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국가 만들기

YG 마약 사건에 벌어지는 오류들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9. 6. 14. 12:27

YG 마약 사건의 오류

-한국 연예기획사의 과제와 팬문화의 변동 

 

김헌식(대중문화평론가, 박사)

 

지드래곤, 탑, 박봄, 쿠시, 한서희, 비아이...또 터진 마약. YG약국이라는 말이 가히 틀린 말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양현석 대표는 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인 셈이 되었다. 이번에는 양현석 대표가 개입 무마에 나섰다는 의혹까지 나올 게 나왔다는 분위기는 더욱 그렇다. 정작 궁금한 것은 이것이다. 왜 YG는 마약 의혹이 끊임없이 나오는가. 이것은 반드시 마약을 했는가 안했는가에 관련이 없는 측면이다. 영웅이 괴물이 순식간에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강점이 약점이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YG는 힙합의 공동체, 아티스트들의 공동체라고 해서 전문가들에게서 극찬을 받아왔다. 대형 기획사 중에서도 예술 정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극찬이 가해졌고 주가에도 반영이 되어왔다. 아뿔싸,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업까지 문어벌 처럼 벌이고 정권과 갖는 커넥셕 의혹이 불거지는 일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나 징후들이 마약사건이나 의혹들에 연관이 없다고 할 수가 없다. 그것은 자만과 방심에서 기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지체의 예술가 공동체임이 추정된다. 문화지체의 예술가 컨셉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 예술가에 대한 낡은 관념들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라면 자유분방하고 그래서 술과 담배, 나아가 대마초나 마약 정도는 해도 되며 성적 방종이나 일탈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가능하다는 인식들이 관념이며 이미 철지났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들에게도 부메랑이 된다. 한국형 기획사 가수들을 비난해 왔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한다. 가혹한 노예 계약은 문제지만 철저한 매니지먼트, 그것이 마약 등의 사건으로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결과로 팬심들에 대한 실망을 주지 않는다. 더구나 자유로운 일탈의 예술 공동체, 그런 취향과 컨셉이 민주공화국에서 가능할 수는 있지만 여기는 미국이나 영국도 아니고 한국이다. 대중문화는 그 정서에 기반하고 제도적 법적 틀을 준수해야 한다. 오히려 지금의 예술가들은 철저하게 멘털관리를 한다. 그것이 매니지먼트의 기본원칙이며 그 예술가나 스타들을 보존하고 팬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을 보라. 그들은 아이돌 기획사에 있으면서도 예술가 이상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며 그것은 팬을 위한 것이다. 예술가입네 하면서 자신이 세계괸을 강요하지 않는다. 

팬들은 그들을 무조건 선망하지 않는다. 팬 문화도 변했다. 스스로 공존하고 진화하는 관계이며 이는 수평적 대등한 관계임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도 그냥 수동적인 태도를 벗어나 적극적인 운동을 벌인다. 퇴출 성명서나 불매운동이 그것이다. 더이상 기획사는 그들의 소유가 아니라 팬들이 만들어준 공동자산이다. 함부로 관리하는 것은 팬주권주의에 어긋난다. 팬주권주의는 언제든 그들을 견제하고 스스로 권리를 찾을 것이고 이것이 바로 능동적인 팬문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안이 모두 밝혀지기 전에 모든 것을 다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이 마약을 한 것으로 낙인 찍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벗어난다. 또한활동기반 자체 예술가의 생존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관음증적인 방식으로 난도질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문화권력자로 군림하는 것 같지만 한없이 약한 예술가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YG에 관해서는 민주주적인 과정이나 소통의지의 부재 등 절차적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