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경영 이론과 사고법 100

이력효과(hysteresis effect)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3. 1. 8. 18:55

[사설] 성장담론 없이는 아무 문제도 풀 수 없다

대선후보들이 차기 정부는 복지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가장 우선하겠다며 여러 가지 공약을 선보이는데 국부(國富)의 증가 없이 추진하는 것이라 신뢰가 없다. 연간 필요한 청년 일자리는 35만~40만명 선이다. 그저께 후보들이 제시한 일자리 공약은 경찰공무원 2만~3만명 증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기업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청년 의무고용 등 제자리를 맴도는 대책들 뿐이다. 한마디로 현재의 파이를 여러 사람으로 나눠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겠다는 발상에 불과하다. 정부나 공기업의 덩치를 크게 만들어 국민 세금으로 운용하려는 발상은 망한 그리스식으로 가자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 쪽은 복지 확충은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 5년간 70조원가량 재원이 필요하다면서도 재원 마련 방안은 없다. 가계부채, 하우스푸어 문제에 대해서도 벌어서 갚아야 하는 본질은 외면한 채 채권금융기관이 좀 봐주거나 금리를 낮추자는 엉터리만 무성하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단 하나의 방안은 ’성장’이다. 분기별 성장은 현재 40년만의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저성장으로는 일자리를 만들 방법이 없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해소도 막막하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 고용 악화, 심리 위축으로 소비-투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국민의 사기마저 떨어지는 이력효과(hysteresis effect)가 생겨난다. 무디스는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유로 성장 둔화와 재정 악화를 꼽았다. 한국이 성장 활력을 키우지 못하면 차기 대통령이 신용등급을 다시 떨어뜨릴 것이다.

박근혜 후보는 IT와 제조업을 접목시키는 창조경제로 성장동력을 키우는 방안을 미흡하나마 제시했지만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아직 이렇다할 성장담론을 내놓은 게 없다. 현재로서 한국이 성장의 길을 찾으려면 서비스 분야 외엔 길이 없다.

이번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할 때 펀드를 운영할 금융인재, 연구원 부인들의 일자리, 파견 가족들이 즐길 문화시설, 병원, 학교 이런 요소를 많이 따졌다고 한다. 박재완 장관은 "이 모든 게 서비스업"이라며 규제 완화와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국의 서비스업은 GDP 점유율이 51%로 미국 등 선진국의 60~70%에 턱없이 모자란다.

세 후보는 성장담론을 내놓되 서비스산업 부흥에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주문한다.

1명 자살하면 6명 충격… ‘도미노 비극’ 심각



[서울신문]

“매일 밤 꿈에서 아들이 떨어지는데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아요. 차라리 저도 같이 떨어져 버리면 이 고통이 잊혀질까요.”

“딸이 자살하기 전 ‘엄마, 잘 지내’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바로 대처하지 못했어요.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저도 정말 따라가고 싶어요.”(생명의 전화 등의 자살자 유가족 상담 내용)

전직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씨가 지난 6일 전처인 최진실(2008년)씨, 그의 동생 최진영(2010년)씨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베르테르 효과’로 불리는 주변인 연쇄 자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조씨와 최씨 남매가 한때 세간의 부러움을 샀던 유명인사였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충격은 한층 크다.

전문가들은 조씨와 최진영씨의 자살에 대해 “가족 한명의 극단적 선택 이후 자살에 대한 금기가 무너져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명이 자살했을 때 평균 6명이 심각한 충격을 받는다. 2011년 한해 국내 자살자가 1만 5906명이니 같은해 9만 5000여명이 주변인의 자살로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남은자의 슬픔을 치유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충해 자살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집단적 가치를 좇는 우리 사회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자살이 주변인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김석호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등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가족 등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자살 생각계수’(자살 생각을 할 가능성을 0에서 1사이의 값으로 표현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는 0.101을 나타냈다. 즉 주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자살할 가능성이 통계상 높다는 얘기다. 타이완에서도 가족 중 자살한 사람이 있으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확률이 4.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이후 해고 노조원 및 가족 23명이 연쇄 자살했고 2009년에는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했던 20대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목숨을 끊자 동생이 뒤이어 자살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청소년은 더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의 지난해 논문에 따르면 친구의 자살 시도를 경험한 청소년의 자살생각 지수는 8.23점(38점 만점)으로 친구의 자살경험이 없는 학생(4.16점)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자살도 돌림병처럼 전염된다고 설명했다. 자살예방협회장인 하규섭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극단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로 가족한테 배운다”면서 “이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 가족 구성원은 극단적 생각을 하기가 쉽다. 불만을 술로 풀던 아버지 밑에서 술꾼 아들이 자랄 가능성이 큰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자살 후유증 치료 전문가인 존 매킨토시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에 따르면 자살자 유족이 경험하는 트라우마는 강간·전쟁·범죄 등을 경험한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심각하다.

김다혜 생명의전화 사회복지사는 “유가족 자조 모임이나 정신과 상담 등을 통해 반드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전태연 가톨릭 의대 정신과 교수도 “가족의 자살은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상실이기에 가까운 사람끼리 보듬고 슬픔을 나눠야 하고 견디기 힘들면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이 필수”라고 밝혔다. 

자살자 유족 자조모임 등에서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 자살예방센터의 유가족 자조 모임인 ‘자작나무’와 상담소 등을 찾는 인원은 2008년 22명에서 지난해 109명으로 늘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