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하얼빈 현빈 경성크리처 박서준 보호해야 할 자산인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5. 2. 3. 12:29

글/김헌식(중원대학교 특임교수,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미래학회 연구학술이사, 평론가)

 

202312경성 크리처가 일본에 공개되면서 일본 시청자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경성 크리처의 주연 배우 박서준을 보려고 팬들이 시청을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설정에 당황했던 것이다. ‘이태원 클라스를 통해 일본 열도의 핫스타로 부상했던 박서준이 왜 이런 드라마에 출연했는지 의문이 들었을 법했다. 이 드라마에서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경성에서 발생한 부녀자 실종 사건의 괴생명체가 있었고, 그 괴생명체를 만든 것이 일본군이었다. 일본군이 이런 괴생명체를 만들었을 리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적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물론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알 수 없지만,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너무도 쉽게 731부대의 실체를 알 수가 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731부대의 만행을 처음 인지한 일본 젊은 세대들이 많았다. 따라서 박서준의 출연 때문에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일본 제국주의가 생체실험을 통해서 동아시아에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20247월에는 시즌 2가 공개되었는데, 일제 강점기에만이 아니라 21세기에도 이런 제국주의적 음모가 계속되고 있는 점을 부각했다. 비록 미국의 자본이나 유통망을 통해서 일본에 진출했지만, 교육이나 정치적으로도 이룰 수 없는 성과를 낳은 셈이다.

 

이런 현상은 영화 하얼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하얼빈은 117개국에 수출이 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일본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에서 추앙받는 이토오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영화가 일본에서 개봉된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 성과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현빈이라는 한류 스타의 캐스팅이 기여한 점이 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열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덕분에 현빈의 한류스타 입지를 더욱 공고하게 되었다. 이런 한류 스타의 출연 영화를 일본 극장 자본이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이토오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가 일본 제국주의자나 극우가 말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맡았던 현빈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북한의 장교 리정혁을 열연해 호평을 받고 인기가 치솟았다. 일본에서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단한 이미지 쇄신 효과를 낳았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영화 하얼빈이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우들의 준동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한소희 배우가 경성크리처2SNS에 홍보를 하다가 집단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졌다. 영화 하얼빈이 일본에서 개봉을 하게 되면 분명히 극우나 일본 제국주의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불순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

 

한류스타인데 안중근 배역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느냐 질문이 있자 현빈은 "그런 부담감은 1%도 없었다""제가 고민했던 건 안중근 장군에 대한 존재감 때문이었다. 일본과 관련된 우려는 주변에서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영화 자체는 우리나라의 아픈 기억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으면 안 되는 기록"이고 "우리나라를 자리 잡게 해주신 한 분을 연기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칫 현빈 배우의 일본 활동이 영향이 있을지 모른다. 배우들은 이러한 점을 알고 출연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한국 국민들이 인지하고 그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박서준은 일본에서 더 인기가 있을만한 로맨스물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크리처물에 출연을 했기 때문에 이런 선택에 대해서 응원과 격려를 더 받아야 한다. 단지 시청시간이나 시청률, 글로벌 순위의 성적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세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단다. 만약 배용준 배우라면 만약 영화 하얼빈에 출연할 수 있었을지 생각할 수 있다. 배용준 배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정서나 미디어 콘텐츠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동시에 여러 나라에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극장 개봉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은 결국 역사적 사실을 넘어 진실을 다루며 인류의 공영을 위한 보편적 가치를 끊임없이 매쉬업하는 자세를 갖도록 응원과 지지가 여전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