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카페 차별이 낳을 부작용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20. 8. 31. 13:01

공든 탑이 디테일 결핍 때문에 원성을 사는 일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이 위기 상황 속에서 애를 쓰고 있음을 모르지 않고 많은 국민들이 경의를 표합니다. 많은 조치들이 방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약간의 정책적 디테일의 결핍에서 의도하지 않은 억울한 피해의식을 낳고 있음은 안타깝습니다. 이는 방역 당국의 선의와 관계 없이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8월 30일부터 실시하는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술집은 왜 적용대상이 아닌지 의문입니다. 예컨대 카페의 예도 그렇습니다. 예외성의 부작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조치를 보면 프랜차이즈 카페는 테이크 아웃과 포장 배달만 되고, 개인 카페는 실내 이용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더구나 프렌차이즈 카페는 2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도 마스크는 기본이고, 전자명부 작성을 해야 하고 신분증까지 제시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디테일의 부재가 낳는 부작용이 발생을 합니다. 실내에 머물지도 않는데 신분증까지 제시하고 아메리카노를 구입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누가 더 이상 이용할까요. 그렇다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손쉽게 한잔 구입하면서 사생활 노출이 되지 않는 곳을 찾게 되겠고 그러니 이왕이면 동네에 다른 개인 카페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손님이 그렇게 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배달을 하면 되지 않는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프렌차이즈라고 모두 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수수료 때문에 하지 못하거나 안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배달앱에 신청을 하면 승인까지 한달 정도가 소요가 됩니다. 그냥 배달을 하겠다고 해서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마 이같은 사실은 전혀 모를 것입니다. 자영업을 운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만 알 테니까요.


그럼 개인 카페를 왜 예외로 삼았을까요. 방역 당국에서 개인 카페를 허용한 것은 몇가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첫번째는 스타벅스와 할리스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전염 사례가 나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카페들은 도심 중심에서 밀집도와 밀접도가 높았던 공간입니다. 즉 단지 프렌차이즈 카페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더구나 매장 숫자도 많고 이용객 빈도도 높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전염은 밀집도 밀접도가 높은 공간은 개인 카페와 프렌차이즈 카페를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개인 카페 가운데는 밀집도 밀접도에다가 밀폐도가 높은 곳이 많습니다. 프렌차이즈 카페라는 이유만으로 같이 묶여야 하는 것은 전형적인 범주의 오류입니다. 더구나 앞선 감염 카페에서 장시간 비말을 많이 뿜어내는 행위를 한 이들의 탓은 지적을 하지 않고 카페탓만 하는 것은 억울함을 가중 시킵니다. 카페는 회의 장소도 영업 판매 장소로 이용되지 않도록 한다면 자영업자들도 좋아할 것입니다.


두번째 개인 카페를 제외한 것은 개인 카페가 영세하고 서민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맞는 듯이 보입니다.그럴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프렌차이즈는 매우 다양한 형태입니다. 대형 업체만 생각하지만 이제 시작인 중소형도 많습니다. 소형 점포도 많고 이용하는 고객이 적은 곳도 빈번합니다. 또한 그 운영자들은 매달 많은 임대료를 내야하는 임차인입니다. 거꾸로 건물주 임대인의 카페는 임차인 카페에서 온 사람들로 호황을 누릴 태세입니다.


반대로 개인 카페 가운데는 규모가 큰 데도 많습니다. 또한 임대료를 내지 않고 자기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런 카페들은 8.30조치에서 모두 제외가 됩니다. 개인 카페라고 해도 계급과 계층이 다른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수도권 카페의 90%가 개인 카페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이번 조치가 과연 형평성에 맞는 것일지 생각해 봅니다.

다음으로 네비게이션 패러독스 효과를 생각해 봅니다. 네비게이션이 막히지 않는 길을 일러주지만 곧 막히게 됩니다, 왜냐하면 많은 네비게이션이 그 곳이 한적한 길이라고 알려주니 곧 그 길도 복잡해집니다. 프렌차이즈 카페가 사실상 실내 영업이 금지되고 이용하기도 번거롭게 되면 이런 개인 카페들을 이용하게 됩니다. 더구나 넓은 건물에 들어선 개인 카페에 몰릴 것입니다. 여기에서 전염병 방역에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바로 쏠림의 역설입니다. 사람들은 개인 카페로 몰리게 될 것이고 밀집, 밀접, 밀폐도에서 불리한 상황이 됩니다. 아무리 요즘 유행하는 넓은 창고형 카페라고 해도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이는 감염병 방역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고 방역 정책에서 의도하지 않은 바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19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2.5단계는 언제든 찾아 올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취해지는 이런 조치들은 프렌차이즈 자영노동자들을 힘들게 할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형평성을 생각하고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 것입니다. 대부분 대출을 받아 운영하고 있으니 어려운 시국에 더 감정이 상할 것입니다.


예외를 두는 것, 그것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내 공간 감염은 카페보다 식당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식당은 밀집 밀접 밀폐도에 대한 기준도 없고 단지 밤 2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을 금지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조차 식당들의 실제 구조와 디자인을 파악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24시간 영업하는 식당 자영업자들이 분노와 원성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분법적인 구분과 이의 절대적 적용입니다. 방역은 일률적인 기준이 아니라 실내 공간의 역학 구조에 따라서 다양하게 기준이 마련되고 적용이 되어야 합니다. 각 공간에 공기의 흐름과 순환에 대한 진단 지원 정책이 정부 기관이 할일 입니다. 과연 자치구의 담당자들은 관내 공간들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요. 일방적인 기준의설정과 이의 적용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피로증과 저항감을 불러 일으켜 방역 전선에 차질을 둘 수가 있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모든 업장의 구조를 조사하고 이에 맞는 방역 원칙과 적용을 실천해 나가는 조치가 코로나 19극복을 위해 바람직할 것입니다. 덧붙여 장시간 머물지 말고 비말을 분사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경우 공간 운영자들이 왜 좋아할지 나아가 상생의 묘는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김헌식(박사,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