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盧노제 진행 보복” 시청자·정치권 항의 빗발
방송인 김제동씨(35)가 KBS 2TV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는 등 평소 사회참여 활동이 활발했던 김씨에 대한 공영방송의 잇단 프로그램 퇴출에 ‘외압’ ‘보복’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도 하차했다.
11일 소속사인 다음기획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9일 밤 KBS 제작진으로부터 “그동안 너무 오래 진행했다”는 이유로 하차를 통보받았다.
소속사 측은 “오는 19일부터 MC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KBS 내부에서도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2004년부터 진행을 맡아오면서 프로그램을 안착시킨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된 퇴출 결정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하차 배경을 놓고 정치적인 해석이 붙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행사에 참석해 사회를 맡은 데 이어 퇴출 통보를 받던 당일에는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 문화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실제 <스타골든벨>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씨의 하차에 대해 KBS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시청자 권경숙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보았기 때문에 현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서인가요”라며 “김제동씨는 방송인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보여주셨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 정직하게 대응할 줄 아는 소신 있는 분”이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 ‘김제동씨의 KBS <스타골든벨> 퇴출에 반대합니다’에는 1800여명이 서명을 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도 “방송을 오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진행자를 바꾸는 합리적인 기준이나 절차라고 볼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홍보팀 강선규 팀장은 “김제동씨가 방송을 오래했기 때문에 가을 개편을 맞아 교체하기로 했다”면서 “김씨의 후임으로는 3명의 후보자가 내정돼 있고 이 중 1명이 선정될 예정이라 현재로서는 누구인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고 “KBS가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제작비 절감명목으로 MC를 교체했지만 윤도현씨의 경우 회당 출연료 차이가 새 MC와 고작 30만원 정도였으며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김제동씨를 하차시키는 것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밝혔다.
<박경은·김지환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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