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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그리고 제제, 그안의 문화심리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5. 11. 15. 04:05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여주인공(황정음)은 초등학교 시절 잘 나갔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생활도 여유로워 남자애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성인이 된 지금 여주인공의 모습은 옛날과 다르다. 초라해진 외모에 취직은 너무 힘들고 자신을 존중해주는 사람도 만나기 힘들다. 오로지 자신의 초등학교 첫사랑(박서준)만이 자신을 기억하고 현재의 변화에 관계없이 사랑할 뿐이다. 더구나 자신의 삶을 대리 실현하듯이 성공해서 컴백했다.

 

 

 

 

 


마리텔에서 종이접기 선생님은 예전과 똑같이 대한다. 존중하고 배려하며 힘을 북돋아준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찬 어린 시절의 그때 말하던 그 화법으로 따뜻하게 맞아주고 격려해준다. 지금의 상황은 많이 변해 버렸고, 많이 불균등 할지라도 종이접기 김영만 선생님은 여전히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준다.


그 수평적이고 대등하던 어린 시절의 황금기를 알아주는 선생님의 태도는 벅찬 감흥을 넘어서서 눈물을 터트리게도 했다. 이러한 점은 종이접기가 추억의 소풍이고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은 키덜트 현상에서 나타난다. 예전의 추억어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피규어, 장난감을 선호하는 것은 단지 예전 것이 아니라 어린시절의 꿈과 희망 그리고 수평적인 가치평가의 낭만을 다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런 세계에서는 누구나 평등하고, 자기 주도적일 수 있다. 누구나 삶의 주인공이면서 세계의 중심에 속한다.

물론 이러한 점은 점점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달리 인식하도록 만든다. 누구나 삶의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수 없으며 세상의 중심에서 이탈을 하고는 한다. 그렇지만 키덜트 소품들을 보면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 다시 한번 그 세계에 들어간 듯 싶다. 변하지 않은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이런 키덜트 소품들이다.

과거의 시간적 배경 가운데에서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인 1988년을 다룬 '응답하라 1988'은 그 당시의 유행하던 영화, 음악이나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등장시키고 있다.

특히 청춘의 주인공들은 대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들이다. 고등학생은 대학교보다 더 수평적인 관계성을 갖는다. 이때는 취직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하루하루 같이 어울려 지내는 일상에 더 관심이 많았던 시대이다. 사는 모습과 라이프 스타일이 비슷하고 삶의 수준은 균일했던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얼마차이가 나지 않는 90년대 대중가요가 무도의 토토가를 통해 부각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나 음악의 황금기를 구가했으며 청춘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당시 청춘들의 꿈과 희망을 알아주는 것은 이러한 흔적들 밖에 없는 지 모른다.

지금의 상황은 예전과 다르다. 꿈은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고, 현실은 수평적이기 보다 위계 속에 있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열정과 패기도 달라졌고, 그것을 통해 도전하던 대상도 그 가치의 의미를 변화시켰다.


삶의 주체이기는 버겁고 중심의 틀에서 어긋난 듯 싶다. 그것도 자꾸만 더욱 그런 것 같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기대감도 사라지고, 감정은 메말라 가는 듯 싶다.

자신 스스로도 정체성을 포함한 존재감, 나아가 자아 존중감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그 사이에서 명징한 것은 자신이 본질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삶의 증인들이며 다시 리셋하고 싶은 삶의 증거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가 성적인 코드로 다뤄질 때 그 작품을 감동적으로 읽은 독자들은 거부감을 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작품을 얼마나 다양하게 창작하는가와 별개이며, 그것은 옛시절 낭만적 선호의 문제이다.

이에 비추어보면 분명 그것은 맥락과 배경이 있으며, 유아 성욕자라고 오히려 비난받을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향은 여러 사례를 통해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해법은 그녀를 기억하고 존중하는 초등학교 첫사랑이었다. 드라마 '송곳'에서도 그 해법은 동료들에게서 찾으려 했다.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 서로가 결국 구세주이다.

글/김헌식(culpol, 정책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