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비교문화

[아시아 한류, 그 현장을 가다] 한류 전문가 2人의 제언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9. 1. 12:44

[아시아 한류, 그 현장을 가다] 한류 전문가 2人의 제언

[세계일보]일본은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이 모인 외국이다. 이곳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 한류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본 전문가들을 만났다. 한류 현장을 지켜본 일본 내의 전문가인 김영호(53)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과 한국 대중음악 평론가인 후루야 마사유키(古家正亨·37)는 그간의 한류 흐름과 발전을 위한 제언을 쏟아냈다. 두 사람의 말을 요약한다.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 “한국 배우들 일본 관광객과 스킨십을”

김영호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
일본 지사에만 네 번 근무하고 있다. 1987년, 1992년, 2002년, 2010년에 각기 부임해 3년씩 일하고 있다. 한국 이미지 변화와 한류 전파 속도를 체감하고 있다. 1987년에는 대사관에서 회의를 하면 안타까운 지시가 내려오기도 했다. ‘김치 냄새’를 일본 사람들이 싫어하니 될 수 있으면 한국 음식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지금 어떤가. 한식당을 찾은 일본인들은 김치를 두세 번 주문하고, 한국 슈퍼에는 김치 등 한국제품을 사는 일본인들로 붐빈다.

한류는 한국 이미지 제고와 관광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과거 한국 관광객은 주로 나이 든 남성이었다. 하지만 이제 한국은 20대 젊은 여성들의 최대 방문지로 등장했다. ‘감정 표현’에 충실한 한국 대중문화를 경험한 젊은 일본인들이 한국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다.

일본 여행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 한류 드라마가 촬영됐던 현장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방송사나 기획사와 협력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한국 배우가 현장을 찾아 일본 관광객을 만나는 스킨십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 그러면 아마 ‘대박’일 것이다.

후루야 마사유키 케이팝(K-Pop) 전문가 “한국음악 눈앞 수입보다 미래 준비를”

후루야 마사유키 케이팝(K-Pop) 전문가
1997년 캐나다 유학 중 같이 지내던 한국인 친구를 통해 한국음악을 접했다. 가수 조용필과 김연자 등의 작품성 강한 노래를 듣다가 유희열의 노래를 듣고 감동하고 말았다. 솔 리드와 듀스 등 다른 가수들의 발라드풍 노래를 듣고, 캐나다에서 ‘음악치료학’을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접었다. 유학 대상지역을 서울로 변경해 한국 대중음악을 많이 들었다. 이후 12년 동안 한국 노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000년 일본 삿포로의 지역 방송사에서 하기 시작한 케이팝을 소개하면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케이팝은 일본에는 없는 음악이다. 일본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게 대중성 있는 ‘공장음악’이었는데, 케이팝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케이팝은 앞으로도 수년 동안은 인기를 끌 것이다.

문제는 한국 음악계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다른 기획사를 따라하는 데서 벗어나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팬보다는 기획사의 수입을 우선시하는 게 일상화된다면 외국의 팬들이 고개를 돌릴 수도 있다. 한국의 일부 대기업의 자세 변화도 요구된다. 일부 기업은 일본에서조차 한류 후원에 소극적이다. 

도쿄=박종현 기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