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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폰 본 스티브 잡스, 불 같이 화내… '왜'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1. 11. 9. 21:38
삼성 갤럭시폰 본 스티브 잡스, 불 같이 화내… '왜'
기사입력 2011-11-09 12:11 최종수정 2011-11-09 13:07
제이 엘리엇 “삼성 SW 창의력 부족, 절반으로 싸우는 격”

▶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 부사장이 9일 고엑스인터컨티낸탈호텔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경제투데이 김남규 기자]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소니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은 제품의 반절만 가지고 싸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 부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 주최로 9일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및 창의력 부분에서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엇 부사장은 “창의력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확대돼야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데 소니나 삼성전자는 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스마트폰을 많이 팔았다고 하지만 애플 스토어에서 이익이 5배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면에서는 애플이 앞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애플의 제품을 모방한 삼성전자는 창의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과거 스티브잡스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스마트폰을 보고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엘리엇 부사장은 “삼성 스마트폰을 본 잡스는 자신의 것을 배겼다고 불같이 화를 냈었다”면서 “당시에는 나도 잡스와 같은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잡스는 미래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꿰뚫는 혁신적 통찰력과 창의적인 제품개발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며 “애플의 많은 팀들은 잡스의 비전과 그의 장기적인 제품개발 로드맵을 충실히 수행했고, 잡스가 떠난 후에서 최소 3~5년까지는 지금의 혁신과 창의적 문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TV 사업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삼성전자의 제품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시장 상황이 치열해지고 있어 좀더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엇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TV 사업분야에서 우수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미국 매장에 가면 15개의 브랜드가 전시돼 있는 아직은 삼성전자 브랜드가 독보적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차별성을 모색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면서 관개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과 관련해서는 특허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에는 매우 돈독한 관계였다”면서 “지금의 상황은 불행하고,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갈등을 잘 해결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구글 슈미트 회장 "안드로이드, 아이폰보다 먼저 개발…잡스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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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8일 서울 강남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는 아이폰보다 먼저 개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는 나의 20년지기 친구로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후 그 책에 쓰인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아이폰이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안드로이드는 이미 있었다"고 강조했다.

얼마전 출간된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는 잡스가 생전에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을 베꼈다고 믿었으며, 격한 분노를 표현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잡스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출시되자마자 '파괴해버리겠다(I'm going to destroy Android)'고 말할 정도로 분노했으며, 슈미트 회장을 '큰 도둑(Grand theft)'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최근 인수한 스마트폰 제조사 모토로라 모빌리티에 특혜를 줄 것이란 세간의 오해에 대해 자세히 해명했다. 그는 "안드로이드가 짧은 시간 안에 세계적인 스마트폰 OS로 확산된 것은 완전 개방형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라며 "OS 제공을 이유로 사용료를 받거나 제조사별로 공개 시점을 차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향후 안드로이드 OS가 모토로라에 우선적으로 제공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와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잘 이야기 했다"며 "OS 부분 유료화 등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안드로이드는 앞으로도 완전 개방형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미트 회장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MS가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를 만든 회사는 구글이지 MS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MS는 안드로이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HTC 등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연간 5000억원에 가까운 로열티를 받고 있다.

그는 "MS는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두려워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조장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안드로이드의 성장동력은 한국 제조사를 비롯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중요한 바탕이 됐다"며 "한국인은 뛰어난 재능과 창의성을 타고 났고, 한국에는 우수한 개발자, 기업, 기업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