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편의 문화예술 공연
-주목 받았던 인면조는 평양 인근 덕흥리 고분 벽화에도 있는 장수의 상징
-서울 올림픽 주제가는 ‘통합’을, 평창성화봉송 주제곡은 ‘개인의 꿈과 열정’ 강조
-대회의 상징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이자 첨단정보통신 기술의 향연
(Title Music)
(insert : 평창동계올림픽 성화점화 장면 act )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 교수의 열린 문화여행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2월9일 세계인의 겨울 축제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해 현재 열전을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2월25일까지 열리는데요, 아직 여러 날이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평창올림픽의 개막식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화제가 됐는데요, 정말 문화의 힘을 보여준 개막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문하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을 주제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이장균 : 3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올림픽이죠? 30년 전에 여름, 하계올림픽이 열린 이후에 다시 동계올림픽이 우리 한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정치적인 격변 속에서 준비과정이 만만치 않았던 짧은 기간에 많은 어려움 가운데 준비를 했는데 다행히 좋은 평가를 얻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또 참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이 참가해서 남북이 함께하는 올림픽이 돼서 더 뜻 깊었고요, 또 적은 예산을 들인 데 비해 기대 이상의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개막식 자체가 한 편의 문화예술 공연 같은 느낌을 가지신 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교수님도 마찬가지로 그런 느낌을 받으셨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편의 문화예술 공연
김헌식 : 그렇습니다. 이날 개막식의 주제는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였는데요, 강원도의 다섯 아이들이 이끄는 모험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고 원형 무대에 촛불로 그려진 비둘기는 오륜 마크로 변해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특히 이 오륜을 표현하는 데 1,218개의 드론, 즉 소형 무인비행기가 활용됐습니다. 또 성화 최종 점화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정수현 선수가 최종 점화자로 생각됐는데 최종 점화자는 피겨의 김연아 선수여서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김연아 씨는 ‘달항아리’ 모습을 한 성화대에 불을 붙여 올림픽의 개막을 알렸습니다. 또 아까 예산을 말씀하셨는데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의 10분의 1 밖에 안 되는 적은 예산으로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그 이상이었고 무엇보다도 첨단 기술을 통해 증강현상이라든가 드론, 5세대 기술 등을
활용해 다양한 퍼포먼스, 공연을 통해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남북이 함께하는 장면에는 더욱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는데요, 남북 태권도 시범단이 개막식 식전공연 무대에 올라 강렬한 기합과 함께 시범을 보이자 외국 관객들도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그리고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때는 더욱 많은 관람객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관람석 한편에 자리 잡은 북한 응원단 또한 열렬하게 한반도기를 흔들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공식연설에서 “한국과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하나 된 열정’을 슬로건으로 오는 25일까지 계속됩니다.
주목 받았던 인면조는 평양 인근 덕흥리 고분 벽화에도 있는 장수의 상징
이장균 : 개막식에 대해 외신들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보여줬는데요, 영국의 BBC는 특히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모습에 굉장히 큰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멋진 개막식이었다고 평했고 그 밖의 외신들도 평화와 화합의 의미, 메시지를 전한 개막식이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 이런 것을 의미하는 쪽에 무게를 많이 둔 반응이었습니다. 여러 인상적인 개막식 장면이 많았습니다만 아까 말씀하신 1,200여 개의 드론, 그러니까 무인비행기죠. 컴퓨터로 조종해서 하늘을 나는.. 1,200여개가 하늘로 떠오르면서 스키를 타는 선수의 모습도 나타냈고 그것이 오륜기로 바뀔 때는 저걸 어떻게 조종해서 하늘 위에서 저렇게 만들 수 있을까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뒤에 나온 인면조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조금 오싹한 느낌도 사실 들었거든요. 머리는 사람이고 몸체는 새의 모습을 한 모습이 어떻게 보면 좀 괴기스럽기도 했는데요 인면조의 역사적인 뜻을 잘 몰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헌식 : 인면조는 사실 여러 유적지에 남아 있습니다. 개막식에서 사용한 인면조는 고구려의 덕흥리 고분벽화에 등장합니다. 평양 근처에 있는 고분이죠.
인면조는 무한한 수명을 꿈꾸는 인간의 바람이 형상화된 상상 속의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웃는 듯한 화평한 사람 얼굴에 몸은 새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music : 88서울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 / 코리아나)
이장균 : 아까도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서울올림픽이 열린 게 1988년이었으니까 30년 만에 또 다른 올림픽, 평창올림픽이 우리 한국에서 열리게 돼 더욱 뜻 깊습니다만 1988년 하면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노래가 많이 생각납니다.
‘손에 손잡고’ 라는 노래가 기억이 나는데 서울올림픽과 평창올림픽의 올림픽을 상징하는 노래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서울 올림픽 주제가는 ‘통합’을, 평창성화봉송 주제곡은 ‘개인의 꿈과 열정’ 강조
김헌식 :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는 당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세계 최대 레코드 회사 '폴리그램'에서 제작한 곡입니다. '손에 손잡고'의 대표적인 가사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와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자"인데요, 주로 '통합', ‘화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의 경우는 따로 공식 주제곡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조직위원회가 인정한 올림픽 관련 곡은 평창올림픽 성화봉송 주제곡 인순이의 'Let Everyone Shine(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과 응원곡인 태양의 'LOUDER'가 있습니다.
이 두 노래 또한 기본적으로 협력, 협동을 노래하고. '그 빛나는 꿈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불꽃으로 함께 할 때(Let Everyone Shine)', '너와 내가 손잡고 힘차게 앞으로 걸어나가면 어떤 어려움도 다 이겨낼 수가 있어(LOUDER)'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손에 손잡고'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격의 가사도 보입니다. 'Let Everyone Shine'에서는 '꿈과 열정이 가득한 우리의 이야기', '항상 새로운 도전과 내일의 희망 되라', '이곳에서 그대를 비추리', '그 열정을 밝게 비추리'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88올림픽이 통합을 강조했다면 이번 평창올림픽은 개인의 꿈을 통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개인과 나라 전체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춰서 노래를 지은 것이 30년 전과 오늘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music : Let Everyone Shine / 인순이)
이장균 : 노래 주제곡과 함께 올림픽을 상징하는 것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공식마스코트, 그러니까 대회를 상징하는 형상이랄까요.. 대개 동물을 주제로 많이 합니다만 88올림픽 때는 여러분 기억하시겠지만 호돌이, 아주 귀여운 호랑이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어떤 마스코트죠?
대회의 상징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김헌식 : 이번에는 갈색 호랑이가 아니고 하얀색 털을 가진 호랑이 ‘수호랑’이 등장했고요, 또 반달가슴 곰, ‘반다비’가 등장했습니다.
‘수호자’를 상징하는 백호와 ‘의지와 용기’를 상징하는 반달가슴곰은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에 큰 영향을 준 친숙한 동물입니다.
먼저 ‘수호랑’은 한국의 대표 상징동물인 호랑이로, 평창올림픽과 올림픽 정신인 세계평화를 보호한다는 의미의 ‘수호’에 호랑이와 강원 정선아리랑의 ‘랑’이 결합됐습니다.
‘반다비’는 한국과 강원도의 대표 동물인 반달가슴곰의 의지를 뜻하며, 반달가슴곰의 ‘반달’과 대회를 기념하는 ‘비’가 결합돼 이름 지어졌습니다.
그래서 남과 북 똑 같이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반달가슴 곰과 백호가 등장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개막식에 등장한 하얀 호랑이, 백호의 모습이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만 이 수호랑과 88올림픽의 호돌이가 어떤 관계가 있다고요?
김헌식 : 네, 88올림픽 마스코트를 만든 김현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백호가 마스코트로 선정 돼 흡족하다며 3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수호랑'은 우리 '호돌이'의 아들인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평창올림픽의 수호랑은 88올림픽 호돌이의 아들이라고 아들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장균 : 그렇군요. 호랑이 하면 우리 민속, 민화에 참 많이 등장하는, 무서운 맹수이면서도 우리와 가까운 친근한 동물 아닙니까?
김헌식 : 신으로 모시기도 하고요.
이장균 : 올림픽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호랑이가 이렇게 이어져 오는 것도 참 뜻 깊은 것 같습니다.
(bridge music)
이장균 : 평창 동계 올림픽은 경기장에서 펼치는 여러 가지 각종 경기뿐 아니라 그 주변에서 많은 문화행사,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평창문화올림픽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하지 않습니까?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있는 문화올림픽이자 첨단정보통신 기술의 향연
김헌식 :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평창 올림픽플라자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에서부터 첨단기술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전시, 공연 등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매일 최대 80여회, 대회기간 전체로 보면 1900여회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플라자의 문화시설에서는 백남준, 이중섭, 김환기 등 다양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층에는 VR, UHD 등의 세계적인 IT 기술, 즉 정보통신 기술을 볼 수 있고요, 또 근처에 있는 전통문화관은 한국 전통 미를 선보일 목적으로 목재가옥으로 조성된 곳인데요, 무형문화재 장인의 공연과 시연이 매일 펼쳐지고, 전통 다례를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또 강릉 올림픽파크에서는 취타대와 전문공연단 60여명으로 꾸려진 퍼레이드 '수호랑과 반다비의 위대한 여정' 이라는 이름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강릉 올림픽파크 종합운동장 앞에서는 거리에서 춤을 선보이는 스트릿 댄스, 인디밴드 버스킹 등 다채로운 거리예술 공연으로 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경기 생중계와 응원이 가능한 인터넷 공간에서는 K-POP 콘서트, 난타 등 유명 공연이 열리고 있어서 이런 점들이 많은 관객들이나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장균 :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내에서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있기도 하지만 외국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그래도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말씀하신 대로 평창과 인근 강릉에서 열리고 있는 여러 가지 문화행사도 즐기는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현지 평창과 강릉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열린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북한예술단이 서울에서도 공연을 했거든요. 그래서 평창이나 강릉과 서울을 연계해서 공연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역대 올림픽의 다양한 유물과 예술명인의 공예작품을 전시하면서 올림픽 분위기를 전달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 공연이 많이 열리고 그 밖에 대전의 엑스포스케이트장,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도 각종 공연이 열립니다.
그리고 정선의 고드름축제장 등 전국 7곳의 유명 축제장에서 열리는 공연 등을 인터넷 공간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각 지역에 직접 가서 지역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해 최신식 공연 설비를 탑재한 공연차량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많은 국민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함께 즐기고 축제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장균 : 네, 이번 평창올림픽은 문화올림픽으로도 돋보이고 첨단과학기술의 향연의 장으로도 돋보이는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동계올림픽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에 적은 예산으로 준비한 개막식 행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모습이 전 세계에 좋은 인상을 준 것처럼 마치는 날까지 아무 탈없이 잘 마무리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엇보다도 남북이 함께 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더욱 뜻 깊습니다. 지금은 남북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일부 선수들, 임원들이 잠시 왔다 가는 정도인데요 앞으로는 관람객들도 평양이나 북한 각지에서 많이 몰려와서 보고 즐기는 그런 분위기의 축제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피스 인 모션 (Peace In Motion) 이라는 말처럼 올림픽이 끝나면 그냥 지나버린 행사가 아니라 이런 평화의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한반도의 평화를 고착시키는 방향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남북관계에 있어 얼어붙었던 것이 풀리는 그런 계기가 되는 이번 동계올림픽이 됐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바람도 가져봅니다.
(program title music)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중심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이모저모를 함께 살펴 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