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이 기록적 흥행 행진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더 많은 우리 영화에 상영기회를 주기 위해 <괴물>의 스크린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4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 전체의 발전과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도 한 영화의 스크린 독점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모든 영화에 상영기회를 주기 위해 멀티플렉스 내에서 한 영화의 스크린 점유율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우- 하고 몰려 천만관객으로 가는 획일적인 문화현상을 자랑하듯 떠드는 언론은 자숙해야 한다”며 “어느 한쪽으로만 편향된 문화는 부끄러워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스크린 독점 바람직하지 않아"
김씨는 이어 “지금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영화들은 극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며 “‘플라이 대디’ ‘각설탕’ ‘스승의 은혜’ ‘다세포 소녀’ 등 ‘괴물’의 흥행 시기에 맞춰 줄줄이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에게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독점적 배급력은 할리우드보다 더 무서운 힘”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영화 스탭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4시간에 달하지만 연봉은 700만원 정도에 불과하고, 무명 연기자들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연봉 1000만원을 꿈꾸며 촬영에 들어간다”며 “연간 100여편의 영화를 쏟아내는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약자들에게 영화 <괴물>은 정말 ‘괴물’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호평 일색의 평도 문제라며 “사실 <괴물>은 너무나 영리한 영화다. 모든 비판을 벗어나고 좋은 것을 모두 담겠다는 감독의 ‘영리한’ 의지가 너무 넘쳐나, 진실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평가들의 눈치를 너무 많이 봤다는 느낌이 든다”고 짚었다.
김씨는 또, “장르적 파괴를 했다고 감독 스스로 평가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적 개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코미디, 드라마, 액션, 스릴러, 비판적 메시지 등 좋다는 모든 요소들을 영화 한편에 모두 집어넣었는데, 이런 혼합이 대중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영화적 개성이나 색깔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고 혹평했다.
“어떻게 보면, ‘짜깁기 영상’이라는 생각도 든다”는 김씨는 “영화적 프런티어 정신은 사라진 채, 자기 색깔을 잃고 모든 것을 포괄하려는 시도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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