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캐릭터의 변화 배경
대개 가면을 쓴다는 것을 나쁘게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면에서 페르소나가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21세기 세대들은 그런 생각에서 자유롭다. 페이크 다큐가 유행을 한 것도 마찬가지다. 빤히 페이크 다큐가 가짜,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콘텐츠를 즐기는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짜인가 진짜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내용이 없어도 좋다. 이미지로 충족을 하는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 이미지는 캐릭터로 각광받는 경우가 빈번하고 있다. ‘복면가왕’을 보면 사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얼굴들이 아닌 가면을 소비한다. 그렇게 하면서 거꾸로 가면안의 사람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정말 그 가면안의 사람을 궁금해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알고 있던 사람들의 또다른 면모를 보고 싶은 것이다. 그 면모가 바로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이면 충분하다.
펭수 캐릭터가 유행을 하고 있는데 이는 캐릭터 시대의 한 현상이라고 충분히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튜브 구독자 수가 많기 때문에 디지털 모바일 환경 속에서 새로은 캐릭터의 소비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본래 한귝교육방송공사의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였는데 20-30대라고 하는 성인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상황이 되었다. 이를 두고 키덜트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같은 어른의 문화적 취향을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펭수는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펭귄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는 1차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동심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펭수는 다른 캐릭터와 달랐다. 다른 캐릭터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고 살아 움직이지도 않는다. 미디어 콘텐츠 안에만 있고 현실에 있다하더라고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로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펭수는 처음부터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 가면을 썼고 그 가면 캐릭터에 따라서 그 안의 사람이 연기와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가짜 그러니까 페이크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고 소비하는 현상이다. 가상과 현실 그리고 실물과 연기되는 인물이라는 점은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콘텐츠는 가설 설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담겨져 있는가이다. 펭수는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에서 완전 파괴적인 단계로 가지 않는다. 진부하지 않으면서 약간 새로운 그러니까 10살의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20-30 청년 정서 혹은 신세대의 마음과 감성을 그대로 전해준다. 가면과 그 본질적인 내용은 이렇게 기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다른 청년이 들어 있음을 알면서 사람들에게 제시되는 그 내용을 소비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살아서 움직이고 원하는 말들을 생동감있게 자유자대로 하는 상황. 뭐가 거짓이고 사실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캐릭터의 세계관이 나와 맞는가가 중요할 뿐이다. 나의 분신이면 나의 대변자이며 친구라는 존재가 우리 모두에게는 필요한데 단지 펭귄이라는 것 때문에 우리는 펭수에게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글/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카이스트 미래세대 행복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