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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팬은 팬일까 범죄자?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0. 6. 16:11
공교롭게도 최근 같은 시점에 배우 조인성과 가수 정용화가 사생팬 때문에 고초를 겪은 사실이 알려져 대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조인성은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는 집에 사생팬이 침입을 했고, 정용화는 SNS를 통해 사생팬 행위를 금해 달라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조인성의 사례를 볼 때, 이제 사생팬은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신드롬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했다. 특히, 한류 현상이 일어나면서 국내의 스타들이 활발하게 해외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은 이에서 비롯된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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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JYJ, 슈퍼주니어, 엑소 등의 아이돌 그룹에게는 일반화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에는 가수 서태지의 거주 공간에 주거 침입을 한 경우도 있었다. 집요하게 스타에 집착하는 행태는 오래 전에도 있었다. 가수 김창완이나 배우 김미숙은 오랜동안 자신들을 괴롭혀온 스토킹 팬들을 결국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조인성의 경우, 집안에 칩입을 해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해 입건시킬 수밖에 없었다.

스토킹 팬이나 사생팬은 광팬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팬들하고는 다른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스토킹팬들은 집요하게 스타에게 집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스토킹 팬이나 사생팬이 같아 보인다. 하지만 구분해서 살펴보면 좀 더 다른 측면이 드러난다. 스토킹 팬들은 스타에 대한 열망이나 사랑이 지나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의 현실과 자신의 소망을 혼돈한다. 스타와 자신의 관계 획득에만 과잉집중한다.

그런데 사생팬의 경우에는 좀 더 파괴적인 특징이 가미되어 있다. 사생팬들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경향성이 더 강하다.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좀 더 집요하게 움직인다. 사생팬들은 단지 그 스타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스타에 대한 스토킹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만족적일 뿐더러 그러한 행위들을 과시하기 위해서 스타들을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현상은 인터넷 공간이 발달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그것은 사생팬의 심리를 파악해야 이해가 할 수 있다. 스토킹 팬들과 달리 사생팬의 활동에는 과시의 욕망충족 심리가 개입되어 있다. 남들은 하지 못하는 것, 남들에게는 없는 것을 과시하려는 성향이 사생팬들의 행위들을 더욱 극단화하고 위험하게 만들었다. 스타들의 내밀한 모습을 촬영하거나 스타와 자신을 한공간에 공존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만들어 그것을 소유, 전시하려 한다.

스타들의 내밀한 사생활이나 그들의 금지 영역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다른 이들이 갖지 못하는 소유물이 된다. 심지어 스타들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바로 그러한 소유욕의 한 현상이다. 이러한 것들을 인터넷 공간을 통해서 과시하고, 다른 이들의 선망이나 인정을 받게 되면 이를 통해 자기만족적인 느낌을 강화한다. 물론 그러한 행위들은 피해를 당하는 이들에게는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 등 주변인들에게 막중한 고통을 안기고 만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사생팬들은 그냥 팬이 아니라 범죄자에 가깝다. 스타들의 신상 정보들을 불법적으로 알아내고, 그것을 활용해 스토킹을 실시하고, 주거나 이동 공간을 침입하는가 하면 그들의 물건마저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범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전 처럼 단순히 광팬이 과도하게 행하는 팬의 활동이라고 치부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분명 그들이 저지르는 행위들은 범법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스타들은 자신들의 이미지나 활동, 인지도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자제해왔다. 비단 스타들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오디션 프로가 많아지고 있고, 디지털 스마트 모바일 환경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누구라도 사생 활동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불법적인 행위들을 명성이나 이미지 때문에 쉬쉬할수록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것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심화되는 법인데 이같은 일은 사생팬의 형성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앞으로 사생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조치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서태지, 조인성, 김미숙, 김창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악플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에 이은 적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광적인 팬들의 활동이라고 생각되는 사생팬들의 행태는 범죄행위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비공개하고 은폐할수록 그러한 점을 파고드는 것이 범죄이자 사생팬의 행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