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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효린 학폭 논란에서 놓친 점-처벌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5. 28. 14:17

-셀럽과 학교 폭력의 사이

 

 

                 김헌식(평론가,  카이스트 미래세대행복위원회 위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는 학폭(학교폭력)을 다룬 작품으로 오래된 영화인가, 그렇다면 근래에는 대놓고 이름부터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 ‘일진’도 있다. 연이어 3편(2019년)까지 나왔다. 이로써 얼마나 청춘들에게 관심의 대상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한때 사회학적 연구에서는 사회구조가 학교폭력을 낳는다고 했다. 특히, 경쟁의 입시교육이 그것이라고 했다. 일견 맞는 면도 있다. 소수만이 인정받는 그 체제에서 다수는 배제되고 존재적 가치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학교폭력 문제는 입시교육이 없는 학교에서도 일어난다. 본능적인 측면이나 명분을 삼아서 자신의 효능감을 악용하기도 한다. 범죄가 꼭 사회학적 원인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물론  낙인효과 즉 라벨링 효과의 부작용은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한 때의 잘못으로 악순환에 빠져 인생 자체가 나락으로 빠져 본인의 극복의지와 관계없이 흘러가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의 발생이 아니라 그 피해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그룹 ‘잔나비’를 비롯해서 걸그룹 ‘시스타’ 출신 효린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폭로의 대상이 되었다. 애초에 인터넷에서 폭로가 된 사실이기 때문에 그것을 믿어야할 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억울한 면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점이 시간이 흐를수록 부각이 되었다. 

 

미투 운동으로 불거진 폭로 저널리즘이 빚투를 거쳐서 이제 학폭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빚투는 말그대로 빚을 지고 갚지 않는 부모 때문에 연예인 스타들이 수모를 겪는 현상을 내포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연좌제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피해를 본 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유명인이 조심해야할 에티튜드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교폭력이 심각하고 그 상처와 고통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위해 청춘들의 리더가 해야할 일이 있을 것이다. 만약 학폭을 행사한 사람이 맞다면 인정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맞다.

 

준(準)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 스타들이 이런 학폭 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비록 본인이 가해자가 아니라고 해도 그 학폭 때문에 피해를 받았고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먼저 위로를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아이돌 스타들은 젊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립될 수 있었고, 미래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학교폭력으로 상처를 입어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청춘들에게 위로의 전도사가 되는 노력이 여전히 필요한 일이다. 

 

 빚투와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들은 힘들게 고통스런 기억과 상처를 갖고 있는데 그 당사자들은 매우 화려한 입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밀집된 네트워트의 사회 한국에서 스타가 감내해야할 몫이 있으니 이점이 한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셀럽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최소한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유명 스타로 아무렇지도 않게 활동하는 것은 바람직한 문화는 아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의  경우, 학폭의 가해자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들이 반복해서 보여질 수록 피해자들이 예전의 고통이 다시 상기되고 상처가 더 덧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특히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과중하게 연예인 스타들의 삶을 미화하고 극적으로 만드는 것은 현실왜곡일뿐만 아니라 이점에 관해서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낄뿐만 폭로 유발 욕구를 낳을 수 있다. 

 

한편으로 학폭과 같이 연예인 스타와 관련한 사안의 경우, 제도적인 모색이 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항상 아쉬움이 있다. 한국은 밀집네크워크 사회인데 일방적으로 폭로를 하고 이것이 포털을 통해 도배를 하게 되면 나중에 합의나 처벌이 있고나도 생존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피해자가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공연장에서만 활동했다면 과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디어 매체의 수단이 만들어는 분노유발의 메커니즘도 생각해야할 점이다.

 

김헌식 박사  codes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