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가요사 14

이영미의 7080 노래방 3

‘다정하신 아빠’ 보다 ‘술 취하신 아빠’가 더 어울렸던 그 시절 이영미의 7080 노래방 항상 집 밖을 맴돌던 아버지 이영미 ymlee0216@hanmail.net | 제219호 | 20110521 입력 대중가요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하려면 가슴이 턱 막혀온다. 대중가요에서 아버지를 다룬 노래는 그리 많지 않다. 히트곡은 더더욱 적다. 말하자면 대중은 아버지를 별로 노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어머니나 엄마라는 말이 그 자체로 촉촉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게다가 1960년대까지 대중가요 속의 아버지는 늘 집에 없다. 아버지들은 집과 가족을 떠나 먼 곳에 있다.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 산새도 슬피 우는 노을 진 산골에/ 엄마구름 애기구름 정답게 가는데/ 아빠는 어디 ..

이영미의 7080 노래방 2

지는 걸 상상할 수 없는 자태, 사랑과 이별은 목련을 닮았다 이영미의 7080 노래방 두 얼굴의 목련 이영미 ymlee0216@hanmail.net | 제213호 | 20110409 입력 그늘 속의 목련조차 만개했다. 성질 급하게 먼저 핀 놈들은 벌써 꽃잎을 뚝뚝 떨구고 있다. 활짝 핀 꽃에서도 지는 순간을 생각지 않을 수 없지만, 목련이야말로 피는 모습과 지는 모습이 다 사람 마음을 출렁이게 만드는 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나, 단짝 친구가 목련을 ‘팝콘처럼 피었다가 바나나 껍질처럼 떨어지는 꽃’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듣고 적잖이 놀란 적이 있다(그 친구는 후에 작가가 됐다). 비유가 다소 도발적으로 발랄하기는 하지만 필 때와 질 때의 그 대조적인 모습의 형상화로는 놀랍도록 적확했다 싶다. 마른 나뭇..

이영미의 7080 노래방 1

순수의 상징 긴 생머리, 기존 가치에 도전한 짧은 치마 이영미의 7080 노래방 청춘 - 세시봉 시대의 여자들 이영미 | 제210호 | 20110320 입력 가요는 시대입니다. 유행가 가사에는 민초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씨가 1970~80년대 우리가 살아온 풍경을 대중가요 가사로 다시 그렸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요모조모 따져보는 ‘키워드 노래방’입니다. 1 1980년대 초반의 박인희 모습.2 1970년대 디스키자키 시절의 양희은. [중앙포토] 예상치 않게 후끈 달아오른 세시봉 프로그램을 보며 중년 세대들은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를 보며 “많이 늙었다”와 “옛날 모습 그대로네”를 반복하게 되는 것처럼, 이들은 TV속 환갑 넘은 가수들과 그보다 조금..

[우리시대의 명반·명곡]

'들국화' 출신 드러머, 다채로운 사운드로 '사랑' 노래 | 기사입력 2011-09-30 20:03 [우리시대의 명반·명곡] 주찬권 2집(1990년) '나 이제 너에게' 예술성을 지향하는 뮤지션들의 음악은 어려운 마니아용으로 치부되어 폭넓은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모든 창작자에게 내용과 형식 즉 작품성과 대중성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둘은 영원히 맞닿을 수 없는 기차의 레일 같다. 작품성을 추구하면 대중성이 떨어지고 대중성을 추구하면 작품성이 떨어지는 악순환 말이다. 묵직한 드럼 비트와 선 굵은 남성적 이미지가 매력적인 출신 주찬권은 한국 드러머 계보에서 각별한 존재다. 최고의 연주력은 기본이고 창작, 노래, 프로듀싱, 편곡능력까지 보유한 멀티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