장균 : 어른들이면서 장난감에 관심을 갖고 또 실제로 장난감을 구매도 하고 같은 종류의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임도 가지는 특별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 장난감 시장, 상당히 큰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어른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장난감들이 계속 나올 전망인가요?

기업들도 어른들 대상 장난감 기획 판매에 적극 나서

김헌식 : 무엇보다도 매장을 가게 되면 어린이 선물은 물론이고 어른이 함께 같이 살 수 있는 혹은 눈길을 사로 잡을 수 있는 그런 상품들이 많이 있다는 거죠.  30~40대 남성들이 주로 찾는 인형이라든가  또

7080세대, 70년대와 80년대에 태어난 아빠들을 위한  ‘로보트 태권브이’ 라는 장난감이 굉장히 많이 진열돼 있습니다.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전자게임이라든지 그와 관련된 완구들을 같이 구비해 놓은 경우도 있고 또 무선으로 조종하는 장난감 자동차라든지 로봇, 그리고 무인조종비행체인 드론 같은 경우에도 전문적으로 전시, 판매하는 곳이 있는데 여기에 어른들이 더 열성적이라는 것이고요, 심지어는 국내외 상품 브랜드 221개 브랜드, 약 4700여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매장도 마련하고 있어서 주로 어른들을 겨냥한 어린이날 상품 판매에 기업들이 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music : 어린이날 노래 / program ID)

이장균 : 이렇게 장난감이 어린이만이 갖고 노는 게 아니고 어른들도 관심을 갖다 보니까 장난감이 아트토이 그러니까 예술의 반열에까지 오르고 있다고요?

장난감이 예술의 경지까지..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돼

김헌식 : 그렇습니다. 요즘에 ‘아트토이 (art toy)’ 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예술을 뜻하는 아트(art)와 장난감을 뜻하는 토이(toy)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래서 피겨(figure)라는 실제와 똑 같은 인형들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만큼 세밀하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이기 때문에 거의 예술의 수준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으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거죠.

무엇보다도 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런 '아트 토이'는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끄는데요, 지난해 12월 진행된 경매에서 ‘Final Days’라는 인형은 4억8000만원 낙찰됐고, 또 다른 인형도 3000만원에 팔렸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아마 이런 경매가 있을 텐데 올해는 어느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장균 : 8천만원, 3천만원.. 미화로는 8만달러, 3만달러 가량의 적지 않은 금액인데요,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네요.

김남순 : 아무래도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이런 인형을 만드는 데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있다고 볼 수 있겠고요, 그래서 소장을 하고 있으면 그것이 예술작품으로서 나중에 소장가치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 작품 자체가 굉장히 귀엽고 어디서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는 것이죠. 그래서 올해도 '아트토이컬처2018'가 5월 2일부터 시작해 6일까지 열리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유명한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실제 체험을 해 볼 수도 있고 싸인. 즉 유명예술가의 서명을 받은 제품을 소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행사들이 어린이 날이 끼어 있는 5월 초에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아빠들과 아이들이 함께 전시회를 찾는데 아빠들도 전시회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고 아이들도 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보통 전시회 같은 경우는 20,30분 안에 다 보는데 이런 장난감 관련 행사 같은 경우는 1시간 반, 2 시간, 이 정도까지 머물러서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 공간들도 계속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장균 :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장난감들에 이제는 어른들이 관심을 가지는 쪽으로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요즘에.. 요즘에는 합성어가 참 많은 것 같아 따라잡기가 힘듭니다만 요즘에 어른과 어린이를 합쳐서 ‘어릔이 날’ 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는데 어린이 날이 어른들과 함께 하는 날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는 얘기겠죠?

어린이날은 어릔이날? – 바뀐 어린이 날 풍경

김헌식 : 네, 어린이날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날이기도 하다는 뜻이죠.  '어린이 없는 어린이날'이 또 하나의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그래서 저는 어린이날을 아이와 어른이 함께 하는 동심의 날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단순히 어른이 아이들을 위해 노력 봉사하는 힘든 날이 아니고 함께 즐기는 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긴다는 뜻에서 ‘어릔이날’이라는 새로운 말도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장균 :  사실 어린이가 없는 어른들에 대한 관심이 소홀하기 쉬운데 그런 분들도 많지 않습니까? 자녀가 없이 어린이날을 보내야 하는.. 이런 분들은 또 자기 나름대로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거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보내기도 한다고요?

김헌식 : 네, 결혼을 안 한 분들도 많이 있고요, 또 결혼을 했어도 무자녀인 경우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두 가지 행동을 합니다. 하나는 조카 바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카만 바라보는 삼촌과 이모인데 이런 분들은 조카한테 선물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오히려 삼촌과 이모를 많이 기다리기도 하죠.

그리고 무자녀인 또 다른 경우에는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여기거나 혹은 자신을 위한 어린이 날을 보냅니다.

그래서 아이가 없는 시기가 굉장히 길어졌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아까 말씀 드린 어릔이날 같은 신조어도 생겨나고요, 또 한편으로는 어린이날에 동심을 자극하는 어른들을 위한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어서 이런 현상을 계속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어린이날을 폄하한다거나 없어진다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더 이 어린이날이 더 소중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이장균 : 네, 어린이날 하면 단순히 어린이에게만 초점을 맞췄는데요, 이제는 성인들에게도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건 어릴 때의 순수한 동심을 점점 잃어간다는 건데요, 힘든 인생 여정에서 잠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그게 바로 동심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좋은 기회가 며칠 수 맞는 어린이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북평화시대에 남북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남북동요대회 열렸으면

또 처음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남북관계가 잘 풀려서 자유롭게 왕래도 할 수 있게 되면 남북의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서.. 북한의 어린이들도 자유세계, 남한에서 어린이들이 즐기는 많은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헌식 : 말씀 하시는 걸 들으니까 생각나는 게 지난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어린이가 ‘나의 살던 고향을..’을 불렀거든요. 어린이 날에 동요로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남북동요대회 같은 걸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장균 : 꼭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오늘 김헌식 교수와 함께 떠나는 열린 문화여행은 5월5일 어린이 날을 앞두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어린이날의 이모저모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