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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예술 교류 트렌드 전망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6. 15. 23:55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봄이 온다’ 남측예술단 방북공연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이 남북문화예술 교류의 물꼬 터
-백지영, 평양대학생 인기곡 ‘총알 맞은 것처럼’ 선곡 포함
-‘그 겨울의 찻집’ ‘J에게’, ‘사랑의 미로’ 등 북 주민 친근한 곡, 김정일 애창곡 등 포함
- 여성 걸그룹 ‘레드벨벳’ 참가, 너무 유명한 그룹 선정 시 북주민에 미칠 파급력 우려 분석
-대중문화교류 이어 폭넓은 문화, 예술, 스포츠 교류로 확대 돼야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 교수의 열린 문화여행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오랜 대치와 긴장관계로 이어져온 남북관계가 4월 남북정상회담, 이어서 5월에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과연 이 회담들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한국은 물론 온 세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런 가운데 다음달 4월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서 남측예술단이 평양을 방문해 공연을 펼치게 됩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이루어지는 남한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앞두고 공연준비의 이모저모, 전망 등에 대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안녕하세요?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봄이 온다’ 남측예술단 방북공연

이장균 : 이번 공연 제목이 ‘봄이 온다’로 정해진 걸로 알려졌습니다만 우리 곁에 다가오는 요즘 봄기운처럼 ‘봄이 온다’는 말을 들으니까 그 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화사한 봄처럼 확 풀릴 것 같은 설렘이 밀려왔습니다. 대충 공연 윤곽이 드러났죠? 

김헌식 :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공연 제목은 ‘봄이 온다’ 고요, 정식명칭은 ‘남북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입니다. 

그래서 이달 31일부터 4월 3일까지 남한예술단이 방북을 하게 되고요 장소는 평양의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각 한 차례씩 공연을 갖습니다. 두 차례의 공연 중 한 차례는 북측 예술단과 다양한 형태의 협연을 벌일 예정입니다. 

참여가수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다양한 가수들이 참여를 하게 되는데요, 트로트에서 댄스음악까지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장균 :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아주 다채로운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모처럼 오랜만에 갖는 공연인 만큼 이번 남한예술단의 평양공연이 북한주민 여러분에게 정말 큰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멋진 행사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남과 북이 정치라든가 이념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여러 형태의 공연을 통해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조금은 서로 이질화 됐던 문화예술 부문을 이해하는 계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 동안 사실 남북문화교류가 있었죠?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이 남북문화예술 교류의 물꼬 터

김헌식 :네, 남북 분단 후 남북 문화예술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은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 방문이었습니다. 

당시 남측에서는 가수 김정구, 나훈아, 김희갑, 남보원 등이 평양대극장에서, 북측에서는 무용가 김명득, 차영희, 박복희 등이 서울 국립극장에서 이틀에 걸쳐 공연했습니다. 

이후 1990년에 서울전통음악연주단 17명이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 참가해 공연했고 1998년에는 평양 봉화예술극장과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리틀엔젤스공연이 성사됐습니다. 11월에는 윤이상통일음악회에 남한 연주단이 참가했습니다. 

이후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와 민족통일음악회, 2001년과 2002년 김연자 단독공연, 2002년 남북교향악 연주회와 MBC 평양특별공연, 2003년 통일음악회, 2005년 조용필 단독 콘서트, 서울 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아, 고구려 고구려:광개토호태왕'공연이 열렸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처음 이뤄진 교류는 1990년 10월 평양의 6개 공연장에서 열린 ‘제1회 범민족통일음악회’였습니다. 남측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씨를 단장으로 한 서울전통예술단과 북측 성동춘 작곡가를 단장으로 한 평양민족음악단이 합동 연주했습니다. 

남북 예술 교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2000년 6·15정상회담을 전후해서입니다. 1999년 12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에는 패티김 태진아 설운도 등 중장년 가수부터 아이돌 그룹인 젝스키스와 핑클이 출연했습니다. 

2003년에는 평양 모란봉 야외무대에서 ‘국민MC’ 송해와 북한 여성 방송원 전성희가 ‘평양노래자랑’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2005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에서는 마지막 곡이었던 ‘홀로 아리랑’을 북한 관객이 기립박수를 보내며 따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7년 이후 남북 문화 교류가 줄었습니다. 남한 예술단의 공연은 보통 정통 클래식이나 국악 위주였지만 대중음악 공연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아졌습니다. 

이장균 : 이번에 평양에서 공연하게 될 남측예술단이 부를 노래들이 대충 윤곽이 드러났죠? 

백지영, 평양대학생 인기곡 ‘총알 맞은 것처럼’ 선곡 포함

김헌식 : 대표적으로 가수 이선희 씨가 참여를 하게 되는데요, 이선희는 지난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서 선보인 'J에게'와 '아름다운 강산', '알고 싶어요' 등을 부를 것으로 보입니다. 'J에게'는 지난달 삼지연관현악단이 남한 공연에서 부른 곡이기도 합니다. 

첫 평양 공연에 나서는 백지영, 정인, 알리 등도 한 두 곡 정도 부를 예정인데 백지영은 주로 발라드 위주로 노래하는 가수입니다만 자신의 인기곡 '총 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가 선곡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알리 측도 노래 '펑펑'이 선곡된 것으로 전해졌고요, 한편으로는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가 불릴 예정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방북예술단이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할 것이라는 소식도 현재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장균 : 백지영 씨도 이번 예술단에 포함이 돼 있는데 ‘총 맞은 것처럼’이라고 하는 노래가 남한의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북한 대학생들의 애창곡 1위라고 하네요. 평양 대학생들 사이에서.. 

기사의 내용을 제보하신 분이 어느 탈북자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평양에서 한류 단속업무를 담당했던 분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한류, 남한의 대중문화를 자본주의 날라리풍이라고 얘길 하는데요, 

평양에서 단속활동을 할 때 대학생들 방이나 가방을 뒤지면 남한노래가 담긴 CD, 즉 알판이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 백지영의 노래가 가장 많았다고 하네요. 백지영의 노래 가운데서는 바로 이 ‘총 맞은 것처럼’ 이 대학생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다 이런 얘기가 기사로 났습니다만 아마 이번에 평양에서 이 노래 들으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네요. 

김헌식 : 백지영 가수는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풍류음악의 코드다 이렇게 얘길 하고 있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북한 쪽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면 역시 우리는 한 민족이다 그런 생각이 또 강력하게 드네요. 

이장균 : 한번 잠깐 들어볼까요?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잠시 듣고 또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장균 : 4월1일과 3일 두 차례에 걸쳐 남측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을 갖습니다. 1차 공연은 단독공연, 2차 공연, 4월 3일 공연은 남북 합동으로 공연이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북한 공연 가운데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게 2005년 조용필의 공연 대단했지 않습니까? 

조용필이 불렀던 노래, 그 다음에 북한에서 남한가수들이 불렀던 노래들 한번 뒤돌아 볼까요? 어떤 노래들이 있었습니까? 

‘그 겨울의 찻집’ ‘J에게’, ‘사랑의 미로’ 등 북 주민 친근한 곡, 김정일 애창곡 등 포함

김헌식 : 조용필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최다 히트곡 보유자여서인지 선곡에 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곡은 ‘그 겨울의 찻집’입니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유명한 후지모토 겐지가 자신의 저서에서도 밝혔듯, 김정일은 김정은 생모인 고용희와 연애시절 매일 이 곡을 들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정일의 애창곡인 ‘그 겨울의 찻집’을 불러 줄 수 있느냐고 조용필 측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2005년 공연 당시 가장 감동적인 곡으로 손꼽 노래가 ‘친구여’입니다. 무대 마지막 곡으로 부를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아무튼 앞으로 일정에 따라서 혹은 조율에 따라서 선곡이 바뀔 수도 있다 이런 상황입니다. 

김헌식 : 당시 2005년 공연이 참 대단했는데 특히 조용필 같은 경우에는 수퍼스타로 이미 소문이 나서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암표가 나돌 정도였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었습니다. 

당시 공연에서는 우리 노래뿐만 아니라 ‘자장가’ 라든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네’ 등 북한 가요 등으로 무대를 꾸몄습니다. 

김헌식 : 이번이 두 번째 방북인 이선희는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참가해 ‘아름다운 강산’과 ‘J에게’를 불렀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부를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진희 씨 같은 경우는 사실 이번 방북이 세 번째입니다.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와 2002년 MBC 평양특별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방북입니다. 최진희는 MBC 평양 특별공연 때 ‘꿈꾸는 백마강’ ‘목포의 눈물’ ‘홍도야 우지마라’ 등 해방 전 트로트 곡을 부른 뒤 당시 북한의 유행곡 ‘반갑습니다’와 ‘휘파람’을 불렀습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곡은 ‘사랑의 미로’ 였습니다. 

김헌식 : 최진희의 곡 ‘사랑의 미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최근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때도 선곡이 됐고 북한의 교과서에서도 볼 수 있는 곡이라고도 합니다. 

이장균 : 두 차례 공연을 갖는 남한예술단 가운데 눈에 띄는 게 흔히 남한에서 얘기하는 아이돌 그룹, 보통 10대, 20대 초반의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그룹들을 아이돌 그룹이라고 합니다만 그 아이돌 그룹 가운데 레드벨벳이라고 하는 조금은 생소한 그룹이 포함되자,좀 의외라는 반응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여성 걸그룹 ‘레드벨벳’ 참가, 너무 유명한 그룹 선정시 북주민에 미칠 파급력 우려 분석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다채로운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여성 걸그룹으로는 ‘트와이스’가 대세고요 보이그룹.. 남자그룹으로는 ‘방탄소년단’이나 ‘엑소’가 있는데 왜 다 제쳤을까 궁금해 하는데 일설에서는 북한 쪽에서 약간 경계를 하는 게 아니냐.. 

너무 유명한 걸그룹이 나왔을 때는 그 파급력이 엄청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걸그룹, 아이돌 그룹을 부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고요, 또 하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서 북한 선수가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라는 곡을 흥얼거렸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 쪽에서도 약간은 알지 않을까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장균 : 사실 기억이 희미해져서 그렇지 과거에 요즘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그룹들이 북한에서 무대에 선 적이 있죠? 

김헌식 : 네. 말씀하신 대로 과거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아이돌 공연이 엄청나게 파격적이다 이렇게 볼 수만은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1999년 12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에 '젝스키스'와 '핑클', 2003년 평양에서 열린 '류경 정주영 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신화'와 '베이비복스'가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이런 문화예술교류에서 대중음악이 가장 일반 주민, 서민들에게 친근하기 때문에 보통 문화교류를 시작하면 이런 대중음악 쪽의 공연을 먼저 갖습니다만 사실 대중음악이 전부는 아니죠? 

대중문화교류 이어 폭넓은 문화, 예술, 스포츠 교류로 확대 돼야

김헌식 : 그래서 지난 평창올림픽 때 김영남 위원장이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에게 통일되기 전에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또 사실 남북교류를 할 때 제일 좋은 것이 스포츠거든요. 

특히나 체육문화예술 분야에서 남북 교류가 필요하다는 임동헌 전 통일부장관의 말에 대해서 김영남 위원장이 ‘경평축구를 다시 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얘길 했거든요. 

임동원 전 장관도 ‘좋다’ 얘길 하고 있고 특히나 전국체전 참가도 검토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거죠. 

이장균 : 2018년 올 봄은 그야말로 우리 한반도, 우리 민족에게는 정말로 격동의 계절이 될 것 같습니다. 남북의 화해 또는 한반도의 평화로 가는 길이 이 새봄처럼 환하고 아름다운 꽃 길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기원을 담는 축제가 4월1일, 3일 두 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열립니다. 이것이 남북 평화 정착에 디딤돌, 초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4월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또 5월에 잇따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남측예술단의 평양 공연 중심으로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