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188

흑백요리사의 디스토피아 이유는

-흑백요리사 포맷의  양면 글/ 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는 우리 사회에 작동하고 있는 공정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되었다. 그 공정한 판단 기준이 ‘맛’이었다. 상대적으로 다른 가치들은 배제되었지만,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음식을 넘어서 다른 기준들이 작동하였다. 사실상 하위 라운드일수록 맛을 적용했을 뿐이다. 아마도 맛이 없는 식당 요리사는 초기에 배제하려는 설정이었을지 모른다. 즉, 기본 맛이 평가된 이후에 다른 요소들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결국에는 조리한 음식의 범주에서 이탈하지는 않았다. 예컨대, 경험에 따른 컨셉이나 스토리텔링 그리고 미학적 측면이 ..

정년이에 열광하는 문화 심리와 SNL 패러디의 착오는

글/김헌식 (중원대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드라마 ‘정년이’는 이런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 자체가 놀랍고 매주 시청률을 갱신하는 점은 더욱 기적과 같다. 단순히 복고 수준이 아니라 과거의 예인 모습과 활동을 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문화예술인을 다룬 드라마의 흥행은 그리 썩 좋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어서다. 이렇게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전통음악의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중요한 것은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형상화라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드라마 ‘정년이’를 보면, 최근 불고 있는 여성 서사의 정점이라고 생각이 절로 든다. 등장인물의 거의 여성이라는 점은 애써 여성주의를 내세우지 않아도 사회적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 여성 서사가 중심..

하니와 한강 작가 패러디 무엇이 문제일까

하니와 한강 작가 패러디 무엇이 문제일까What's the problem with Hani and Han Kang's parody?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 이사) 지난 2월 구독자 900만 명의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은 필리핀 여성과 방송을 했다가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쯔양은 구독자와 함께 방송을 진행한다며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결혼 이주한 여성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필리핀X대한민국의 기막힌 콜라보’라는 자막이 흐르면서 초대된 필리핀 여성은 “안녕하세요. 미소가 아름다운 니퉁입니다”라는 말에 이어 “원래는 농부의 마누라였는데 지금은 개그우먼”이라고 소개했다. 이 방송장면은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근본적으로 이 여성은 가짜였다. 필리핀 여성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K 콘텐츠의 미래 요건은?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평론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화의 저력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수용되는 양상과 미래의 방향성을 요즘 한식의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상황에 견주어 볼 수 있었다. 이는 한국 문화의 전체적인 맥락과 본질이라고 할 수 있어서다. 비유하자면 대중문화 콘텐츠가 일으킨 한류는 떡볶이에 해당한다. 문학 한류는 사골 국밥에 해당한다. 떡볶이는 즉석 떡볶이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스트리트 푸드에 포함된다. 재빨리 쉽게 먹을 수 있는 점에서 간편함과 편리성, 매콤한 스파이시의 풍미가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추장은 오랜 숙성이 필요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간단히 평가할 수는 없다. 한식 자체..

세계 최고 수준 K-가상 아이돌, 대세 될까?

Will the world's top K-virtual idol become a trend?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대중문화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Kim Hern-sik, Specially appointed professor at Jungwon University, popular culture critic, Doctor of Cultural Information Contents) 가상 아이돌에 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최근에는 플레이브와 나이비스같이 주목받는 가상 아이돌의 인기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이 거의 유일무이하게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매번 질문을 받으면서 드는 생각은 명확해 보였다. 틈나는 대로 언급하지만, 세계적이었던 가상 인간 릴 미켈..

헬스디깅족과 뻐꾸기 크루의 등장은 왜?...

헬스디깅족과 뻐꾸기 크루의 등장은 왜?...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 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뻐꾸기는 타 둥지에 알을 낳고 그 둥지에서 부화 성장하게 한다. 최근 이러한 뻐꾸기를 빗댄 표현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마라톤 대회에서 뻐꾸기 크루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뻐꾸기 크루는 참가비를 안내고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러닝 크루를 말한다. 사실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는 참가비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내지 않는다면 타격이 크다. 더구나 분위기가 자칫 달라질 수도 있다. 이렇게 뻐꾸기 크루로 참여하는 이들이 한 대회에서만 수천 명에 이르기도 한다니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이런 현상의 근원에는 바로 헬스디깅족이 있다. 헬스디깅족은 말 그대로 건강에 대해 파고드는 사람이라고 할..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 비결의 배경과 이면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 비결의 배경과 이면 The background and behind the secret of the popularity of ‘Black and White Chef: Cooking Class War’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예능 프로그램의 핵심 코드 가운데 하나는 ‘권위의 파괴’이다. 권위적인 사회일수록 더욱 이런 코드가 선호된다. 예컨대 권력자나 직장상사의 허점이나 무능력을 폭로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풍자 코미디에서 이뤄진다. 연장자 내지 선배와 후배 관계일 때 반말을 하거나 가벼운 욕설을 할 경우에 웃음이 유발되기도 한다. 하지 말아야 하는 불문율의 금기를 가볍게 넘나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힙트레디션(Hip Tradition)은 정말 무엇일까?

글/ 김헌식(사회문화평론가, 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한 제과업체가 전통 간식인 강정을 1982년에 출시한 적 있는데, 이 자사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이를 이름하여 힙트레디션(Hip Tradition)이라고 내세웠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이렇게 과자에 이를 줄은 미처 몰랐다. 힙트레디션의 본격적인 부각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때문이었다. 방탄소년단 RM의 작업실에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포착되면서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품절 사태까지 빚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만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만이 아니라 백화점 팝업스토에서 선보인 백제금동대향로 미니어처도 10만 원에 가까운 가격인데 모두 판매되는 등 크게 주목을 받았다. 즉 단지 유명 연예인 때문에 이런 ..

요노족의 진실은 이것?!

-요노족과 플렉스, 욜로족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요즘 20대를 흔히 Z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바로 요노족이다. 플렉스족이나 욜로족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의아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 플렉스나 욜로의 특징이 있었는데 한순간에 바뀐다는 말인가. 이러한 개념 규정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요노족은 근검절약을 하는 특징이 두드러지는 이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요노(YONO)는 '유 온리 니드 원(You Only Need One)'의 약자인데, 직역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하나만 필요하다는 문장이다. 어떻게 이 말이 근검절약하는 특징과 연결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다. 사실 근검절약이라는 말도 요즘 세대의 ..

구릿빛 피부 백설공주와 키 큰 난쟁이 어때? -How about the bronze-skinned Snow White and the Tall Dwarf?

디즈니의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몇 가지 소고A Few Thoughts on Disney's Political Correctness (PC)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정보콘텐츠학 박사, 사회문화평론가) Written by/Kim Hern-sik (Jungwon University Special Professor, Doctor of Information Contents, Social and Cultural Critic) 실사 영화 ‘백설공주’ 예고 편에 엄청난 숫자의 ‘싫어요’ 가 기록되어 논란을 일으켰다. 우선 캐스팅에 대한 반발이다. 백설(白雪)이라는 말 자체가 ‘눈처럼 흰 피부’를 의미한다. 이런 흰 피부의 백설공주역에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를 캐스팅한 것에 대대적인 반대의 목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