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연상할 수 있는 장면이 고요의 바다에 이어 등장하고 있는 지금 우리 학교는.
이에 따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평가하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그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1) 학원물은 모바일 문화에서 매우 강하다. 학교 생활의 경험과 기억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모바일 문화에 익숙하고 능동적인 10대와 20대들은 강한 반응을 보인다. 정작 10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청소년들은 볼 수가 없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볼수 밖에 없다
1-1) 학교에서 좀비가 발생할 때 이것은 위기 상황이기도 한데 탈출하는 방법이나 대응 방식이 일반 좀비물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내용이나 설정, 전개들이 많아서 창조적인 면들이 많아 신선하다. 익숙한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집중적인 고민이 흔적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도서관의 격투와 대결이었다. 또한 체육관에서 운동기구와 비품을 활용하여 탈출하는 장면이 그렇다.
1-2)학교의 모순과 불합리함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거나 드러내준다. 입시 교육, 학교 의사결정의 일방성과 교사의 교육 양태 빈부 격차, 계층간의 갈등, 10대 들의 특유의 인식과 차별 등등 선정성 논란에 휩싸익기도 했던 성착취 영상의 경우 이미 N번방 사태를 겪은 바에야 현실은 더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0대의 혼전임신문제는 더욱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에피소드로 분리 되었다.
2)원작의 익숙함은 기본적인 반응성을 확보하고 출발한다. 그렇기 떼문에 순수창작 작품보다는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점은 국내 시장에 한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인기 웹툰에 기반을 두었다는 사실은 해외에서도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게 된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보게 하기 위한 장치들이 웹툰과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3)좀비물이 갖고 있는 열렬한 마니아층이 중심 구동력을 갖고 화제성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기본적인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의 전략의 전제조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지금 우리 학교는'이 부합하고 있다. 일반적인 좀비물과 달리 학원 공간이 결합하고 있고 다른 심리적 장치들과 이를 배경으로 한 장치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4)감정적 멜로주의가 강하다. 이 드라마는 다른 좀비물처럼 액션 오릭이라 스릴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주인공들의 사랑과 로맨스가 기본이다. 그들 사이이 미묘하고도 애뜻한 감정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기에 가족주의와 우정 그리고 연대와 소통을 다룬다. 좀비 바이러스 때문에 그러한 관계들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슬픔과 고통을 자아낸다. 이런 감정선의 강화는 다른 K콘텐츠 드라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오징어게임, 스위트홈, D.P, 지옥 등등.
5)좀비의 상대화 관점을 빼놓을 수 없다. 좀비가 되어서도 좀비의 욕구에서 벗어나 스스로 능동적인 제어가 가능한 존재의 부각은 인간의 능동적 자유의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그것을 악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놓으며 이를 시즌 2의 탄생에서 새로운 기대를 하게 한다. 이른바 뮤턴트 계열의 스핀오프라고 할 수 있다.
6)한계점도 있다. 압축적이지 못하고 보는 사람에 따라 지루하며 반복된 장면 전개에 피로증을 가질 수도 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좀비를 퇴치하는 방식은 매우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등장인물들이 등장과 퇴장이 난데 없거나 갑작스러울 수 있다. 이는 감정성을 유발하거나 삶의 상황의 허무함을 일깨우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런 계몽적 연출은 이제 불필요할 것이다. 2009년 웹툰 작품이기 때문에 이미 시간적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글/김헌식(평론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