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이란?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과 루세떼 스톤
김헌식(평론가, 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
어린 시절 병아리를 키우다가 죽은 병아리 때문에 가슴 아파 하던 기억들이 있다. 잠깐 길렀던 병아리도 그런 데 오랜 동안 같이 지냈던 반려 동물이 죽었다면 그 마음은 더욱 더 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잃었다고 슬퍼하고 있으면 사람도 죽는데 무슨 동물이 죽었다고 그러냐라고 하는 어른들이 있었지만, 문화는 변해가기 마련이고 인식도 달라진다. 펫로스 증후군이나 루쎄떼 스톤도 마찬가지다.
반려 동물이 죽으면 평균 10개월 정도의 상실감과 우울감이 진행된다고 한다. 길게는 1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느끼게 되는 부정적인 심리적 경험을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이런 펫로스 증후군에 잘 빠질 수 있다. 어떤 아이들은 죽음을 반려 동물 때문에 인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 동물을 아이에게 선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려 동물이 떠날 때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반려 동물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기 때문에 여러번 반려 동물을 떠나보내면 상실감과 우울감은 증가하게 될 수 있다.
오랜 동안 같이 지냈거나 마음의 의지를 더할수록 강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요즘에는 항암 치료등 그 질병의 치료 과정을 같이 지켜보면서 더욱 고통을 함께 느끼게 된다. 사람도 옆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상처를 오래 남긴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해 못할 일이 아닐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반려 동물 문화에 따라 이런 펫 로스 증후군에 대해서도 인식이 확산 되어 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거나 치유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모색되어 왔다.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통해 떠나보내기를 충분히 해야 이런 심리적 상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대개 말한다. 반려 동물에 관해서 평소의 사진 앨범 만들기, 묘지나 추모하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도 이러한 상실감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종교에 따라서 49재나 천도재를 지내는 경우도 있다. 종교의 문턱이 동물에게도 그 문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간만이 아니라 생명을 모두 포용하는 종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낯설 수 있지만 루세떼 스톤은 반려 동물의 유골가루로 만든 팔찌, 목걸이 같은 기리는 물품을 말한다. 추억과 함께 소중한 보석처럼 간직한다. 항상 몸에 간직하고 있을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다. 사람은 아니라고해도 반려동물은 할 수 있을 지 모른다. 사랑이 전제된다면 말이다,
인간의 복제만을 생각했지만 동물복제는 펫로스의 극복 방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오히려 인간보다는 동물 복제는 쉽기 때문에 반려 동물이 더 유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사람처럼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려 동물을 잃고 슬퍼하고 심지어 몸에서 두통과 어지러움증 등이 발생하는데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때, 이를 이상한 사람쯤으로 간주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랑하는 존재가 그 무엇이든 그것이 사라졌을 때 느끼는 상실감, 슬픔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숨기거나 부끄럽고 이상한 것으로 여기는 순간, 오히려 더 부정적인 심리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심리적 약자 상태인 사람일수록 이런 펫 로스 증후군에 더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반려 동물이 대한 마음은 단지 옆에 있던 존재가 단지 없어져 버렸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고마움에 관한 또다른 예의일 수 있다. 한편으로 인간도 소멸의 존재라는 점을 반려 동물이 자주 일깨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