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성공한 사람일수록 성희롱 많이 하나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9. 18:45

<김헌식 칼럼>성공한 사람일수록 성희롱 많이 하나

 2010.07.25 10:45

 




[김헌식 문화평론가]국회의원, 학교장, 교수, 군수 등등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진 당사자들의 언행이 매체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성희롱과 같은 발언이 지도층 인사에게서 불거지면 대개 우리는 그 개인의 의식수준이나 인격, 교양수준을 언급한다. 또한 가부장적인 남성우월주의에 빠졌거나 성희롱 발언을 친화적 수단으로 오인하는 의식상태가 원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샹커 베단텀의 '히든 브레인'(Hidden Brain)을 읽으면 고위직 인사들이 남발하는 성희롱이나 성차별은 문제가 없다. 무의식의 조종이기 때문이다. 샹커 베단텀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무의식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차별이나 성희롱은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지식이나 교육수준, 교양의 정도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는 지성인이 성차별이나 성희롱적 발언을 하는 것은 지성과는 관련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는 결국 문제의 언행들이 의식이 아니라 무의식의 조종으로 나오는 것이 때문에 무의식적 편향(unconscious bias)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에서 '무의식'은 엄밀하게 말하면, '뇌의 조종'이다. 샹커 베단텀은 성차별 등에 관한 발언을 방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을 뒤집는다. 성차별을 말하는 이들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흔히 성차별이나 성희롱을 하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의식이 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갖는다. 

그는 누구나 성차별이나 성희롱의 잠재성을 뇌 안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보통 때에 억압되어 있는 성차별과 성희롱의 잠재욕구가 어떻게 튀어 나오는가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교육을 강화하거나 합리적인 지식을 강조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흔히 무의식은 인간의 욕망의 영역과 맞물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이드는 그동안 외면당했던 무의식을 연구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무의식에 대한 연구는 간헐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욕망 특히 성적 욕망과 관련하여 본격적으로 연구한 것은 프로이드가 처음이었다. 

프로이드는 욕망을 억압하면 그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한다고 보았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축적된 성적인 욕망은 이상 행동을 일으킨다고 보았다. 그는 이상행동의 모든 원인을 성적 욕망의 억압으로 분석하기도 해서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성직자들의 성적 이상 행동은 그들의 욕망을 억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것은 그들의 이중적 위선이라는 의식적인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무의식의 영역이라고 보게 된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성희롱은 바로 이러한 억압된 사회구조의 산물이라고 보기도 한다. 사회지도층인사들일수록 성적인 욕망 등을 자제하도록 요구받는다. 

일상생활에서도 그러한 욕망에 관한 행동이나 발언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많다. 일반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성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해도 주목을 받지 않지만, 지도층인사들은 당장에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그만큼 '미디어'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성적인 욕망을 억압당하기만 하는 성공지향의 사회일수록 지도층에 변태가 많을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변태는 무의적으로 잠재된 이상 심리를 말하는 것이다. 적어도 개방성과 소통성으로 일찍부터 억압의 문제가 없다면, 자신이 말하는 것이 성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인지 아닌지 정도는 대번에 간파할 수 있는 훈련은 일찍 될 것이다. 

요컨대, 누구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을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그러한 무의식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뇌 과학이나 생물학적 심리학의 연구결과들이다. 사회학적으로 보았을 때는 무엇보다 성적인 담론에 대한 소통이나 대화가 폐쇄적인 국가나 사회일수록 지도층들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언행은 많을 수밖에 없다. 

억압과 억제가 많을수록 그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년시절은 그러한 억압과 억제의 틀에서 성장한 이들은 사회지위를 얻은 다음에 뜻하지 않는 언행으로 자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다. 성공 지향적이며 권력중심주의의 근엄한 사회일수록 언제나 지도층의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언행은 반복될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지도층만의 문제가 아니며 교양 없는 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언행은 항상 다른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여기며 자신의 언행은 면죄될 수 있다는 독선에 빠질 것이다. 이러한 심리는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과 같이 자신의 발언을 합리화하게 될 것이고, 걷잡을 수 없는 문제로 크게 확산될 것이다. 

강용석 의원도 자신의 발언이 이렇게까지 정치적 사회적으로 증폭될지 몰랐을 것이다. 프로이드가 무의식을 의식의 힘으로 통제하기를 원했듯이 누구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성희롱과 성차별적 언행을 경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사회문화적으로 비뚤어지는 병리적 무의식을 축적시키는 폐쇄성을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