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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포맷, 어떤 매력으로 W로 성공했나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6. 8. 9. 07:37

이종석 한효주 주연의 MBC 수목극 'W'가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를 꺾고 시청률 1위에 올랐다.MBC 'W' 화면 캡처
1980년대 인기 만화 작가였던 허영만이나 이현세는 간혹 퀴즈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등장했다. 예컨대 KBS ‘퀴즈 탐험 신비의 세계’같은 프로그램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에 관한 퀴즈를 맞추고, 상품을 타가며 즐거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들은 만화 작가와 예능 프로그램의 결합을 시도했던 사례였다. 출판 종이만화가 90년대 이후 어려워지면서 만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방송에 다시 출연을 할 것이라고 생각은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종이 만화는 저물었지만 초고속 통신만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웹툰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작가들의 홈피에 연재되었는데, 이는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사그라 들었다. 한편으로 포털에서 무제한으로 웹툰을 무료로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개인의 유료 웹툰을 설 수 없었다. 

하지만 포털 웹툰이 점점 영향력을 확대해 가기 시작했다. 수많은 작가들이 제대로 수익을 받지는 못할 지라도 크게 페이지 뷰 수가 늘어나는 작품들에게는 많은 대가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포털은 수 천 만 명이 이용하기 때문에 일단 이곳에 노출되는 웹툰은 유리한 출발선을 갖게 된다. 거꾸로 포털에 많은 사람들이 웹툰을 보기 위해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좋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콘텐츠는 다른 장르의 콘텐츠로 만들어지기 쉽다. 이를 미디어믹스나 원 소스 멀티유스라는 말을 사용할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미디어를 아우를 수 있기 때문에 미디어 믹스라는 개념이 사용될 수 있다. 웹툰으로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뮤지컬, 소설, 캐릭터 상품으로 창작된다면 원소스 멀티유스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웹툰 작가가 바로 강풀이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웹툰은 퍼스컬 컴퓨터 데스크 탑이나 노트북의 수준에 머물렀다.

2008년 스마트폰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웹툰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동 간에 언제 어디서라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웹툰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사실상 웹툰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벗어날 필요성도 있었다. 이른바 스마트툰 즉 스툰의 경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웹툰은 짧은 형식이라서 이동 간에 접할 수 있는 최적의 콘텐츠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가 있다. 

이동 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가리켜 ‘쿼터리즘 콘텐츠’라고 하거나 ‘스낵 컬처’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에 부합하는 것이 웹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쿼터리즘 콘텐츠는 15분 안쪽의 짧은 콘텐츠를 말하는데 이제는 5분 안에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콘텐츠가 우선이다. 웹툰의 경우, 스크롤 방식이라서 주~욱 밑으로 내려 보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갔다. 한 컷씩 움직이는 방식도 있고 음악이나 효과음이 흘러나오고 움직이는 이른 바 무빙툰도 선을 보였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화면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밀접한 접사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들은 더욱 웹툰에 대한 몰입감을 증가시켜낼 수가 있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웹툰 작품은 영화와 드라마로 더욱 제작이 되기 시작했다. ‘이끼’, ‘미생’의 윤태호와 같은 작가는 무거운 내용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거나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화제의 웹툰 작가들은 당연히 뉴스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뿐만 아니라 웹툰 작가들은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김풍이었다. 그는 ‘폐인가족’이라는 웹툰으로 유명했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면서 예능인으로 거듭났고 심지어 웹툰보다는 예능에 더 집중하기도 했다. 과거에 단순히 예능 퀴즈 프로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른 맥락의 예능 코드였다. 김풍의 경우, 쿡방이라는 예능코드에 적극적으로 융합했다. 스스로 자신의 요리 실력을 드러내고 그것을 예능화 했다.

그런데 웹툰은 종이만화와 같이 위트와 유머를 기본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작품를 그려내는 경우도 그러한 위트와 유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개그작가가 개그맨이 아닌 것은 분명하듯 웹툰 작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풍은 다른 작가들과 다른 점이 웹툰방에 유리했다. 이런 웹툰작가의 예능인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현재의 예능인 트렌드는 스포츠 선수, 작가, 배우, 아나운서, 가수를 막론하고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모바일 환경에서 웹툰의 재등장은 ‘무한도전’을 통해서 다시금 도약했다. 이른바 웹툰방송의 본격적인 등장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시사 방송에서는 간혹 신문의 만평을 재밌게 푸는 경우는 있었지만, 본격적인 예능화는 힘든 면이 있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기존의 한계를 벗어났다. 

‘무한도전’은 각 작가들의 예능화를 넘어서서 웹툰이라고 하는 장르, 미디어 자체에 주목했다. 6인의 출연자들이 각각의 웹툰 작가들과 함께 릴레이 웹툰을 연재하면서 경쟁을 벌였다. 웹툰이 가지고 있는 현실의 반영과 그 현실의 환타지를 통한 소망의 충족을 예능적으로 실현해내는 컨셉이었다. 단지 그들이 어떠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참여하는 수준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이 웹툰에 실제로 캐릭터로 등장한다. 

0현실의 인물이 가상의 웹툰 공간 안에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웹툰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소망의 실현을 말하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많은 복잡한 과정과 자본이 들어가는 측면이 있지만 웹툰은 그에 비하면 단순하지만 이런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밀하고 고도의 완성된 면은 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영화‘더 웹툰: 예고살인’(Killer Toon, 2013)은 기존의 웹툰 원작의 작품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웹툰의 내용이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웹툰의 스토리대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내용대로 영화의 내용대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스토리는 있어 왔는데 그렇다면 이제 웹툰에서 이런 스토리 컨셉이 등장한다는 것은 가장 핫한 콘텐츠가 웹툰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W’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웹툰 자체를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서 좀 더 파격적으로 나아갔다. 영화나 텔레비전 속으로 현실의 인물이 들어가듯이 현실의 여주인공이 웹툰 속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웹툰이 연재하는 특성으로 개입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존재와 비존재, 가상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면서 상호 작용을 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었다. 

한번 들어가서 그 안에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웹툰과 현실 공간을 왔다갔다하는 면에서 더욱 파격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 현실공간으로 돌아오기 위한 주인공의 고군분투라는 이야기는 진부해진 셈이다. 여주인공이 웹툰 속의 인물을 음모에서 살리기도 하는 등 단지 웹툰 속의 이야기가 바뀌는 것에 머물지 않고 웹툰 속의 인물이 스스로 자율적인 주체가 되고 웹툰 속의 인물이 현실의 여주인공을 끌어당기기도 한다. 

물론 이미 이러한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청자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포인트가 맞지 않는 지적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요즘 트렌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환타지, 액션,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웹툰을 소재로 믹스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 드라마가 크게 히트를 했기 때문에 웹툰을 소재 매개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제작될 가능성이 많다. 

웹툰은 특히 젊은층들에게 크게 인기가 있는 장르이자 스툰이라는 미디어 매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대문화의 중심에 여전히 있게 될 가능성이 많다. 단지 원작을 활용하거나 웹툰 작가가 출연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아니라 웹툰이 가지고 있는 장르적인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송(드라마, 예능)이나 영화의 콘텐츠가 많아질 것이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