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명당은 행복을 찾는 앤틱한 것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0. 16. 08:57

-명당은 생활 속 행복을 바라는 마음.



                                    김헌식(박사. 연구자. 문화정보콘텐츠 전공)


명당을 찾는 것은 행복을 위한 행위입니다. 다만 자신의 현재 행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후손들을 위한 동기인지에 따라 달라질 뿐이겠지요. 집터 좋은 자리를 찾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포함하는 것이고 묘자리는 더 미래적인 관점에서 후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영화 '명당'은 명당을 찾아 가문과 후손들의 행복을 바라는 행위가 중심 소재입니다. 오늘날 과학의 관점에서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일로 보입니다. 흥선 대원군 이하응(지성)이 충청도 덕산 가야산 자리에 묘를 썼기 때문에 2명의 왕이 나왔다는 설정은 그렇다고 해도 그곳에 묘자리를 썼기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는 결론은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조선이 망한 것은 명당 터와는 관계가 없음을 이제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도 주목을 받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명당 영화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 영화에서 권력자들과 일반 민중 사이에서 지관(조승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점은 행복에 관한 시각을 달리 볼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영화에서 실용적인 행복은 시장에 대해서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박재상(조승우)가 시장의 위치를 진단하고 매장과 설비들의 배치를 조언하는 그의 모습은 단순히 전문가의 풍모를 넘어 경영적인 혜안이 뛰어나다는 점을 자동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이른바 생활 풍수라고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황당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세도 정치 김씨 일가(백윤식 등)와  왕족(지성 등)들이 명당을 두고 벌이는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부터입니다. 예컨대, 세도정치 세력들이 왕릉에 묘를 썼기 때문에 권력과 부를 갖게 되었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며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습니다. 이는 사후 짜맞추기식 나열에 불과합니다. 신흥무관학교 터를 잡아 주는 모습도 요즘에 유행하는 역사적 팩트의 무리한 연결짓기에 불과합니다.  

나라가 망하고 독립을 하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나 사회경제 정치적인 변수들이 작용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그것이 오로지 조상의 묘를 잘 썼기 때문이라는 것은 무력감에 빠지게 합니다. 고종이 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남연군 묘가 아니라 상가집의 개가 되어서라도 살아남고 권력에 줄을 선 고종의 아버지 이하응 덕분입니다.

오히려 박재상이 인간의 행위에 대해서 컨설팅을 해주던 장면들이 현대적이며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으며 실제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그런 일상적 실제적인 내용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풍수나 명당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불식 시키고 대중적인 성공도 거두었을 지 모릅니다. 오히려  이 영화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던 방편으로써 실제적 효욤감 마저 사라지게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현재 자신이나 미래 후손 가족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보편적입니다. 가난한 사람들과 반대로 권세가 있는 이들은 지킬 것이 있으니 더욱 심할 것입니다. 지킬 것이 없는 승려가 명당터를 찾아 묘를 쓸일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 살더라도 좋은 곳에 살기를 바라는 것은 명당 풍수와 연관이 없다고 할 수가 없으니 여전히 생활 풍수에 대한 욕구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대중심리와 여전히 맞물리게 됩니다.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합니다. 착한 한국인들에게는 가족까지도 말입니다. 그것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고 공동체가 서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좋은 땅을 권세가 있는 이들만 독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현대 풍수에서는 땅을 보완하여 사용하는 것에 더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이런 점이 부각되지 않은 것은 아쉽죠. 그래서 더욱 시장 상인들에게 현장 지도를 하던 지관 조승우가 더 멋지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