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논평

[시사와 문화]박중훈쇼가 스타 인맥 쇼인 이유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2. 13. 20:02

[시사와 문화]박중훈쇼가 스타 인맥 쇼인 이유

KBS 시사토크쇼

<박중훈쇼>는 가벼운 내용에 사회적 경향을 살짝 다루는 방향으로 고정했다.
시사토크쇼를 내세운 <박중훈 쇼>는 스타 인맥 쇼였다.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안성기 같은, 박중훈과 친한 스타들이 출연했다. 내용도 시사토크쇼와는 거리가 멀다. 정체성 모호 논란에 직면하자 ‘교양’을 넣어 시사교양 토크쇼임을 부각시켰다. 정체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책임이 박중훈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게스트에서 갑자기 진행자로 이동한 탓인지, 유재석이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이끌지 못해 미숙해 보인다. 그렇다고 제작진의 능력이 이 프로그램이 내포한 문제의 절대적 근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이병순 체제’라는 KBS의 메타적 환경을 볼 필요가 있다. <박중훈쇼>는 텔레비전 암흑기의 신호탄인지 모른다.

새해 첫날 방송된 의 폐지는 마지막 방송이 신년특집인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폐지는 방송 3일 전 서류 통보됐다. 정기개편은 11월이었다.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이 각각 <미디어비평> <시사360>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프로였다. 시사 이슈와 사회 의제를 적극 반영하는 프로가 사실상 폐지되고, 좋은 책을 소개하는 프로도 없어지는 터에 <박중훈쇼>는 어떤 시사토크와 교양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정기개편에 상관없이 언제든 폐지되니 눈치를 봐야 산다. 시청자는 시사토크쇼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연관짓는데, <박중훈쇼>는 가벼운 내용에 사회적 경향을 살짝 다루는 방향으로 고정했다.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등 젊은 시청자, 특히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인물을 섭외하여 좋은 소비자층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좋아할 만하다. 대신 미국의 보수 정권 집권 시대의 토크쇼와 같이 속시원하게 대중적 고민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출연하지 않는다. 논쟁거리는 대단히 꺼리니 신해철이나 이외수 같은 스타조차 기피 대상이다.

결국 논쟁적이고 일상적인 <오프라쇼>나 파격적이고 삐딱한 시선의 <레터맨쇼>, 빠르고 재기발랄한 <리키쇼>와도 관련이 없는 <박중훈쇼>는 <자니윤쇼>의 진지함과 위트의 조화도 생각할 수 없다. 차라리 MBC <악어>와 같이 다양한 스타일을 세 명의 진행자에게 분산시켜 초보 진행자의 부담감을 해소하고 꼭지는 다양화하되 출연자는 유명 스타와 무명 아티스트, 일반인을 아우르는 것이 더 낫겠다. 시사를 내세우는 스타토크쇼라면 연기대상의 논란이 일고 있는 김명민이나 개런티 프레임의 희생양인 박신양, 그리고 간통죄의 옥소리 정도는 초대할 수 있어야 프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도 이병순 체제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김헌식<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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