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매체들에서는 스타 2세의 활동이 폭발적인 증가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증가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스타 2세 현상들은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일이 아닌가 싶으면 호들갑을 떠는 일처럼 보일 뿐이다. 이 때문에 논자에 따라서 유명한 스타들의 후광을 입고 나온 2세들에 대한 호불호를 밝히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스타 2세 활동 현상은 기존의 스타 활동과 다른 점이 있어 구별된다.
이전 스타 2세들은 주로 성인기에 주목을 받았다. 배우나 가수로 활동 하려는 가운데 스타의 자녀라는 점이 부각의 배경이 되었다. 이 때문에 주목을 받아 프리미엄을 누리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런 주목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2세들도 있었다. 그래서 누구의 자녀라는 점을 숨기기도 했다. 혼자 자신의 능력으로 입지를 다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무엇보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없다면, 활동을 계속 할 수가 없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요즘의 스타 2세들은 이전과 달리 매우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얼굴을 노출시킨다. 특히, 방송 예능에 집중되어 있다. '아빠 어디가'와 '수퍼맨'과 같은 관찰예능이나 육아 예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종편까지 합치면 그 비슷한 포맷이 매우 많아졌다. 어린 나이에 방송에 노출 되지만, 연예계 활동에 대한 인식이 없다.
SBS 예능프로그램 '오마이 베이비' 화면 캡처.
심지어 방송 프로그램의 메커니즘도 채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자유의지보다는 부모 즉, 스타들의 타율의지에 따라 방송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런 활동이 이후 자신의 전문 활동으로 이어질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시절의 활동이 나중에 정신적인 외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인터넷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상과 텍스트가 이들의 활동을 다루고 있고 잊혀질 권리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만약 그들의 사생활에 대한 노출이 나중에 그 스타 2세들이 청소년기에 들어설 때 정신적인 고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들은 유아기에만 방송에 쓸모가 있는 셈이므로 성장 할 수록 배제의 대상이 될 운명에 있다. 단지 스타들의 2세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방송 미디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 시키는 것은 그 부모 스타들에게도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스타 2세들이 출연하는 프로는 긍정의 역할을 하는 점이 있다. 주로 스타가족단위로 등장하기 때문에 우리 동시대 가족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육아와 유아 교육에 필요한 지식을 직접 얻을 수 있다. 아이가 매우 중요한 시대에 그에 관한 대리적 만족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은 스타 2세들이 왜 주목을 받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라지고 있다. 스타2세들을 등장시키는 것이 기본 이상의 시청률을 확보 해주기 때문에 선호되어 아예 전략적인 기획이 가해지고 있다. 그들이 주목받은 것은 단지 스타들의 2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일상 생활이 주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쟁은 치열하고 소스는 고갈되는 상황에서 정도를 넘어서는 방식의 구성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정한 방향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강하게 개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스타 2세들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정적인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많다.
스타들은 유명인일지 모르지만, 2세들은 일반 유아들이다. 더구나 그들은 스타들의 문화적인 프리미엄을 받아 세습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많다. 스타들은 계속 등장하고 아이들은 계속 태어난다. 언제든지 갈아치움의 대상이 된다. 그들의 존엄을 해할 수 있는 설정이나 자막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자칫 그들의 잊혀질 권리에 대한 무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타의 아이로 태어난 것이 죄(?)가 되면 곤란하다. 방송은 그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 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전적인 이후의 영향은 본인들이 감내해야할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어린 시절에 이루어진 연예방송활동에 대해 나중에 잊혀질 수 있는 권리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김헌식 문화콘텐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