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만능 조장 비난 속
효율적 공부법 제시 호응
습관ㆍ태도 등 선배조언 유용
교육현실 대안은 될수 없어
KBS2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에 대한 찬반 양론이 비등하고 있다.
찌질이 꼴찌들의 천하대(서울대) 입학 과정을 다룬 이 드라마가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희망을 준다는 찬성론과 무조건적인 1등주의를 조장한다는 반대론으로 들끓고 있는 것.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공부의 신’은 그동안 공영방송에서는 학벌주의와 성적우선주의를 내세우면 안되는다는 불문율을 깬 드라마”라며 “어느 정도 비난을 감수하고 일종의 목적을 위해 기존 금기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드라마 속에는 두 가지 측면이 섞여 있다.
꼴찌들에게도 역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다루지만 우리의 교육현실이 무조건 1등을 해야 살아남는 학벌주의의 온상이라는 점을 부정하지 못한다.
한때 희망을 잃고 자포자기 상태였던 꼴찌 학생들이 학업에 뜻을 품고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지만, 그것이 현 교육현실의 대안이라고 하기에는 씁쓸함을 안겨주는 것이다. 전인교육이라는 가치는 상실한 채 테크닉을 중시한 주입식 교육이 1등의 지름길이라고 전파하는 선생님들은 안타까움을 낳는다.
사설학원 강의 내용을 비롯한 지나친 간접광고와 일류대 지상주의로 오히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절망’으로 이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제지간의 오가는 정(情)이나 사교육에서나 배울 법한 효율적인 공부비법을 전하는 것은 분명 이 작품의 장점이다.
시청자 이아영 씨는 “극중 선생님들의 공부 노하우가 팍팍 와닿는다. 꼭 따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난과 환호에 대해 제작총괄을 맡고 있는 배익현 PD는 “후반부로 갈수록 공부의 방법론보다 학생들이 공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태도를 중시할 것”이라며 “희망 없이 무기력하게 앉아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앞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 ‘공신’의 원작은 미타 노리후사의 만화 ‘꼴찌, 동경대 가다’를 토대로 일본 TBS에서 방송된 ‘드래곤 자쿠라’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치열한 입시현실이 반영되어 방송 당시 (2005년) 동경대 입시 지원자가 12%나 증가하는 등 전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