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종이컵이 수십개 열과 행을 지어 도열된다. 그리고 커피, 프림, 설탕이 일정한 비율로 척척 스푼에 따라 담긴다. 눈들은 모두 큰 시계를 향한다. 째깍째깍! 아홉시. 업무 개시 시간. 뜨거운 물이 담긴 커피 포트는 이미 대기된 종이컵으로 향한다. 이제 종이컵은 커피찻잔이 되고 그 잔들은 사무실에 있는 각 사무원들의 책상으로 이동된다. 책상에 앉아 있던 샐러리맨들은 일종의 배달된 커피를 마시고 업무를 시작한다. 이 커피를 준비하는 이들은 샐러리맨들과 달리 자주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 유니폼은 양장스타일이기 때문에 단번에 그들 모두 여성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장면이 담긴 개봉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비록 1990년대 초반의 풍경이지만, 차별로 설움 받는 상고 출신 여성들의 대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