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비교문화

[한류 로드가 열린다] 아이돌 스타 지구촌 곳곳서 러브콜… 토종 브랜드 위상 '쑥쑥'

부드러운힘 Kim hern SiK (Heon Sik) 2012. 1. 8. 18:51

[한류 로드가 열린다] 아이돌 스타 지구촌 곳곳서 러브콜… 토종 브랜드 위상 '쑥쑥'



<1부> ① 'K팝 경제'의 현장을 가다

동방신기·소녀시대·2NE1 등 日·中넘어 유럽무대서 활동

광고업종도 식음료^화장품서 자동차·IT제품 등으로 확대

장근석·카라 기용 막걸리·홍초 日시장서 매출 폭발적 증가

LG전자 등도 한류 콘텐츠 활용 글로벌 마케팅 잰걸음

요즘 일본에서는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서든 한 블록마다 한 번씩 동방신기ㆍ소녀시대ㆍ카라 등 한국 아이돌 그룹과 배우 장근석 등 한류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작용하는 편의점업계는 최근 들어 일본 세븐일레븐이 소녀시대를 모델로 캐스팅하는 등 한국의 K팝 스타들이 편의점 CF 모델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로손과 모델 계약을 맺은 장근석은 '산토리 서울막걸리'의 모델이기도 하다. 구역당 하나씩 편의점이나 주점이 자리잡고 있음을 감안하면 쉴 새 없이 이들 한류스타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신한류 스타들이 일본 CF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한류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업종도 기존의 식음료, 화장품 등 소비재 중심에서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제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과 중국 위주의 활동 지역은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과 유럽 등 전방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컴퓨터 관련기기 업체 인텔의 아시아 메인모델에 발탁된 소녀시대

◇CF러브콜 일본 넘어 세계 전역으로=한류 스타의 일본 CF 시장 진출은 두말할 것도 없이 지난 2004년 일본 광고시장을 석권한 '욘사마' 배용준의 활약으로 그 효과를 확인했다. 당시 배용준은 오오츠카제약과 롯데ㆍ소니 등 5개사의 모델로 기용돼 탄산음료부터 디지털 캠코더와 자동차 등의 TV광고에 출연했다. 당시 그가 출연한 탄산음료와 껌ㆍ초콜릿류는 광고 이후 평균 30%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얻었고 자동차 역시 예상보다 10% 이상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류 스타가 일본에서 벗어나 아시아 전역의 광고시장을 차지한 것은 K팝 개척자인 가수 보아가 첫 주자였다. 보아는 2003년 신발브랜드 '스케처스'의 아시아 모델로 발탁된 이래 '나이키'의 아시아 모델,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홍콩ㆍ대만 모델로 활동했으며 일본 내에서만 음료업체 '기린', 화장품 브랜드 '고세', 휴대전화 '도시바', 자동차 '혼다' 등의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이 같은 흐름의 바통을 이어받은 가운데 소녀시대의 경우 출시 10주년을 맞은 UHA 미카쿠토 'e-ma 노도아메(목캔디)'의 모델로 일본에서 첫 광고를 시작해 세계적인 차 전문 브랜드 '립톤',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의 광고에서 활동하면서 'CF 퀸'의 명성을 다지고 있다.

세계적인 컴퓨터 관련기기업체인 인텔은 소녀시대를 아시아 7개국 캠페인의 모델로 선정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 있는 소녀시대의 세련된 비주얼 이미지가 인텔 신제품인 '2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패밀리'와 부합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동방신기는 국내 최초로 프랑스 패션 브랜드 '라코스테'와 프렌드십 계약을 맺고 홍보대사 자격으로 지난해 9월 뉴욕 컬렉션에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프렌드십 모델'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프랑스 라코스테 측은 "최근 한국이 세계적으로도 놀라운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를 더욱 북돋우고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 동방신기를 선정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라코스테의 인지도를 젊은층을 대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가수 보아를 제외하고) 동방신기나 소녀시대가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발탁돼 아시아시장을 커버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슈퍼주니어는 중화권의 '펩시콜라'와 태국에서의 '맥심 콘택트렌즈' 등의 모델로, 샤이니와 에프엑스는 중국 의류브랜드 'H2'의 모델로 공동 발탁되기도 했다.

식음료와 소비재 위주로 시작된 한류스타의 CF 진출은 업종도 다양화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여성그룹 투애니원은 '야마하' 오토바이의 태국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들의 도전적이고 개성 있는 이미지가 해당 제품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에 힘입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기업인 도요타 자동차는 이례적으로 김태희ㆍ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을 모델로 기용했다. TV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할로 인기를 모은 이민호는 도요타 미국 법인이 기용한 최초의 한국인 모델이자 미국 내 신형 캠리 모델 중 유일한 동양인이다. 이는 미국 내 도요타 구매자의 30% 이상이 아시아계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이민호는 특히 중국ㆍ일본계 여성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신한류 스타 장근석을 내세운 막걸리 광고는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한류스타 모델 통해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 부각=이 같은 CF계의 러브콜은 한류스타들의 '몸값'을 높이는 동시에 '엔고 특수'까지 챙기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제품의 수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스타를 기용한 한국 브랜드는 문화효과를 후광으로 기업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챙기고 있다. 산토리 서울막걸리의 모델로 활동한 장근석이 일본 여성팬들의 '막걸리 열풍'에 불을 붙이면서 이 제품은 당초 지난해 판매 목표를 35만상자에서 100만상자로 높여 잡았다. 실제로 판매 확대에 힘입어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 '닛케이트렌디' 의 '2011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에서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 도 지난해 8월부터 걸그룹 카라가 일본 모델로 활동하면서 일본 시장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0년 전체 해외 수출액이 고작 14억원이었던 마시는 홍초는 지난해 일본 매출 목표를 당초 175억원에서 3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성장세가 눈부시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슈퍼주니어와 에프엑스를 모델로 내세워 글로벌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TV와 인쇄매체ㆍ옥외ㆍ온라인ㆍ인스토어 등 다양한 채널에 이들을 모델로 활용하는 한편 지난해 뉴욕 공연, 타이완 공연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의 'M Live 콘서트'도 공식 후원하기로 하는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신익 LG전자 글로벌마케팅부문장(사장)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ㆍ미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류스타를 내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류 콘텐츠 전도사로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소녀시대의 싱가포르 단독콘서트 이후 K팝 인기가 절정에 다다른 싱가포르에서는 한국 음식이 동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싱가포르 시내의 대형 쇼핑몰에는 한국 음식만 판매하는 코너가 별도로 마련돼 성업 중이다. 싱가포르 카르푸 매장에는 라면과 김치ㆍ고추장ㆍ과자 등 한국 음식만을 위한 별도 매대가 마련될 정도로 한국음식이 인기를 끈다. 싱가포르 주재 한국인 김현성(38)씨는 "카르푸 매대의 선반 사이사이 빈 공간마다 태극기 마크가 빼곡하게 붙어 있어 한국인으로서 감격적일 뿐 아니라 한류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이들 제품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남성그룹 2PM의 멤버 닉쿤은 '삼성전자' 디지털 카메라 모델로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아시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동방신기를 광고모델로 선정해 중국과 일본인 고객잡기에 나섰다. 동방신기를 적극 활용하고자 신라면세점 측은 '김포공항점'에 '코리아 브랜드존' '남성 컬렉션존' 등 편집매장도 열었다. 롯데면세점이 최지우ㆍ송승헌ㆍ현빈ㆍ김현중ㆍ빅뱅ㆍ2PM 등의 스타 모델군단을 활용하는 것도 한류스타의 인기를 업고 외국인들의 구매력을 높이고자 한 같은 전략이다.

이에 대해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화적인 기저가 소비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K팝을 필두로 한 한류 문화가 파급되면서 제품 소비로까지 이어지고 구매 제품의 분야 역시 단계별로 점차 확산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조상인기자 ccsi@sed.co.kr

[한류 로드가 열린다] 年 경제 효과 5조원

<1부> ① 'K팝 경제'의 현장을 가다

뻗어가는 한류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쯤 될까.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KOFICE)은 지난 2010년 한해 동안 한류의 생산유발효과를 조사한 결과 4조9,82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는 2009년 3조9,6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류의 부가가치유발효과도 전년 대비 4,532억원이 불어난 1조9,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재단이 한국ㆍ중국ㆍ일본ㆍ베트남ㆍ프랑스ㆍ브라질 등 6개국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분석한 결과 한류열풍 중에서도 브라질은 게임, 중국은 드라마, 프랑스와 일본은 한국 음식, 베트남은 영화 등 나라별로 선호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한류 관련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역별 맞춤형'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신흥국 소비시장의 부상과 대응전략' 보고서에서는 소비시장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유망신흥국으로 중국ㆍ인도ㆍ태국ㆍ베트남 등 아시아 11개국과 브라질ㆍ멕시코ㆍ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4개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 5개국 등 30개국을 꼽았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은 신한류 열풍의 거점과 일치한다. 즉 한류를 제대로 활용하면 이들 지역의 수출전략 구축에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 '한류를 알면 수출이 보인다' 역시 지난해 9~10월 일본ㆍ중국ㆍ대만ㆍ베트남 등지에서 온 한국방문객 및 현지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명 가운데 3명이 한류를 접한 후 한국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한류가 실질적인 상품구매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 같은 한류 확산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의 상관관계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의무역정보네트워크(KITA.net) 자료에 따르면 한류 문화콘텐츠 수출액과 화장품ㆍ주류ㆍ과자ㆍ라면 등 한류 관련 소비재 수출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류 3.0시대'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그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