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축구에 열광ㆍ역사에 탄식…TV가 바쁘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21:06

축구에 열광ㆍ역사에 탄식…TV가 바쁘다

동계올림픽ㆍ월드컵ㆍ亞게임

스포츠 중계ㆍ연계프로 기획


‘아마존의 눈물’ ‘툰드라’ 등

원시문명ㆍ환경다큐 봇물


한국戰 60돌 대작 드라마도


2010년에는 어떤 이슈가 방송가를 뜨겁게 달굴까.

올해는 유독 굵직한 이벤트가 많다.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는 물론 4ㆍ19는 50주년이고 한국전쟁은 발발 60년이다. 현대사의 굵직한 흔적은 방송가가 주목하는 키워드다.

▶스포츠

스포츠는 올해 방송가의 1순위 화두다. 방송가는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부터 11월 아시안게임까지 줄이은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연계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 중이다. 그 중 예능이 가장 발 빠르게 스포츠와 연관된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KBS 2TV ‘출발 드림팀2’는 지난달 캐나다로 떠나 한판승부를 벌이고 돌아왔고 ‘남자의 자격’ 멤버들 또한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 참여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동계올림픽과 남아공월드컵 주관 방송사인 SBS는 중계방송 자체에 집중할 예정이다. SBS 신석대 편성기획부장은 “이번 동계올림픽은 국내 최초로 전 종목 해설자를 현지 파견하고, 김연아 출전 피겨 등 국민적 관심 종목은 SBS만의 별도 화면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는 6월에 있을 남아공 월드컵 전 경기 생중계 및 녹화 중계까지 할 예정이다.


▶지구 생태 및 원시 환경

지구 생태 및 환경에 대한 관심도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환경다큐, 녹색성장, 녹색산업 에너지 관련 콘텐츠 등이 여전히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도시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의 자연에 대한 동경이 더해지면서, 아직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안방에서 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질 것으로 방송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MBC 환경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환경과 원시 문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상징한다. 지난 8일 방송된 1회 시청률은 다큐로서는 경이적인 수치인 22.5%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TNS미디어코리아)

MBC‘ 아마존의 눈물’

KBS도 신년 첫 기획물로 북극, 적도의 초원, 사막 등 지구의 경이로운 모습을 담은 환경 다큐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을 방송했다. 오는 3월에는 ‘고선지 루트를 가다’를 방송하며, ‘동아시아 생명 대탐사, 아무르강’ 등도 연중 방송된다. SBS는 20년 후엔 사라질지 모르는 툰드라를 조명하는 탐사물 ‘툰드라’, 사라져가는 지리산 반달곰의 모습을 포착한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곰’을 2010 대표 콘텐츠로 내놨다.

MBC 정성후 CP는 “현대사회가 각박해질수록, 원시적인 자연에 대한 동경이 커지게 마련이다. 원초 환경에 대한 관심을 어떤 식으로 풀어내느냐가 방송가의 화두”라며 특히 “올해 특히 남아공월드컵 이슈와 맞물려 아프리카 원시 환경의 조명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프리카는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베일에 싸여있는 ‘미지의 땅’으로 방송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MBC는 ‘북극의 눈물’과 ‘아마존의 눈물’로 이어진 눈물시리즈의 다음편 주제를 ‘아프리카’로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인 6ㆍ25 발발 60주년을 기념하는 콘텐츠도 유독 많다. KBS는 1970년대 동명의 작품 ‘전우’(6월 방송 예정)를 방송한다. 이 작품은 한국 전쟁 당시 생사를 함께한 9명의 부대원의 전우애를 새롭게 그린 것으로 남자 주인공으로 최수종이 발탁된 상태다. MBC 역시 한국전쟁 기념작으로 110억원 제작비의 대작 ‘로드 넘버원’(6월 방송 예정)을 방송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지훈 작가가 집필하며 소지섭 최민수 김하늘 등이 주연급으로 출연한다.

▶시청자 참여

방송 전반에 걸쳐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1박2일’(KBS)은 시청자와 함께하는 특집을 계기로, ‘국민예능’이라는 프로그램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번에 2회째를 맞는 ‘시청자 참여 특집’은 무려 100만명의 시청자가 몰려 그 인기를 입증했다. ‘생로병사의 비밀’(KBS)에서도 건망증이 심각한 시청자 500여명이 검사를 신청,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 SBS ‘스타킹’도 최근 포맷을 변경, 시청자의 참여 비중을 늘렸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올해 TV 프로그램이 일반인 참여를 화두로 움직일 것”이라며 “그동안 리얼버라이어티는 전문 예능인의 애드리브와 잡담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식이었다면, 이젠 일반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또 다른 형태의 리얼버라이어티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수준급 HD화질

그밖에 올해는 방송가의 HD화질 전쟁이 불 붙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했다. 3D 입체영화 아바타의 전 세계적인 인기 돌풍에서 가늠할 수 있듯, 국내 방송가도 화질 업그레이드에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다. 만약 중간광고, 가상광고 등이 상반기 내 허용된다면 화질의 퀄리티는 산업적 효과와도 연동된다. 점차 업그레이드되는 화질로 광고효과가 극대화되면 놀라운 수요 창출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지은 EBS 편성기획부장은 “올해 방송가는 화질전쟁이 불붙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내용보다 화면 위주로 방송이 만들어질 것이며, 이 때문에 콘텐츠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는 또 “TV가 화면 위주로 경쟁하게 된다면 점차 자극적인 화면의 프로그램만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술은 고급화되면서, 콘텐츠는 하급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la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