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캣츠’는 왜 호감을 얻지 못할까?
캣츠. 원작의 영화화의 평가는 결국 언캐니 밸리 문제로 모아졌다. 이제는 학술적인 용어가 대중미디어에 등장할 만큼 보편적이 되었음을 느낀다. 죽음의 골짜기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언캐니 밸리는 사람과 매우 비슷하게 그래픽 효과를 낼수록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현실적인 그래픽 기술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대중 수용자들은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 특히 사물이 아니라 캐릭터일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러한 점은 할리우드에서 몇 년전부터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 ‘캣츠’는 이러한 고민에 대해서 얼마나 심도가 있었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많이 들어가는 영상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호감 있는 캐릭터가 우선이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수단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괴물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면 혐오스러운 모습이라고 해도 선호될 수 있다.
영화 ‘아바타’가 호응을 받았던 것은 사실감이 아니라 몰입과 선호를 이끌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연출 장치들이 구사되었기 때문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물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 범주에서 가능하다. 우월한 캐릭터 다른 하나는 귀여운 캐릭터이다. 우월한 캐릭터는 공룡이나 고래에서 볼 수가 있다. 여기에 사자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공룡이나 사자도 아기공룡둘리나 라이온 킹에서 보면 귀여울 수 있다. 뽀로로나 펭수는 펭귄을 귀엽게 만들었기 때문에 선호를 받을 수 있었다.
영화 ‘캣츠’를 보면 이 캐릭터들은 귀엽거나 우월한 캐릭터야 하는데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고양이는 사자도 공룡도 아니며 펭귄도 아니다. 고양이가 사자처럼 행동한다면 매력이 덜할지 모른다. 더구나 성장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을 의식하는 것도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고양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몰입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고양이 캐릭터에서사람들이 바라는 감정이입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하지만 원작을 너무 의식한 탓일까. 뮤지컬 요소를 매우 의식했다. 뮤지컬요소를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에 제작진은 몰입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것은 언캐니 밸리를 벗어나는데는 장애요인이 충분히 될 수 있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이 선호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고양이의 매력이 덜 드러나고 있음을 대번에 알 수가 있다. 고양이는 묘심이라고 하여 단독으로 존재할 때 그 아우라를 갖는데 이 영화는 집단으로 등장한다. 각 캐릭터 별로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들기보다는 집단적 전경을 중심으로 군무에 초점을 맞춘다. 캐릭터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측면이 부족하다. 영화 '캣츠'에서는 중심된 캐릭터가 없다시피하다. 결말에서 선택을 받는 인물은 갑자기 등장하기 바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노래나 군무가 아니다. 어떤 선망의 대상도 아니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엘사의 감정에 이입하고 동일시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연 영화 캣츠에는 그런 면이 있던가.
평가적인 측면에서 아마도 원작을 잘 살리는 점을 연출자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연극적인 공간활용, 나아가 뮤지컬 공연 양식의 연출을 하게 되면 실사적인 느낌을 리얼한 공연 분위기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을 법하다. 영화는 공연 예술 양식과 달리 얼굴 특히 눈을 통해 감정입과 공감을 일으킨다. 언캐니밸리를 통과한 많은 실사 영화들이 고민한 것이다. 오히려 영화 '캣츠'는 섹시한 고양이로 시각적인 주목을 받으려할 만큼 특수 효과를 그럴듯하게 사용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도 고양이도 아닌 기괴한 모습이 되어 버렸다. 그들이 눈동자가 더 클로즈업 되었다면 흥행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글/ 김헌식 문화정보콘텐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