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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대처하는 곽원갑의 자세

외로움에 대처하는 곽원갑의 자세 06.04.01 16:09 김헌식 (codess) 곽재구는 포구기행에서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서 사랑이 찾아오는 때보다 더 귀한 시간이라고 했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로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충분히 견뎌내며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다들 아파하고 방황한다. 스스로 얻어지는 그 외로움은 상대방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고수일수록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 ⓒ 쇼이스트 아버지의 패배와 그로 인한 치욕스런 수모에 곽원갑(이연걸 분)은 최고수를 꿈꾼다. 오로지 그의 목표는 최고수에 고정되어 있어 심우(心友) 농경손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마침내 진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

영화 2009.04.25

연극 <격정만리>의 미래는?

06.04.22 16:48 김헌식 (codess) 지금 꼭 사랑하고 싶은데 너는 내 곁에 없다 사랑은 동아줄을 타고 너를 찾아 하늘로 간다 그리움으로 하여 왜 우리는 산산이 부서져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빛을 가져야 하는가. 그리움에 사무쳐 이별의 고통을 감내하는 이는 누구인가. 이들이 개인 혹은 연극인들만이며, 꼭 과거 속의 사람들일까?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연극 의 제1장은 이렇게 시낭송과 함께 시작된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장관 임명 전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연극 는 극단 '아리랑'의 20주년 기념 공연작이다.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잘 알려졌듯이 초연은 아니며 그간 우여곡절이..

공연 2009.04.25

퇴물 형사가 도시 질주를 하는 이유

퇴물 형사가 도시 질주를 하는 이유 06.04.25 14:27 영화 은 단순 명쾌하다. 처음부터 관객은 단순명쾌한 것을 예상하고 스크린을 맞는다. 리차드 도너감독의 스타일을 아는 이들이라면 영화가 어느쪽으로 흐를 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악당과 정의의 주인공! 전형적인 버디 영화라는 점은 영화의 진행 방향을 명확하게 예상토록 한다. 죄인을 호송하는 경찰관. 10시까지라는 시간, 16 블럭이라는 공간의 제약도 확연하게 만든다. 단순 명쾌 속에 전복을 깔아두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자신이 보호해야 할 증인이 자신을 결코 보호해주지 못함을 아는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뀐다. 경찰이 경찰을 상대로 싸워야 하며 자신은 경찰이 아니라 경찰을 쏜 흉악한 범죄자가 된다. 이러한 역설 자체가 삶이라는 사실에 무료한 일상에..

영화 2009.04.25

공포는 자기중심주의와 단절에서 나오는가

ⓒ 쇼박스 처음에는 닭장 같은 이미지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여러 가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아파트다. 단지 주거공간에 그치지 않고 부와 투자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아파트 건설의 활성화는 경제의 순환 혹은 경기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아파트는 도시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한 면을 드러내기라도 하듯 대부분의 도시인들이 이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파트 한 단지에만 해도 정말 많은 사람이 몰려 산다. 아파트 단지에만 있어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단지만 이러한 응축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자신의 호실 안이라는 일정한 공간 안에 생활에 필요한 것이 모두 최대한 응축되어 있다. 필요한 것은 다 있기 때문에 애써 옆 공간 아래 공간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다만 소음..

영화 2009.04.25

어떻게 <디워>는 '봐야할 영화'가 됐나

▲ 의 한 장면. 영화 는 거칠고 허접한 면이 있어도 재미있다. 에 예술적 관점, 혹은 고품격의 영화론을 들이대는 것이 예의가 아니다. 그렇다면 욕을 먹는다. 아니 거꾸로 영화 좀 공부했다는 사람이 우뢰매를 극찬하는 것은 자기 할 일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린이 신문에서도 극찬하지는 않는다. 는 수준에서 약간 업그레이드 되었다. 거대 자본에 바탕을 둔 컴퓨터 특수효과와 스토리라인의 보완이 강화되었다고 보면 될까. 사람들이 에서 기대하는 것은 상상력과 재미 그 자체일 뿐이다. 칸영화제의 수상작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여기에 대고 그 영화는 훌륭한 것이 아니라고 훈계하면 짜증이 날 법하다. '그걸 모르는 게 아니며 우린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이라고 답글을 달 것이다. 와 의 차이 를 미국에 수출한다고..

영화 2009.04.25

영화 <추격자>, 결핍된 존재들의 우연적 향연

영화 , 결핍된 존재들의 우연적 향연 추격자, 개봉영화 2008년 제목이 '추격자'다. 별다른 기대감을 갖게 하지 않는다. 범인을 잡는 영화겠다. 그럼 스릴 있는 재미를 주면 된다. 기대감의 충족 요건이다. 더구나 유영철의 사례를 다루었다니 실제감과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러나 너무 실제와 같다면 영화로 만들 이유가 없다. 극적 서사에 다른 상상력의 얼개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폭력과 성적 욕망의 대리적 충족, 권력에 대한 희롱과 조소, 징악(懲惡)을 통한 충족감, 자연스러운 희극적 상황을 가로지르는 비극적 상황 속 비장미 등을 준다면 금상첨화겠다. 영화 는 이 기대하지 않아야 관람 뒤 충만해지기 좋을 범주에 충실하려 한다. 이런 영화에서 핵심은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다. 잡는다면 어떻게 잡을까다. 누가..

영화 2009.04.25

장애인, 뮤지컬 '빨래'

장애인을 위해 빨래할 정치인이 필요하다 장애인, 뮤지컬 '빨래' 2005년 초연 이후 2008년 다시 가다듬어 선보이고 있는 화제의 뮤지컬 ‘빨래’의 가장 명장면은 1막에 있다. 1막의 끝자락에서 주인집 할머니의 혼잣말은 소리 없이 관객의 눈물을 자아낸다. 그때서야 왜 40년 동안 기저귀가 그 집 빨랫줄에 걸려있었는지 알게 된다.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공익근무요원이 주인 할머니 집에 찾아와 정둘이씨를 찾는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사람은 찾을 수가 없는데, 대신 그는 방문 하나가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사람을 부르고 문을 두드려도 사람은 없다. 정둘이라는 사람을 찾는 이유는 그녀가 장애인이고 장애인 재등록 기간이라 다시 갱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익근무요원이 그녀의 존재를 확인해야 재등록 인정..

공연 2009.04.2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노인은 없다

영화 에 노인은 없다. 여기에서 '노인'으로 번역되는 '올드맨'(old man)이 반드시 노인일 필요는 없다. 는 단순히 노인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 과연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인지, 혹은 결말이 이게 뭐냐는 반응이 나오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아카데미 수상 덕에 국내 관객이 늘어 좀 더 극장에 간판이 걸리게 되었다. 하지만 큰 기대를 가지고 보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익히 알고 있는 스릴러에 변화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낯선 것은 대개 익숙하지 않아 쉽게 와 닿지 않고, 영화는 거리감을 유지하다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올드맨의 회한을 부각하면서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무미건조한 장치에 불과하다. 명분도 ..

영화 2009.04.25

영화 <괴물>, 딜레탕티슴의 시장적 승리

-영화 , 딜레탕티슴의 시장적 승리 '소문난 잔치'의 빈곤성 괴물이 매일 수 십 만 명의 사람들을 집어 삼키고 있고 사람들은 그 안으로 수없이 자발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괴물의 괴력, 아니 괴물은 한국영화를 집어 삼키는 괴물이 될 수도 있다. 당장에 필요한 것만 흡수하고 뼈만 입으로 배설해 내는 처럼 대중 영화로는 성공할 지 모르지만 영화 작품에서 새롭게 진지하게 의미점을 던져주는 창조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수백만의 관객, 천만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의도가 들어갈 때부터 예상된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기존의 오락 영화와는 정말 다른 면들을 많이 보여준다. 한국 블록버스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실감나는 괴물을 넣었고 여기에 개인-가족이 제도, 국가를 넘어 괴물과 대항한다는 사회 의식적인 메시..

영화 2009.04.24

천만관객 <괴물>, 반생태학적 영화 표상?

웬만한 사람들이면 예견했듯이 영화 이 최단기간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면서 영화가 한국사회에 미친 암울한 점은 희석되고 있다. 때마침 영국 신문의 호평은 다시금 천만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영화가 미친 부정적인 면은 다시금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첫 번째 논의 점은 이 영화계에 미친 파급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스크린쿼터제도를 둘러싸고 영화계는 정말 단결이 잘되는 모양새였다. 막상 146일에서 73일로 줄어들고 영화 이 등장하면서 구도는 급격하게 다른 양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상영일수를 줄게 만든 미국과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은 차치하고, 이 73일을 두고 대형 영화와 소형 영화가 내분, 양극화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과 같은 영화가 627개의 스크린을 차지하고 롱런 해..

영화 200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