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효과는 어떻게 될까.
게임을 활용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게임 넌버벌퍼포먼스는 게임을 선정해 캐릭터와 스토리, 음악적인 요소 등을 재가공해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극 중간 중간에 춤과 노래, LED 기술, 패션쇼, 무술 행위예술 등 다양한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게임 도심 RPG(역할게임)은 게임의 캐릭터들을 실제 공간과 사람을 통해 실현하는 게임이다. 서바이벌 총싸움을 연상할 수 있지만 선정된 게임의 캐릭터와 상황을 적용하는 점이 다르다. 게임아트 전시는 게임과 관련한 음악과 영상, 미술 등을 다른 미술 작품 처럼 관람객들에게 선 보인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영역에 게임기기와 게임 디자인 기술을 적용해 게임과 연관된 개념을 활용 다른 파생적인 콘텐츠나 활동을 구가하는 것을 말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비디오게임 플레이어를 자극하는 요소들, 예컨대 게임 시에 계속 스코어를 보여주는 등의 성취도와 같은 요소들을 실제 세계에 도입하는 것이다.
넓게 보면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은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동기를 유발하는 기법을 말한다.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게임적 사고 및 메카닉 과정을 뜻하는 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 원인을 다른 분야에 적용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방법을 말한다. 사람들이 재미없거나 혹은 번거로워 하는 일들을 보다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게임원리를 적용하여 유도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게임에 몰입 또는 중독시키는 것은 ‘주제’ ‘소재’, ‘캐릭터’가 아니라 그 ‘매커니즘’, ‘과정’이기 때문이다. 게임(Game)과 -화(-fication)의 합성어이며. 게임에 재미와 몰입성을 더하는 포인트·레벨·순위표·퀘스트 등과 같은 게임 디자인 기법을 비게임 영역에 적용한다.
게이브 지커맨, 크리스토퍼 커닝햄은 ‘게이미피케이션: 웹과 모바일 앱에 게임 기법 불어넣기(Gamification by Design, 한빛미디어)’에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유저를 몰입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인간의 속성 중에 ‘놀고자 하는 본성’을 최대한 이용해 보자는 것인데 이런 원리의 적용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카페에서 커피 10잔을 사면 한잔을 무료로 주거나, 항공사 마일리지 프로그램, 미국 국방부가 입대를 장려하려고 만든 ‘아메리카 아미’ 게임 등이 고전적인 사례이다.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등급을 매기는 집단 지성 관련 사이트는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비행기나 숙박시설을 이용 시 적립되는 마일리지, 마트의 포인트 적립카드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을 적용한 것이다. 나이키플러스 운동화의 센서는 달리는 사람의 운동시간,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자동으로 측정해주고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도 시켜준다.
메신저에 게임 기법을 적용해 사용자들을 트위터에 열광시켰다. @(멘션)기능이 그 예이다. 트위터 친구들이 트위터 초보자를 언급(멘션)하면, 초보 사용자의 반응이 높아진다. ‘리트윗’도 참여도를 높인다. 자신의 말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몰입과 흥미, 참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팔로워들이 많을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렇게 반응과 성취의 감정은 바로 게임요소의 기본이기도 하다.
이러한 원리를 다이어트에 적용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의 다이어트 행위에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것인데 허리 사이즈에 맞춰 허리 벨트의 끝 부분을 잘라내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게임화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보상이 아니라 불규칙적인 보상이라고 한다. 페달을 밟는 실험 쥐는 일정한 간격으로 먹이가 나올 때보다 비정기적으로 먹이가 나올 때 더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미안하게도 2주일에 한번 급여를 주면 노당자는 그만큼 일하지만, 비주기적으로 보상이 주어지는 슬롯머신에는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려고 한다. 각종 게임과 웹을 디자인할 때 비정기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는 것을 쥐가 알려준 셈이다. 인간과 쥐가 같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게임 디자이너인 케빈 리차드슨은 ‘과속 감시 카메라 복권’을 고안했다. 속도 위반자에게 벌금을 주고 거둬들인 벌금 일부를 속도를 잘 지킨 사람들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 주었다. 속도를 잘 지키면 단속 카메라의 보드판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피드백도 주었했다. 이 지역 평균 속도가 20% 감소했다.
정치 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할 수있을 지 모른다.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폴리티즈(Politiz)는 폴리틱스(Politics, 정치)와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zation, 시각화)의 합성어인데 연구원 측은 "게임 디자인 기법을 이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원리를 적용해 국회의원의 정책활동을 재미있고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은 1)게임 기법을 이용 애플리케이션을 선택 혹은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것 2)게임에 참여하는 심리처럼 프로젝트에 참여토록 이끌고, 3)사용자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어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시키며 4)설문조사나 복잡한 문서 등 읽기 지루하거나 귀찮은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데, 주로 고객에게 보상을 제공해 즉각적 구매를 이끄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고객에게 금전적 보상보다는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인지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이브 지커맨, 크리스토퍼 커닝햄은 지위(Status), 접근권(Access), 권력(Power), 물품(Stuff) 등 4가지를 대표적인 보상책으로 정리했다.
게임에서의 순위는 ‘지위’다. 게임 상급자에게 주어지는 할인권, 프로게이머 등과의 만남 권한 등이 ‘접근권’이 이에 해당한다. 게임에서 다른 사용자를 지배할 권리, 포름 등에서 관리업무를 하는 것 등이 ‘권력’이며, 경품 등은 ‘물품’에 해당한다.
게임의 원리와 메커니즘을 매뉴얼화해서 체계적으로 적용해보자는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이지만 개개인의 특성이나 개성이 다르고 그들이 처한 조건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그것을 시스템으로 만들게 되면 효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조직에서 내에서 창의력과 유연성이 억눌리고 말수 있다. 더구나 조직에서 게임화하여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평가하고 보상해주는 것은, 모든 행동이 감시를 받고 점수가 매겨진다는 압박감을 구성원들에게 부가할 수 있다.
글: 김헌식 / ‘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 ’트렌드와 심리‘ 의 저자. 문화콘텐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