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경영 이론과 사고법 100

풍선효과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3. 1. 8. 18:26

[마켓레이더] 쏘나타 팔아 초코파이 사라고?

요즘 주식시장에는 풍선효과(Balloon effect)가 작용하는 것 같다. 풍선효과는 어떤 부분이 눌리면 다른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일종의 상호작용 현상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을 풍선 부피로 본다면 최근에는 그 부피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풍선효과는 커졌다. 넘치는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한계를 보이면서 풍선 크기는 작아진 상태다. 하지만 한정된 자금으로 최대 성과를 거두려다 보니 풍선효과는 강화됐다.

글로벌 시각에서 본다면 자동차 업체 사이에 풍선효과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엔화 약세로 도요타 혼다 닛산 같은 일본 업체 주가가 상승하면 경쟁업체인 현대차 기아차 주가가 하락한다. 원화 약세기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이번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현대ㆍ기아차 연비 이슈를 발표하자 반사이익을 예상하며 일본 업체 주가가 뛰어오른 것도 풍선효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풍선효과는 헤지펀드가 활성화하고 글로벌 롱ㆍ쇼트 트레이딩이 빈번해지면서 강해지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 GM 포드 도요타 혼다 등 대부분 자동차 주가가 올랐지만 유독 현대ㆍ기아차만 소외된 것도 파업 이후 실적 부진, 원화 강세, EPA 연비 문제 같은 이슈 때문에 발생한 풍선효과다.

국내 산업에서 나타나는 풍선효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 국내에선 풍선효과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자주 나타났는데, 대개 섹터를 불문하고 오직 '수익률'에만 근거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내수주나 엔터주 전기ㆍ전자(IT)와 자동차가 대체주 구실을 하면서 풍선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때 증권시장에서는 "쏘나타(현대차)를 팔아서 초코파이(오리온)를 사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음식료와 자동차는 시가총액 비중이나 업종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수익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서로를 대체하라는 것이다. 부진한 섹터를 완전히 비워버리는 일도 허다하다.

결국 풍선효과는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위험 자산에 용기 있게 투자할 투자자가 줄고 머무는 자금마저 단기 성과를 중시하니 펀드매니저도 고수익 종목을 좇을 수밖에 없다. 풍선효과만 강화되는 셈이다.

지난달 이후 풍선에 눌렸던 자동차주에 변화가 보인다. 미국에서 현대ㆍ기아차 이달 판매량 집계는 지난해 같은 달과 전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지금 속도라면 현대차 이달 판매량은 5만2000~5만5000대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4만9600대, 전달 5만200만대에 비해 높다.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는 10%대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유럽에서도 6%대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너무 낮다. 지수 관련주 반등, 기관 재편입, 대체 주식 주가 하락, 4분기 실적 턴어라운드 등은 풍선효과 이면에서 생각해봐야 할 사안들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