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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리즘은 미니멀리즘과 어떤 관계일까?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8. 11. 7. 13:14

미니멀리즘 맥시멀리즘


                                             김헌식(문화콘텐츠학 박사, 박경리/토지문화관 외래 교수)



많은 것을 가지려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갖지 못한다. 잔뜩 가진 것 같아도 그렇게 생각한 것과 부합하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단순한 삶을 원한다. 마치 석가모니가 단순한 무소유의 삶으로 들어섰듯이 미술 사조도 마찬가지다. 미니멀리즘은 화려한 장식주의나 사실주의 화풍에서 벗어나 핵심적인 단순성에 주목한다. 진정한 심미안들만이 느낄 수 있는 경지라고 하는 이유겠다. 미학적 관점이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주어 미니멀 라이프라고 한다. 기성 세대들은 미니멀 라이프를 좋아하는 듯 싶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은 맥시멀리즘을 선호할 수 있다. 본래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그것을 가리기 위해서 겉으로 있는 척한다는 말이 있다. 후까시를 잡는다는 말인 이러한 내적 비어있음과 반대로 연결되어 있다. 


맥시멀리즘은 미니 멀리즘과 반대에 있다. 안경을 예로들면 기존의 트렌드와는 달리 크게 안경알을 디자인한다. 귀거리의 경우에도 주렁주렁 달게 된다. 한쪽에서는 80년대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맞다면 고성장기의 화려한 시기를 재발견한 셈이다. 마치 지코가 조용필, 정미조, 이은하, 조하문의 노래에 열광하는 것과 같다. 당시에는 고성장기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만만함이 있었고 이는 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미국의 졸부들이 유럽의 문화 예술을 흠모했듯이 겉으로 과장되고 치장을 하는 것은 속이 비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반드시 지식의 유무를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을 때 그것을 채우기 위해 겉으로 과장할 수도 있다. 동물들이 깃털을 잔뜩 세우는 것과 같이 말이다. 위축된 마음을 겉으로라도 자신있게 보이려는 것이 맥시멀리즘일지 모른다. 그렇게 라도 위축된 마음을 신장시킬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겠는가 싶다. 옷이 날개라지만 그전에 옷이 자신감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어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새로운 세대도 많은 것을 쫓아다니다가 미니멀리즘으로 회귀할 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그렇게 미니멀리즘으로 가기에는 인간은 너무 경험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존재이다. 

글/김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